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예능 프로그램 ‘무한도전’에서 조정경기에 도전한 방송을 진한 감동으로 시청한 적이 있었다.
조정 경기는 노를 저어 속도를 경쟁하는 수상
경기로 보통 보트레이스 혹은,
레개타라고 한다. 여러 척의 배가 일제히 출발하여 정해진 거리에서 스피드를
... 겨루는 조정은 팀 마다
독특한 조법과 정해진 인원의 팀워크가 대단히 중요한
경기이다. 또한, 조정 경기의 규칙에는 자신에게 주어진 레인만을 바르게 저야
가는 것을 원칙으로, 다른 보트의 레인을 침해하거나 다른 경기정을 방해하는
경우엔 레이스에서 제외되는 페어 정신을 강조하는
스포츠로 유명하다.
조정경기 중 하나의 노를 젓는 방식인 스위프 로윙(sweep rowing) 경기의 경우, 콕스(Coxwain)로 불리는
타수가 탑승한다.
콕스라는 것은 조정을 할 때, 배가 올바른 방향으로 가기 위한 키잡이 역할을
하는 사람을 말한다. 즉, 조정경기
시 선장이라 생각하면 이해가 빠를 듯 하다.
‘무한도전’ 조정경기 예능 프로그램을 시청하면서 배를 저어나가는 팀원들과
마주보면서 팀웍을 끌어 올리고, 각 선수들에게 용기와 격려를 쉼 없이 외치는
콕스의 역할을 보면서 팀 전체가 함께 하나된 목표를
위한 최선의 노력을 쏟아
내던 모습이 사뭇 감동적이었던 기억이 여전히 새롭다.
배가 목표점을 향해 나아가는 동안에는 혼자만의 희생,
포기는 용납되지 않는다.
힘을 모아서 같이 노력할 수 있도록 배를 이끌어 나가기 위해서는 뒤로 돌아서
사람들을 바라보고 그들의 상황을
이해하고 용기와 격려를 주문하는 콕스가
반드시 필요하다.
조정경기로 유명한 영국의 캠브리지와 옥스포드 대학 조정팀의 콕스는 그 해
대학의 가장 추앙받는 리더라는 점도 조정경기에서 콕스가 차지하는 절대적 비중을 의미한다.
4.11 제 19대 총선이 막을
내렸다.
박근혜 비대위원장을 대표한 새누리당은 여러 어려운 여건을 극복하고 과반 의석을 확보하는 놀라운 결과를 이끌어 냈다.
벌써부터 오는 12월 대선에서 승리를 예감하는 분위기다. 반면, 야권 연대를 통해 MB 정권을 심판하겠다던 민주 통합당은 한면숙 당
대표가 사퇴하며 혼란으로
빠져들고 있다.
리더십 부재를 총선 결과의 한 축으로 분석하는 언론들이 많다.
결과야 어떻던 한명숙
대표의 우유부단한 리더십에 치명적인 결함이 있었다는 점은 김용민 막말파동과 임종석 공천 권으로 이미 확인되었다. 민주 통합당의 수습 행보가
초미의 관심으로 부각되는 부분 역시, 리더십과 관련 있다.
지금 범 야권에는 새누리당의 박근혜만한 리더십과 카리스마를 무장한 인물은
과연 없는 것일까?
오래 전부터 레임덕이 시작된 이명박 정권의 실정에 대해 국민들이 기다리는 것
이 무엇인지 범 야권
진영이 돌아 볼 시간이다.
정권 심판을 요구해온 야권의 총선 전략이 국민들의 기다림과 어울리지 않았음을 확인한 이상, 더 나은 미래에 대한
희망과 대안을 만들어 내는 숙제가 남아
있음을 방심해선 안될 것이다.
12월 대선 역시, 리더(소위 대권주자)마다 주장하는 다른
목표가 대한민국을 다시 진보와 보수의 논리로 이분화 시킬 여지가 다분한 마당에 여, 야를 아우르는
공통된 목표를 먼저 선점해내는 지혜를
가진 리더십이 필요하다.
유명한 사회학자 쿤츠와 오도넬H. Koontz와 C. O’Donnel은 “리더십이란 공동의 목표를 달성하도록
성원들에게 영향을 주는 것이다.”라고 정의하고 있다.
특정층의 권력 교란에 빠진 99% 국민들의 안정적이 삶이야말로 가장 선점되어야할
공동의 목표일 것이다.
지금 대한민국은 콕스를 원하고 있다.
1%를 위한 리더십이 아닌, 99%를 위한 리더십을 가진 콕스를
원하고 있다.
권력의 교만 앞에 무너져 버린 정의와 가치를 다시 반석 위로 세우는 리더십으로,
불의와 독선에 저항하고, 기득권에 맞설
용기 있는 콕스를 대한민국은 기다리고 있다.
'강력한' 리더십의 환상에 빠져 사람들의 희생과 고통을 당연시하는 것이 아니라, 진정 사람을
아끼고 보듬을 수 있는 콕스를 우리는 언제쯤 만날 수 있을까?
사람 사는 세상, 사람 살만한 대한민국을 우리는 만날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