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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6.28 00:23
이해하지 못할..
이해할 수 없는 세상에서
빛이 되어준 한 사람.
앞으로도 긴 긴 세월 동안
물어뜯기고 채이고 밟히면서도
우리의 가는 길에 앞장서 줄 한 사람.
어쩌면
이 아름다운 사람 하나 만나기 위해
우리는 슬픔으로 가는 저녁 들길에 서 있는지도 모릅니다.
이해할 수 없는 시간과 모습들 속에서도
여전히 우리의 버팀목이 되어 주는 이 분 때문에
그래도 살 만한 세상이라고 믿고 있습니다.
...사랑하면 알게 되고
알면 보이나니
그때 보이는 것은 전과 같지 않으리라.
'대통령 노무현'이 그렇군요.
슬픔으로 가는 길 정호승 시/한보리 곡 노래
내 진실로 슬픔을 사랑하는 사람으로
슬픔으로 가는 저녁 들길에 섰다
낯선 새 한 마리 길 끝으로 사라지고
길가에 핀 풀꽃들이 바람에 흔들리는데
내 진실로 슬픔을 어루만지는 사람으로
지는 저녁해를 바라보며
슬픔으로 걸어가는 들길을 걸었다
기다려도 오지 않는 사람을 기다리는 사람 하나
슬픔을 앞세우고 내 앞을 지나가고
어디선가 갈나무 지는 잎새 하나
슬픔을 버리고 나를 따른다
내 진실로 슬픔으로 가는 길을 걷는 사람으로
끝없이 걸어가다 뒤돌아보면
인생을 내려놓고 사람들이 저녁놀에 파묻히고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사람 하나 만나기 위해
나는 다시 슬픔으로 가는 저녁 들길에 섰다
- 시집, 『슬픔이 기쁨에게』(창작과비평, 197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