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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멘탈붕괴’의 MB 4년, 웃고 있지만 눈물이 난다 / 황정현

댓글 2 추천 4 리트윗 0 조회 96 2012.04.25 09:01

‘멘탈붕괴’의 MB 4년, 웃고 있지만 눈물이 난다
[황정현의 문화비평]
[0호] 2012년 04월 24일 (화) 황정현·대중문화 비평가 fo*****@naver.co.kr

언제부턴가 자신이 결코 받아들이지 못하는 일이 눈앞에서 일어나거나 겪었을 때 ‘멘탈붕괴’(줄여서 ‘멘붕’)이라는 표현을 쓰기 시작했다. 인터넷 신조어 중 하나로, 원래는 많은 시간 투자가 필요한 MMORPG(다중접속온라인롤플레잉)게임에서 기껏 키워온 캐릭터가 갑자기 죽는다거나 시간과 정성을 들여 수행한 미션에서 아무런 소득을 얻지 못한다던가 할 때 느껴지는 좌절감을 표현한 말이다. 풀어쓰면 ‘정신적 붕괴’ 인데 일상생활에서 충격적인 사건이나 좌절감을 맛보았을 때 쓰이는 표현으로 확장되고 있다. 자신의 상식선에서 해결 불가능한 일을 겪는다거나 너무나도 민망하고 창피한 일을 겪었을 때 느껴지는 잠깐의 넋나간 표정을 포괄적으로 일컫기도 한다.

그렇게 따지면 ‘멘붕’의 연속이다. 4·11 총선이 끝나고 야권의 승리를 기대했던 사람들이 느끼는 좌절감이라던가, <무한도전>이 이제나 나올까 채널을 돌렸던 사람들이 재방송을 봤을때의 느낌 등은 거칠게 말하면 ‘멘탈붕괴’의 상황에 적합한 사례이기 때문이다. 재밌는 사실은 “멘탈이 붕괴됐다”라는 표현이 어원에서 알 수 있듯 상당부분 기대했던 것과는 정반대의 결과가 자신에게 펼쳐졌을 때 사용된다는 점이다. 야권연대의 승리를 ‘많이’ 기대했기 때문에 ‘멘붕’을 겪는 것이며, <무한도전>이 할거라는 기대감이 좌절로 다가와 실망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멘탈붕괴를 겪을만한 극심한 좌절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게임 캐릭터를 통해 빗댄 것은 그것이 생존과 직결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웃으면서 얘기할 수 있을 뿐이다. 미시적으로 보자면, 멘탈붕괴는 기대감 외에 무력감이 결합되면서 발생한다. 밤새 작업한 원고나 업무가 컴퓨터 다운으로 날아갔을 때, 자동저장이 되어있을 줄 알고 다시 재부팅을 했는데 파란색 배경의 에러메시지가 등장했을 때 느껴지는 감정이 그것이다. 이 무력감은 중요하다. 사실 당황스러울 뿐 정신적으로 붕괴될 만큼 좌절할 필요는 없는 문제 아닌가. 자신의 의지와 행동으로 결과를 변화시킬 수 있을 때, 단지 그를 위한 시간이 필요한 문제라면 무력감은 순간적인 감정일뿐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기 때문이다.
 

   
최시중 전 방통위원장
 

이렇게 이 신조어의 재밌는 점은 ‘멘붕’이라는 단어로 표현되는 일반적 상황이 지극히 개인적인 층위에만 머물러 있고 동질감을 느낄 수 있을 만한 상황에서 쓰인다는 점이다. 게임과 같은 소소한 사건, 인터넷 유머 게시판에 오를 만한 일상에 국한되어 있을 뿐, ‘극심한’ 좌절을 심어주는 특수한 상황에는 어울리지 않는다.
 

   
 
 

어찌보면 ‘멘탈붕괴’라는 신조어의 유행이 갖는 의미는 사소한 좌절을 가볍게 극복하려는 의지의 표현이다. 갑작스런 교통사고로 당황할때나 암 선고 등 가족의 고통으로 인한 ‘넋나감’을 아무도 ‘멘붕’이라 표현하지는 않는 것처럼 말이다. 사실 현재 우리나라에서 기대를 배반하고 무력감을 느끼게 만드는 사건들은 비일비재하다. 크게는 경제를 살리겠다며 출범한 정부가 경제를 이렇게나 말아먹거나, 김어준의 표현처럼 ‘해맑게’ 비리를 저지르는 모습은 상식의 범주에서 표현하기가 애매한 것들 아닌가. 어찌보면 이명박 정부의 실정을 목격하는 것 자체가 ‘멘탈 붕괴’의 연속이었는지 모른다. 그것이 너무나도 치명적인 문제이며 지극히 개인적인 부분에까지 영향을 미친다고 생각하지 못하기 때문에 웃음으로 넘길 수 없을 뿐이지, 좌절감과 무력감은 많은 사람들이 공통적으로 느낀 감정이기 때문이다.
 

   
표절 의혹으로 새누리당에서 탈당했던 문대성 당선자
 

한국사회는 너무나도 쉽게 기대를 배반한다. 자신의 눈앞에서 믿을 수 없는 일이 수시로 발생하기도 한다. 그것들을 좀 더 개인적인 부분으로 받아들일 필요가 있다. 그리고 그것이 극복가능하다 생각되어야 ‘멘붕’이라는 웃음기 섞인 농담으로 넘길 수 있으며 의지와 행동으로 변화시킬 힘을 얻게 되는 것이다. 자신의 삶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정치적인 이슈들이 지극히 개인적인 부분이라는 점을 인지하는 것에서 출발한다. 최시중의 대선자금, 불법사찰, 논문표절과 같은 사건들이 우리로 하여금 ‘멘탈붕괴’를 느끼게 하는 사건이 되는 순간, 세상은 그 농담으로 조금씩 변화할 것이기 때문이다.

ⓒ 미디어오늘(http://www.mediatoday.co.kr)
출처 :http://www.mediatoday.co.kr/news/articleView.html?idxno=1019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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