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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4.18 16:21
[심충분석] 4.11 총선서 ‘서울 20대’ 투표율 64% 기록 … 전국 확산 우려한 듯 4.11총선은 일주일 전에 끝이 났다. 그런데 4월 17일(화) 조선일보는 또 다시 ‘나꼼수’를 소재로 사설을 썼다. <민주당, ‘민주+진보=승리’와 나꼼수 믿고 대선 치르나>는 제목의 사설이 그것이다. 이 신문은 하루 전에 열린 민주당 최고위원회에서 “이번 총선에서 국민은 따가운 질책과 함께 희망도 줬다. 의석수에서는 (여당에) 뒤졌지만 정당 득표 면에선 야권연대 진영이 앞섰다. 이것이 희망”이라고 말한 최고위원 문성근의 발언을 문제 삼아 해당 사설을 게재했다. 문성근의 발언에 오류는 없다. 새누리당 비대위원 이준석조차 “4.11총선이 대선이었으면 박근혜 위원장이 졌다”고 말할 정도로 득표수에서는 야권연대가 앞섰기 때문이다. 이는 사실이다. 그런데 조선일보는 문 최고의 발언을 가져다가 ‘김용민 발언 때문에 당선자가 바뀐 곳이 15곳’이라면서 ‘아직도 정신 못 차렸다’고 비판하고 나섰다. 더 나아가 ‘나꼼수의 저질 발언을 수수방관함으로써 동반(同伴) 저질화돼 버린 게 총선 참패를 불렀다.’며 나꼼수가 참패의 모든 것인 양 몰아세우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4월 17일 자 조선일보 사설은 무책임한 색깔칠하기에 다름 아니다. 총선에서 패한 후 김용민은 이미 민주당 탈당을 선언했기 때문이다. 지난 15일 김용민은 트위터에 낙선자의 근신은 끝났고 국민욕쟁이로 돌아가겠다고 선언하면서 “덧붙여 말씀드립니다만, 저의 정치실험은 끝났습니다. 당적없이 정치적 지분없이 ‘나꼼수’의 한 멤버로 돌아갈 것입니다.”라며 탈당 의사를 분명히 밝혔다. 그리고 16일 민주당 최고위원회 자리에서 ‘나꼼수’ 관련 언급이 없었다. 조선일보는 도대체 무엇을 가지고서, 도대체 왜 민주당과 나꼼수를 묶으려고 안달인가.
사찰은 외면, ‘나꼼수 총선’으로 몰고 간 조선일보 4.11총선 정국에서 빅 이슈는 많았다. 새누리당 상황실장 이혜훈이 말한 것처럼 ‘민간인 사찰’건이 터졌을 때에는 모든 것이 끝났다고 생각할 정도로 후폭풍을 걱정했다. 그러나 총선 기간 동안 사찰 관련 2번의 사설을 게재한 이후 조선일보는 ‘노 정권도 사찰했다’는 거짓 물타기를 하고 난 이후 ‘사찰 문제 말곤 표 달라 할 비전이 그렇게 없나 (4/5)’라고 윽박지르기까지 했다. 야권에서 4.11총선을 ‘이명박 심판’ 선거로 규정지은 상황임을 고려할 때 ‘조선일보와의 전쟁’을 선언했어야 할 정도의 노골적인 反야권 사설이었다. 이 지점에서 강하게 대응하지 못한 야권의 언론대책이 새삼 아쉽게 느껴진다. ‘문도리코’ 문대성과 ‘제수 성추행’ 김형태 건에 대해서는 외면하던 <조선일보>는 ‘김용민 막말’에는 올인했다. - (사설) 민주당, 김용민 후보의 여성·노인 생각에 동조하는가 (4/5, 목) 4.11총선이 끝난 이후에도 여전히 이 신문은 ‘나꼼수’를 언급하면서 민주당이 절연할 것을 강요하고 있다. 이 신문이 8년 전 김용민의 '막말'을 도저히 참지 못할 만큼 도덕적이지도 않다. 민간인 사찰은 침묵하면서 이를 문제 삼는 야당을 오히려 훈계했다. 막말에는 집중한 반면 표절도 외면하고, 제수씨 강간미수도 외면했다. 따라서 특별히 도덕적인 잣대가 있어 보이지도 않은 이 신문이 왜 '나꼼수'에는 유독 히스테릭한 반응을 보이는 것일까.
나꼼수 영향권의 서울 20대 4.11총선 투표율 64% 4.11총선 당시 20대 투표율은 45%로 잠정 집계됐다. 이 중에서 서울의 20대 투표율은 무려 64%였다. 4년 전 제18대 총선 당시의 20대 투표율은 47.1%에 불과했다. 20대의 투표율이 무려 16.9%나 급증한 것이다. 그리고 서울 20대 투표율을 고려할 때 ‘서울 대폭 증가, 타 지역 소폭 증가’로 분석하는 것이 합리적이다. 그리고 20대 투표율이 급증한 서울에서는 야권연대가 압도적인 승리를 거뒀다. '서울 20대'가 4년 전에 비해 2배 가까이 투표율이 증가한 원인 분석은 아직 나오지 않았다. 반값 등록금 ‘박원순 효과’라는 분석도 나오고, 나꼼수의 주 청취자가 서울지역의 20~30대라는 분석을 토대로 ‘나꼼수 효과’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새누리당과 조선일보를 포함한 친(親)새누리당 언론에서 정권 재창출을 위해서는 이들의 투표 열기를 잠재울 필요가 있음은 명확하다. 20대의 정치적 성향이 야권에 쏠려 있음을 고려할 때 정치적으로 눈을 뜬 '서울 20대' 열기가 전국으로 확산 되는 것을 막는 일이 무엇보다 시급한 일일 것이다.
그래서일까. 총선이 끝났음에도 조선일보는 연일 ‘김용민 막말 = 나꼼수’로 밀고 나가는 색깔론에 주목해야 한다. 김용민이 나꼼수로 유명세를 타긴 했지만 ‘막말’은 8년 전에 했었다. 또 나꼼수가 막말을 한 것도 아니다. 그런 사실을 뻔히 알면서도 조선일보는 ‘막말 = 나꼼수’라는 보도를 끊임없이 시도하고 있는 것이다.
김용민은 민주당 탈당을 선언했고 또 민주당은 특별히 나꼼수를 언급한 바도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조선일보는 마치 주술을 외듯이 ‘민주당 = 나꼼수’를 읊어대고 있다. 이는 명백한 왜곡, 편파보도인 셈이다. 민주당은 이같은 보도에 대해 단호하게 대응해야 할 것이다. 지금처럼 아무런 대응도 내놓지 못하고 잽을 맞다 보면 이미 새누리당에 올인한 상대의 기를 살려주는 셈이 된다. 댐이 무너지는 것은 작은 구멍에서 비롯된다는 사실을 민주당은 명심해야 한다. ‘쫄지마’를 줄기차게 외쳤던 나꼼수의 대응이 궁금하다. 이번 4.11총선 과정에서 유쾌하게 행진하던 나꼼수는 조선·중앙·동아일보를 비롯한 기득권 언론의 힘을 확인했다. 조중동이 집중하고 여기에 개신교 세력들까지 합세하니 8년 전 막말 파문은 이명박의 민간인 사찰과 문데성의 박사논문 표절, 김형태의 제수씨 강간미수사건 보다도 더 중요한 사회적 어젠다가 돼 버렸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팟캐스트 '나꼼수'는 생각보다 제대로 반격하지 못했다.
서울 20대의 놀라운 투표율 급증과 1만 명이 가득 메운 서울시청 '즉흥번개'에서 보여준 대중 동원력은 4.11총선에서 확인된 ‘나꼼수’의 강점이다. 이 강점이 지역이 아닌 전국을 무대로 벌어지는 연말 대선의 ‘공중전’에서 더욱 유감없이 발휘될 가능성이 크다. 여론 풍향에 가장 민감하다는 조선일보가 민주당과 나꼼수를 떼어 놓으려고 하는 것은 바로 이 때문이다. 이명박 정권이 이들을 검찰 수사로 압박하는 이유도 역시 마찬가지다. 나꼼수의 약점과 강점이 명확히 확인된 4.11총선은 이제 끝났다. 선관위는 나꼼수가 불법선거운동을 했다며 검찰에 고발했다. 검찰은 조만간 김어준 총수와 주진우 기자를 불러 조사를 벌일 방침이라고 보도된 바 있다. 조만간 검찰수사를 앞두고 나꼼수가 위축될 지, 아니면 전열을 가다듬고 새출발을 하게 될지는 지켜볼 일이다. '잡놈 3인'의 향후 행보가 주목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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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이 져도 그를 잊은 적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