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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4.17 23:02
길 위에 너와 내가 있어, 곧게 뻗은 길이면 두려움이 덜 할 텐데, 꾸불꾸불 울퉁불퉁 잡초에 앞 조차 분간이 어려워 애 먹는다. 어쩌면 길을 다듬다 끝날지도 모르지 그러면 어때 뒤에 오는 어떤 이는 너와 내 흔적을 쫓을 테니 덜 두려울 거잖아.
잡초하나 돌멩이 하나 고르며 가자. 길을 알려 준 그가 시퍼런 눈으로 우릴 바라봐. 멈추지 말라고 힘 내서 나아 가라고 한다. 소리가 들려, 힘을 보태고 싶은 그의 마음이 다가 와 작은 떨림이 인다.
가보자. 네 옆의 그는 그저 사람이고 잡초와 돌멩이는 아닌 거잖아 그러니 괜한 사람을 고르지 말고 잡초와 돌멩이만 고르자. 손은 잡지 않아도 돼. 이 길에 그냥 너와 내가 함께 있는 것이면 족해. 가자 더 가야 쉴 곳이 생기고 더 가야 젖과 꿀이 흐르는 강을 만난다.
가끔은 뒤를 돌아보자. 우리가 혹여 너무 앞 서 이 길을 가는 건 아닌지 뒤도 돌아보자. 너와 내가 이만큼 앞 서 걸어 와 저 뒤에 우리를 따라 올 이들이 보이지 않은 건 아닌지...
지친 그가 나에게 가까이 다가 설 수 있게 기다려도 주고 가진 물 나눠 마시기도 하고 함께 나눌 것이 없어도 마음은 나눌 수 있게 여유를 가져 보자.
이 길은 나의 길 너의 길이지만 그가 우리에게 가라고 보여 준 그의 길이다.
부족한 저치를 이해해야 당신과 내가 겨우 이 길에 함께 남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