“총선” 끝나자 결국 “부자”부터 챙기는 새누리당

4·11 총선에서 승리한 새누리당에서 정책 이행을 위한 움직임이 분주하다.

특히 민생을 챙기겠다는 의지를 선거 직후부터 분명히 하려는지 민생 1호 법안을 서둘러 발표했다.

문제는 18대 임시국회라도 열어서 반드시 해결하겠다는 의지가 담긴 정책이 다름 아닌 양도소득세 중과 폐지안이라는 점이다.

승리의 보답을 가장 먼저 그들의 전통적 지지층인 부자들에게 확실히 보여주려는 것이 분명하다.

부동산거래 활성화를 위해 다주택자 양도세를 폐지하겠다는 새누리당의 민생법안 1호. 물론 세금을 인하함으로써 시장 전체에 긍정적인 효과를 거둘 수 있다면 충분히 검토해 볼 수도 있다.

양도세 중과는 징벌적 과세 조치이기 때문에 시장이 안정돼 더 이상 집으로 불로소득을 챙기는 사람이 없다는 판단이 들 때는 정상화할 수도 있다.

혹은 양도세 때문에 시장에 매물이 사라져 집을 구매하려는 사람들이 집을 구하지 못해 부동산 가격이 상승한다면 그 또한 시장 안정을 위해 고려해 볼 수도 있다.

새누리당에서 명분으로 내세우는 ‘부동산 거래 활성화’를 위한 조치로서 양도세는 사실상 큰 실효성이 없는 것일 수밖에 없다.

우선 현재 부동산 거래가 침체를 이어가는 가장 큰 요인은 더 이상 부동산 매입이 가능한 실효 수요가 없기 때문이다. 실효 수요란 집을 매입할 만큼의 구매력을 가졌거나 신용 한도에 여유가 있는 사람들을 의미한다. 가계부채가 거의 국민총소득 수준에 달하고 상위 소득자의 77.4%가 빚을 보유하고 있는 현실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상위 소득자조차 빚을 내서라도 주택을 구입할 여력이 없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최근 은행권에서 기존 빚을 회수하고 새로운 대출에 대해 보수적인 입장으로 돌변하고 있음이 종종 발견된다. 은행에서조차 부동산 가격 하락이 염려되는 이 시기에 집을 구매하려는 사람에게 대출을 늘려줄 생각은 없어 보인다. 이미 정부는 부동산 거래 활성화를 명분으로 2009년부터 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세 중과 적용을 올해 말까지 유예하는 등 세제 완화조치를 실시했다.

그러나 의도했던 부동산 거래 활성화는 이뤄지지 않았다. 그것은 당연한 결과이다.

현재의 부동산 거래 침체 원인과 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세 중과가 별 관계가 없기 때문이다.

굳이 연계성을 찾는다면 정부가 집 여러 채에 투기해도 세금으로 안 뺏을 테니 마음껏 투기하라는 시그널을 보냄으로써 투기 수요가 움직여 거래 활성화를 기대할 수 있다는 정도이다.

평상시 시장 개입을 반대하는 새누리당이 ‘투기 자유의 시그널’을 보내는 시장 개입을 하려는 것이다.

물론 투기 자유가 보장된다 하더라도 부동산 거래 활성화는 이뤄지지 않을 듯하다.

잠재적 수요가 있어야 투기자들이 움직이는 법. 사실상 지금의 투기 기대심은 아직까지 빚이 없고 집을 구매하지 않은 몇 안 남은 순진한 사람들을 자극할 수 있다.

그러나 그렇게 순진한 사람이 많지 않다는 점에서 거래 활성화는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고 가격 하락 위험 앞에서 아직 빠져나오지 못한 몇몇 부자들이 순진한 사람들에게 폭탄을 던지고 도망갈 길만 터주고 말 것이다.

새누리당의 이번 발표에 대해 참여연대는 논평을 통해 ‘새누리당과 정부의 단기적 부동산 경기 부양책이 효과도 의심스러울 뿐만 아니라 장기적으로 부동산 투기가 가능한 조건을 만들어 망국적 부동산 투기를 불러와 국가경쟁력에 심각한 위기상황을 초래할 수도 있음’을 지적하고 있다.

새누리당이 이 지적에 귀 기울이지 않는다면 새누리당이 말하는 민생이 누구를 위한 것인지를 노골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다. 바로 부자를 위한 민생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