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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근혜, 민주주의의 심장을 찌르다

댓글 3 추천 2 리트윗 0 조회 25 2013.06.27 21:56

박근혜 대통령의 묵인 없이 남재준 국정원장이 ‘2007 남북정상회담 회의록’을 공개했을 가능성은 없다고 본다. 이명박 정권에서 적법절차도 거치지 않은 채 1급 대통령지정기록물이 2급 공공기록물로 격하됐고 이것이 박근혜 정권 들어 일반기록물로 또다시 격하돼 세상에 공개되는 과정을 볼 때 박근혜 대통령이 남 원장의 자의적 공개에 대해 몰랐다는 것은 납득할 수 없는 일이다.

 

 

양보에 양보를 해서 박 대통령이 남 원장의 미친 짓을 몰랐다고 하면 이는 박 대통령의 국정장악력과 관리능력이 형편없다는 방증이다. 이처럼 중차대한 일이 대통령에게 보고되지 않은 채 진행됐다면 국가의 최고 통수권자로서의 역량이 의심받는 것은 당연하고도 남는다. 결국 박 대통령이 어떤 변명을 하더라도 남 원장의 불법행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이번 남 국정원장의 정치행태 때문에 폐쇄국가 북한에서는 가히 신 같은 존재인 김정일의 존엄이 심대한 타격을 입었다. 이들의 지난 행적을 고려하면 북한은 어떤 식으로든 남한 정부(피해는 국민이 진다)에 책임을 물을 것이 분명하다. 그것이 국지적 도발이 될 수도 있고, 앞으로 있을 6자회담에서 유리한 위치를 선점하는데 이용될 수도 있다.

 

 

미국과 대등한 대국관계를 설정하려는 중국의 압박으로 북한이 대화의 장으로 나올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남재준 국정원장의 회의록 전문 공개는 두고두고 한국 정부의 부담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이것은 국정원의 대선 개입만큼 중차대한 문제다. 현 정권은 이미 정치적 정당성에 상당한 상처를 입은 것을 넘어 미래의 국익에도 심대한 부정적 영향을 끼쳤다.

 

 

북한의 비핵화를 이루려면 어디로 튈지 모르는 북한 당국자를 옴짝달싹 못하게 사로잡아야 하는데 이번 남 원장의 회의록 공개 때문에 한국 정부가 잡게 된 것이 칼자루에서 칼날로 바뀐 꼴이다. 중국의 변화는 절대적인 것이 아니다. 미국의 봉쇄에 맞서 선제적 대응 차원의 북한 압박에 나선 것인데 이것마저 난관에 부딪치게 만든 것이 이번 회의록 공개다.

 

 

이런 파장 때문에 민주주의와 헌정질서를 유리한 국정원의 대선 개입이 수면 밑으로 가라앉을 가능성이 높아졌다. 남 원장의 이해 불가능한 행태는 국정원의 대선 개입이 알려진 것 이상의 대형 악재를 내포하고 있다는 간접적인 증거라 할 수도 있다. 그것이 아니면 남재준 국정원장의 행동을 설명할 방법이 없다.

 

 

국정원의 대선 개입에 대해 여야가 국정조사를 합의했지만 증인 채택 문제에서부터 난항을 겪고 있다. 김무성 의원과 권영세 주중대사의 발언을 녹취한 것에 벌써부터 독수독과론이 나오고 있는 실정인데 국정조사가 제대로 진행된다는 보장을 누가 할 수 있겠는가? 당장 한중정상회담이 걸려 있기 때문에 국정조사에 합의한 것이지 국정원의 대선 개입을 철저히 밝혀 그 책임을 묻고자 해서 새누리당이 합의했다고 믿는 사람이 있을까?

 

 

결국 국정조사는 파행으로 치달을 가능성이 높고 여야가 일방적 주장만 하다가 유야무야 될 것이 뻔하다. 특검 도입 문제가 거론되기 시작할 것이고 그렇게 시간은 흘러가 10월 재보선에 이를 가능성이 농후하다. 경험은 보통 거짓말을 하지 않는데 지금까지의 국정조사가 거둔 실적을 돌이켜보면 이는 명백하다.

 

 

윤창중 성범죄의 실체적 진실이 하나라도 밝혀진 것이 있는가? 미국 수사당국조차도 아무런 결론을 내지 못하는 것이 세상 돌아가는 방식이다. 전세계를 상대로 도청을 일삼은 미국이 무슨 고결한 국가라도 된단 말인가? 연일 총기사고가 일어나 숱한 생명이 희생되고 있는데도 제대로 된 총기규제법조차 통과되지 않는 나라가 미국이다.

 

 

하물며 보수화 메커니즘이 국가권력기관과 언론을 거쳐 사법부까지 장악한 상태인데 대체 국정조사를 통해 국정원의 대선 개입을 얼마나 철저히 밝혀낼 수 있을 것이며 남재준 국정원장의 회의록 공개에 대해서 숨겨진 의도를 파악할 수 있을까? 국민의 여론이, 진실과 정의에 대한 행동하는 국민들의 요구가 정치권을 모조리 쓸어버릴 정도가 돼야 문제는 풀린다.

 

 

헌데 우리에게는 촛불집회의 아픈 기억이 있다. 살아 있는 사람들 중에 4.19를 경험한 세대는 너무 노회했고, 6.10항쟁을 주도한 세대는 삶에 치여서 기운을 잃었다. 솔직히 필자는 비관적이다. 현 상황에서 내가 할 수 있는 최대한의 것들을 하고 있지만 이것도 필자처럼 삶에 대한 걱정이 없는 사람이나 가능한 것이다.

 

 

고 스테판 에셀처럼 90이 넘은 나이에도 현장에서 분노를 표출할 수 있는 사람이 있다면 다시 불 밝힌 촛불이 거대한 화염으로 자라나 시대의 불의를 모두 다 태울 수 있으려만, 병든 몸을 이끌고 작은 모니터 앞에서 글이나 올리는 필자의 무능함이 참으로 끔찍할 정도다. 나는 지금 이 시대의 부름에 제대로 응하고 있는 것일까?

 

 

두렵다, 나를 지탱하고 있는 것이 너무나 가느다란 끈이기에. 그 나약함에 거리에 나서도 몇 걸음 못가서 주저앉을 터, 또다시 젊은이들의 분노에 무임승차해 민주주의의 터럭만 주어먹는 형편없는 늙은이로 죽어가는 것은 아닐지, 지금 억지로 끌어올린 분노의 힘을 빌려 몇 편의 글을 쓰고 있는 내가 아무런 도움도 되지 못할까 너무나 두렵다.

 

 

내게 남은 몇 줌의 에너지를 태워 다시 불을 밝힌다. 부족하지 않기를, 내 두려움을 떨쳐버리는데. 꺼뜨리지 않기를, 수면 밑으로 가라앉은 진실의 일단을 찾아내는데. 도움이 될 수 있기를, 민주주의의 심장에 박힌 무도한 권력의 시퍼런 칼을 빼내는데.

 

                     

                  민주주의란 완성되지 않는 제도이기에 지키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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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바보 jiree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