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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4.14 15:36
오늘처럼 화창한 날이었다. 벚꽃이 질 때쯤 찾아온 질병이다. 화려한 분홍색의 꽃잎이 쓰레기처럼 처분되는 날이다. 그날 난 병이 도졌다. 그리고 입원을 했다. 의사란 의사는 모두오고, 검사란 검사는 다 받았다. 결과는 질병이 없었다. 병명은 질병인식불능증이란 다소 희귀한 질병이다. 이 질병의 증세는 대충 이렇다. 인식을 못한다. 감각도 없다. 느낌도 물론이다.
특히 사랑을 원하는 사람에게 아주 위험한 질병이다. 그의 사랑을 확인도 가능도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매일 약을 먹는다. 나를 사랑하게 해달라는 사랑의 묘약을 복용한다. 어떤 때는 약물의 오작용으로 시골장터에서 먹었다. 여행 중에서 복용한 약발은 모두가 여신처럼 보였다. 그리고 난 병원에 갇혔다. 하필 약을 복용한 시점이 정신병원 의사의 딸이 보는 앞이었다. 그리고 여지없이 실험대상이 되었다.
사랑을 갈구하며 먹은 약이지만 그녀는 사랑이 아니라 실험의 가격만 측정했다. 난 약을 먹으며 외쳤다. 당신을 사랑한다고. 그녀는 가혹했다. 나의 사랑이 아니라 나의 약빨의 강도만 측정했다. 이후 후유증이 찾아왔다. 사랑에 대한 믿음이 상실된 "안톤- 바빈스키 증후군"이란 질병이다. 이 사랑은 가혹한 사랑을 위해서 어떤 대상이든 무자비하게 밟아버리는 특성이 있다. 아주 잔혹하기로 유명한 병이다.
이병에 걸린 유명인은 "히틀러와 스탈린"이 대표적이다. 아직도 질병과 싸우고 있다. 내안의 괴물을 벗어나려는 몸짓이 글질이다. 병의 특징은 불특정다수에게 발생한다. 대상도 마찬가지다. 이것은 사랑으로 극복된다는 문제가 있다. 백설공주와 왕자의 키스, 신데렐라의 맞춤 구두도 통용되지 않는다. 오직 열렬하고 뜨거운 사람만 치료할 수 있는 백신이다.
오늘도 사랑을 갈구하면 달리고 있다. 사랑이 고프면 비천한 짐승처럼 표효하고 뱀파이어가 된다. 모성애와 사랑이 부족하여 외롭게 고달프게 버티고 있다. 나의 이런 병력의 특징이다. 그래서 더 갈망하며 사람사는 세상에서 버티는지 모른다. 난 단지 사랑이 부족하다고. 오늘도 외치며 길길이 날띄고 있다. 그 어떤 대상이든..
벚꽃이 필 무렵에 만났다. 그녀를..섬세하고 감성적인 그녀는 내 사랑의 원초적 본능이었다. 그리고 그녀에게 고백을 했다. 그녀는 들어주었다. 나의 외모와 나의 말빨에 꼼짝없이 걸려들었다. 당신을 사랑한다고. 그리고 그녀는 말했다. 저도 당신이 좋아요라고. 우린 너무나 기뻤다. 온갖 서울의 거리를 싸돌아 다니며 서로를 탐미하고 상대의 구석구석을 음미하며 음흉하고 감각적인 미소를 느꼈다. 어느날..
나의 병이 도지기 시작했다. 더 큰 사랑을 원했다. 위험한 사랑이다. 한눈을 팔고 잠깐 약을 복용하지 않았다. 내눈에는 김태희가 보였다. 아니 김태희만큼 이쁜사람이 있었다. 약을 복용하는 것과 의사의 처방은 무시했다.그녀는 신선한 레몬같은 존재였다. 레몬의 존재가 봉숭아의 애컬로프같은 비대칭의 정보로 몰입하였다. 알려뷰! 하면..미투가 아니라 퍽이란 가운데 손가락만 작렬했다.
이런 정보의 비대칭을 극복하는 방법은 신뢰다. 상대의 조심성을 이해하고 리스크를 줄여야 한다. 난, 나도 모르게 반사?라고 했다. 그래서 끝났다. 난, 서울을 떠났다. 지겨운 패배의 도시 서울을 떠나서 다시 시작하고 싶었다. 고향에 안착했다. 고등어 장사를 한다. 고등어의 머리를 싹둑 칼로 내려치며 묘한 쾌감을 가진다. 더러운 몸통을 해부할 땐 내 자신이 카타르시스를 느낀다.
고등어의 눈은 거짓말을 안 한다. 그 갸냘픈 모습의 고등어는 소금에 해체에 몸부림치며 살려달라 외친다. 나의 사랑과 병을 치료하기 위하여 오늘도 고등어의 목숨을 무딘 칼날로 자른다. 등푸른 짐승의 외침은 간 곳 없고, 태평양의 바다에 헤엄치는 고등어가 부럽기도 한다. 그 서늘하고 시퍼른 몸통으로 헤엄치는 고등어의 자유..
난, 고등어다. 그 대양을 헤엄치는 고등어가 부러울 뿐이다. 무딘 칼날에 희생되더라도 상처뿐인 영광의 굴비가 아닌 고등어다. 소금에 쩔어서 간이 가더라도 등푸른 본능으로 태평양을 헤엄치는 본능은 잃어버리지 않았다. 오늘도 고등어를 간보며 사랑을 기다린다. 병이 치유될 때까지만..등푸른 고등어가 심해를 헤엄칠 때 나는 완벽한 자유를 느낄 것이다.
고등어 사세요? 맛 좋고 싱싱한 고등어..
삶이란 장기적으로 가변적 편차의 경계선을 넘나드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