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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4.18 10:09
이제 5살 내 아들이 살아 갈 세상은 어떤 세상일까?
아들의 미래는 나의 가장 큰 걱정거리다. 어떤 세상이란 것이 지금보다 나은 세상을 뜻하는 건 아니다. 솔직히 말해서 지금보다 나은 세상에 대한 기대는 없다. 아들이 살아야 할 세상이 정의롭고 청렴하고 차별 없고 그래서 공평하길 바라지 않는다. 아들이 세상을 살기에 불편하지 않은 환경 돈이나 지위에 관심을 가질 뿐이다. 먹거리 걱정 없이 마음 상하는 일 없이 편하게 살아 주었으면 하는 바람 그렇기 때문에 아들이 편히 살 수 있도록 내가 할 수 있는 최대한의 환경을 만들어 주고 싶다.
사회적 정의가 우리에게 미치는 영향이 얼마만큼일까?
공공의 이익이 중요하다는 말을 여러번 듣지만 그 것이 내게 왜 중요한 것인지는 실감하기 어렵다. 사회 구성원으로서 사회적 약자를 위한 나눔 행위를 부정하는 건 아니다. 최소 생활에 대한 사회적 보장은 중요하지만 대다수의 사람들이 이 보장의 혜택을 받는다고 보기 어렵다. 오히려 사회적 보장이 늘 수록 세금 지출이 늘어 날 것은 자명하다.
그런데 사람 사는 세상에는 정치가 삶의 질을 높여 줄 수 있다는 기대감이 있다. 정의롭고 투명한 사회가 삶의 질을 높여 줄 것이란 여러 이야기들을 살펴 보지만 그런 이야기들이 흥미롭지 못하다. 앞 서 말한 것처럼 노동자, 사회적 약자, 복지, 정의, 투명한 사회가 내 삶에 미치는 영향이 미미해서다. 이런 말을 하면 나는 별종의 사람이 될지 모른다.
'어떻게 정치가 삶과 무관하다는 소리를 하지?' 어느 날 누군가 그랬던 것 같다. 정치는 우리 삶 곳곳에 포함된 것이라고 이 사람 저 사람이 비슷한 말들을 주었지만 나는 여전히 실감하지 못하고 있다.
'도대체 나에게 어떤 혜택이 있다는 거지?'
그래서인지 아들의 세상에서도 그 정치란 것이 어떤 혜택이 되어 줄지는 궁금하지 않다. 아들의 능력을 어떻게 키워 줄지 내가 남겨 줄 수 있는 것이 얼만큼이 될지가 더 중요하다.
정치에 관심을 갖지 않는 것이 나쁜 것일까?
권력이 바뀌면 세상이 달라질까?
달라진 세상에서는 불만이 없고 희망과 수고만큼의 보장이 지켜 질까?
믿기지 않는다. 희망을 쫒는 불나방이 되어 날개를 태우고 몸을 태우는 꼴이 될까 두렵다. 구체적으로 들여 다 볼 청사진이 없고 모호하기만하다. 흐릿한 형체를 제시하고 일사불란하지 못한 야권이 권력을 잡으면 세상이 어떻게 깨끗해 질지도 믿겨지지 않는다.
아들의 세상에서 아들이 누릴 것들이 무엇인지 마음에 와 닿지 않는다. 틀렸다고 말하는 수 많은 것들이 정말 틀린 것인지도 제대로 판단하기 어렵다. 그런데 정말 틀린 것 하나는 안다.
야권은 시작이 틀렸다. 쪼개진 작은 힘들이 억지로 힘을 모아 어떻게 해 보려는 모양새를 보여 준 것이 틀렸다. 구심점이 없어 일사불란하지 않고 늘 시끄럽고 내실이 없는 상태여서 나 같은 사람들은 야권이 권력을 가지면 도대체 무엇을 어떻게 할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을 갖고 있다.
조직적이지 못하며 일사불란하지 못한 야권이 대한민국을 운영한다면 많은 국민들이 불안할 것 같다. 야권의 주장이 일리가 있고 사리에 밝더라도 자기들끼리 이전투구하는 모습을 너무 자주 보여 온 것이 신뢰를 잃게 된 원흉이다. 합심해서 일사불란하게 움직여 주어야 국민의 신뢰를 겨우 구할 수 있을 텐데 여전히 결집하면 이길 수 있다는 잘못된 형세판단을 믿고 있는 것 같다.
무엇이 먼저 인지 모르는 야권이 집권을 도모한다. 집안 단속부터 철저히 하지 못한 야권이 권력을 꿈꾼다. 쉽지 않은 일이다. 구심점을 축으로 합심하지 못하면 집권은 어렵다. 사람들의 조롱이 들린다.
'너희들 문제도 해결 못하면서 어떻게 나라를 운영해!'
노무현을 알면서 갖게 된 작은 희망마저 내려 놓아야 할 판이다. 내 아들의 세상을 이들에게 의지할 수 있을까?
나는 다시 원점으로 돌아 온 듯 싶다. 세상엔 믿을 족속이 없는 듯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