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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 우리에게는 바보 노무현이 있었다

댓글 1 추천 4 리트윗 0 조회 42 2013.07.03 03:04

남재준 국정원장의 ‘2007 남북정상회담 회의록’ 전문이 공개되면서 새누리당 의원들의 발언들이 새빨간 거짓말로 들어났다. 사적이고 파당적 이익에 눈이 멀어 국익과 공익에 심각한 피해를 입힌 정문헌과 서상기, 김무성과 권영세, 남재준과 원세훈, 이명박에 비하면 좌우 양측에서 파상공격에 시달리면서도 마지막까지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을 위한 디딤돌을 놓기 위해 김정일을 상대로 탁월한 협상력을 보여준 노무현 대통령의 진정성이 새삼 가슴을 울리고 있다.

 

 

한글로 이루어진 문서조차 제대로 독해하지 못하는 새누리당 의원들과 보수 지식인들의 이중 잣대와 조삼모사적 언행을 보면 구역질과 구토를 참기 힘들지만, 그들의 행태로 인해 노무현 대통령의 진정성이 더욱 돋보이는 것은 최소한의 위안을 안겨주는 것은 아닐까. 5년에 걸친 저들의 곡해와 탄압 때문에 이 지상에 단 한 평의 안식처도 가질 수 없었지만 ‘이것도 운명이다’라며 영겁의 세월로 떠난 바보 노무현이 참으로 먼 길을 돌아 우리에게로 돌아왔다.

 

 

‘권력은 부패하는 경향이 있으며, 절대 권력은 절대로 부패한다’는 정치학의 경구와는 달리, 제왕적 권력을 휘두를 수 있는 대통령에 올라서도 국민의 눈높이에 자신을 맞추며 마지막까지 사람의 냄새를 잃지 않았던 단 한 명의 대통령이 우리에게 있었다. 바보 노무현, 이것 말고는 도무지 설명이 불가능한 단 한 명의 사람. 민주적 평등이 무엇인지를 대통령이 되어서도 결코 잊지 않았던 단 한 명의 사람.

 

 

루소의 말처럼, 한 줌의 권력만 손에 쥐어도 거들먹거리며 사익을 탐하는 자들 속에서도 한결같은 모습을 보여주었던 그였기에 죽어서도 수없이 부관참시를 당해야 했을 지도 모른다. 다음 대통령이 북한과의 협상에서 최선의 결과를 거둘 수 있도록 만들어놓은 바로 그 회의록 때문에 천하의 반역자가 되었다가 극적인ㅡ그러나 그가 전혀 원하지 않았을 방식으로 부활한 것은 역사의 지독한 아이러니가 아닐까.

 

 

남북한의 인식의 정면충돌하는 NLL과 군사경계선 지역을 양측이 한 발씩 양보해(북한 군대의 요충지인 해주가 포함된 것을 따지면 우리에게 유리한) 평화협력지대 건설이 포함된 정상회담 합의문이 발표됐을 때 뉴욕타임스가 내놓은 결론이 ‘(체제 유지를 최우선으로 하는)북측이 남측에 조심스럽지만 중요한 양보를 했다’는 것이 이제야 분명해졌다.

 

 

결국 노무현 대통령이 끌어낸 합의내용이 제대로 진행됐다면 노벨평화상 수상도 가능했을 후임자, 이명박이 이 모든 것을 무효화해버린 것이다. 조중동문과 뉴라이트, 대형교회와 친일·친미 세력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아 대통령에 오른 이명박으로서는 퇴임 이후의 바보 노무현이 너무나 불편했으리라.

 

 

탐욕과 거짓으로 점철된 그의 말과 행동 모두가 노무현과 비교됐으니, ‘모든 것을 해봐서 아는’ 이명박이 노무현의 모든 것을 자신의 눈앞에서 지워버리고 싶었으리라. ‘노무현만 아니면 어떤 것이든 좋다’는 그의 비뚤어진 권력은 정치 검찰을 앞세워 바보 노무현과 그의 주위를 먼지 하나라도 달달 털어냈음을 우리는 안다.

 

 

그 기간 동안 저들의 더러운 입을 통해 우리가 들었던 모든 것이 바보 노무현을 능멸하고 왜곡해서 천길 나락으로 떨어뜨리는 것이었다. 제왕적 권력의 광기에 편승한 모든 기득권 신문과 방송들도 노무현을 향해 무차별 공격을 퍼부어졌다. 진보 진영마저 노무현이 모든 노동자의 적이었으며, 좌측 깜빡이를 켜고 우회전한 변절자라는 저주와 증오의 말들을 쏟아냈다.

 

 

그들은 알았을까, 민주주의가 강물처럼 흘러넘치도록 만들기 위해 제왕적 권력을 사용하지 않았음을? 민주주의에 대한 국민의 경험과 문화, 의식이 성숙하지 못한 한국적 현실에서는 IMF 이후 무한질주를 계속해온 신자유주의 폐해를 극복하는 것이 제왕적 권력과 충돌날 수밖에 없다는 것을? 그를 극한의 어둠으로 내몰수록 권위주의의 망령이 되살아난다는 것을?

 

 

광란의 기득권들이 보여주었던 그 무섭고 잔인한 합공에 떠밀려 최후의 여행을 떠나려 결심했을 때조차 바보 노무현은 ‘이것도 운명’이라며 한 푼의 명예도 남아 있지 않은 영욕의 허공에 몸을 맡겼다. 최고의 특권층들에 의해 돌아가는 세상에 대해 조금이라도 경험해본 경험이 있는 사람으로서 끝까지 제왕적 권력을 사용하지 않은 노무현의 가치가 어디에 있는지 분명히 말할 수 있다.

 

 

모든 운동권 출신 정치인들이 한결같은 모습을 보여준 것도 아니고, 그중의 일부는 지나칠 정도로 계몽적이고 고답적이었지만 진보적 자유주의자로서의 인간 노무현은 바보스러울 만큼 제왕적 권력에 철저히 저항했다. 그는 떠나면서도 화해와 용서를 말했지만 아직도 그를 보내지 못한 사람들은 민주주의를 퇴행 불가능한 상태로 만들기 위해 그가 얼마나 노력했는지 분명히 알고 있다.

 

 

민주주의는 시끄러운 것이지만 사회경제적 평등과 양도 불가능한 기본권, 정치적 자유와 인민주권을 지향하기에 정의에서 벗어나지 않는다. 마찬가지로 영원한 이별을 고하는 순간까지 민주주의에 대한 믿음에서 한 치도 물러서지 않은 바보 노무현에 대한 모든 비난과 왜곡의 판도라 상자가 열리던 날, 그 안에서 나온 것은 민주주의에 대한 그의 투명한 진정성이었고, 국가와 민족의 번영을 위한 탁월한 협상력이었으며, 대한민국 역사에 대한 현명한 자존감이었다.

 

 

가장 다루기 힘들다는 상대를 어르고 달래서 목적한 바를 이루는 그의 능력은 이 땅의 보수 세력들이 가장 두려워했던 것이 아닐까, 이제야 많은 사람들이 알 수 있게 됐다. 그도 사람인지라 여러 가지 정책적 실패가 있었지만 권력이 주는 탐욕에 눈이 멀지는 않았다. 국민 앞에 한없이 약했던 그가 바라던 세상은 차별이 없고 원칙과 상식이 강물처럼 흐르는 나라였다.

 

 

이제 저들이 주장했던 것이 모두 다 거짓으로 밝혀진 이상 ‘노무현의 가치’를 실현할 책임이 있는 문재인 의원이 해야 할 일이 분명해졌다. 묻혀버린 남북평화협력지대의 활성화, 탐욕적 권력에 대한 국민적 단죄, 투명한 민주주의의 재정립, 신자유주의와 정경유착의 퇴출, 노동자의 실질적 권익 확보, 자주국방의 확립, 중도에 그친 과거사 청산과 화해, 지역감정의 의미 있는 극복, 국토균형발전의 공고화, 언론 자유의 완벽한 보장, 동북아 균형자로서의 역할 재정립, 국가권력기관에 대한 대대적 개혁까지 ‘노무현의 가치 목록’에 들어 있는 모든 것들을 실현시켜야 한다.

 

 

그리고 비로소 그를 보내주는 것, 저 영겁의 세월 속으로. 진정한 민주주의자이자 자유인으로서의 그의 소망을 뒤늦게나마 풀어주는 것, 영원한 안식의 평화지대로. 이제는 분명해졌다, 남북정상회담 회의록 전문 공개로 바보 노무현이 꿈꾸었던 것들이 무엇이었으며 그것이 어떻게 왜곡되고 폄하됐는지.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를 파괴하는 내부의 적들이 어떤 집단과 세력인지. 국가의 주권자로서 국민인 너와 내가 해야 할 것이 무엇인지.

 

 

이제는 노무현을 보낼 수 있을 것 같다. 이 땅에 남겨진 숙제들은 우리가 풀어야 하는 것들이므로. 수많은 미래 세대가 이 땅의 민주주의를 지키려 떨치고 일어났음으로. 아직 모든 것이 안개 속에 가려져 불투명하지만 이제 다시 걸어갈 수 있을 것 같다. 진정 우리가 걸어온 길이 옳았었는지, 실족을 했다면 어디서 했고 길에서 얼마나 벗어났었는지 땅을 딛는 걸음걸음마다 확인하고 또 확인해가면서.

 

 

거짓말은 한 사람을 속일 수 있을지라도 모두를 속일 수 없는 것이기에 다시 전진을 시작한 거대한 진실의 초입에서 바보 노무현이 가려 했던 곳을 우리가 가려 한다. 부디 너무 늦지 않았기를.

 

 

 

 언론의 직무유기, 바람과 함께 사라진 민주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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