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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4.17 14:58
1990년 겨울날 .
해직교사 한분이 흰눈 덮힌 태백산을 종주 하고 싶다고 하더군요.
산길을 아는 제가 동행을 하였습니다..
그분은 겨울 등산장비가 없으셨습니다.
마침 발치수가 본인과 같아 여벌 등산화를 빌려 드리고(사진)
새벽부터 폭설을 뚫고 신나는 태백산 종주를 시작하여
온몸 설매도 타며 무사히 눈쌓인 산을 내려와
등산화는 신고 가야할것 같아 언젠가 돌려 달라며 헤어졌던.
기억이 납니다.
그후 20여년이란 세월이 흘렀나요?
올해 우연히 문상길에 그분을 만났고
반가운 안부속 등산화 이야기를 꺼내더군요.
이제것 잘 간직하고 있다고 하면서요.
뜻밖소식에 무척 반가웠습니다.
본인이 산행중 그분에게
“내 꿈은 산에다 산장다운 산장을 짓고 내가 산행을 했던
추억의 장비, 책속에묻혀 보내고 싶다고 하였답니다.“
그후 이분은 이 등산화를 본인에게 전해주기까지
복직,결혼,출산,부군과사별, 이사10번 등을 거치면서도
이 녀석을 꼭 데리고 다녔다하더군요.
지금은 누구도 신으려하지 않는 둔탁하고 무거운 이 등산화.
약속을 지키기 위해 20여년 동안 곱게 간직했다 돌려주신 고마운님
새삶 약속에 소중함을 깨닿게 해주신 그분께 이 자리를 빌어 감사드립니다.
^&^ 이분은 현재 성남에서 참교육을 실천하고 계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