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황수연 기자] 삼성이 국내 정유시장에 진출한다. SK, GS, S-OIL, 현대오일을 포함한 기존 정유 4사의 50년간 고착화된 독점체제가 깨지게 됐다.
19일 정부는 관계부처 합동으로 알뜰 주유소, 석유 전자상거래, 혼합석유 판매 활성화 등을 담은 `석유제품시장 경쟁촉진 및 유통구조 개선방안`을 발표했다.<관련기사 ☞정부, 기름값 종합대책 다시 내놓는다>
우선 삼성토탈이 오는 6월부터 석유공사에 알뜰주유소용 휘발유를 공급할 예정이다. 삼성토탈은 일본에 매월 3만7000배럴의 휘발유를 수출하고 있는데 이를 내수로 돌릴 방침이다. 다음 달부터는 월 8만8000배럴을 추가로 생산할 계획이다.
문신학 지경부 석유산업과장은 "삼성토탈이 농협NH 주유소를 제외한 100곳의 알뜰주유소에 기름을 공급하는게 현재 목표"라며 "물량과 가격조건 등 세부적인 공급조건은 협의 중에 있다"고 설명했다.
삼성토탈이 알뜰주유소에 기름을 공급하면서 향후 국내에 주유소를 직접 설치해 운영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재정부 관계자는 "아직 이에 대해 논의한 바는 없지만 현재 다양하게 협의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재 삼성측은 독자적인 주유소 진출 가능성은 없다는 입장이다.
알뜰 주유소를 늘리기 위해 파격적인 인센티브도 제시했다. 특히 서울지역에서 알뜰주유소로 전환하면 시설개선자금으로 5000만원을 주기로 했다. 지방은 2700만원을 무상으로 지원한다. 또 기존 주유소를 인수해 알뜰주유로 전환하면 신용보증기금에서 최대 100억원의 보증지원에 나선다.
알뜰주유소의 2년간 중소기업 특별세액 감면율은 현행 10%에서 20%로 확대하며 같은 기간 재산세도 50% 감면하는 등 소득세나 법인세 및 지방세 일시 감면해줄 계획이다. 이렇게 해 서울시내에 구별로 한 곳(총 25개)의 알뜰주유소를 설치하고, 전국적으로 올해 1000곳까지 알뜰주유소를 확대할 방침이다. 당초 계획(700곳)보다 300곳 정도 확대한 것이다.
알뜰주유소에 공급되는 기름값을 낮추기 위해 석유공사가 저렴한 월말 현물구매 물량을 현 20%에서 50%까지 확대하고 해외석유제품의 직수입도 추진한다. 현재 주변주유소보다 40원 정도 저렴한데 정부는 이런 대책을 통해 리터당 30~40원의 추가인하 효과가 생기리라 기대하고 있다.
또 정유사들의 전자상거래 시장을 활성화하기 위해 3% 가량의 관세를 면제해주기로 했다. 리터당 16원의 석유수입부과금도 환급할 방침이다. 공급자에 대한 세액공제율 역시 기존 0.3%에서 0.5%로 상향 조정하고 전자상거래용 경우에 대해서는 바이오디젤 혼합의무도 없애기로 했다.
이밖에도 혼합석유판매를 위해 전량구매계약 강요행위를 위법행위로 명시하는 규정을 신설해 과징금을 물릴 방침이다. 공정거래위원회 관계자는 "전량구매를 강제할 경우 관련 매출액의 최고 2%까지 과징금이나 과태료를 부과할 수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