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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6.25 02:16
아부지
지는요 들판에서 움집에라 살고 싶소
뭐라꼬 이느마
들판에 퇴끼가 숫자를 낳았더나?
아부지
들판엔 흙이 있고 날 벌레가 춤추는 웅덩이도 있다요
뭐에라 이느마
흙 먼지 날리 오는 들판에서 기언 내도
낫 하나 없이 하고 톱 하나 없이 해도
이렇게 너들 키워 하나씩 세웠는데,
낫으로 괭이 맨들고
톱으로 호미 맹글어
시나브로 가는세월 잡을라 카였느나
아부지
흙속에 씨앗에 그 속에 담겨진
숫자는 넘치고 희망도 넘치고 내 꿈도 있습니다.
치아라 이느마!
음조는 몰랐어도 가락은 알았니라
니들 하나 품어 안아 바삐 살미 낳았건만
치고 치인 세상사 뭘 안다꼬 씨불이노
아부지
내는 내길 갈라하오 내 발질 잡지마소
가다 지친 걸음이면 와서 꿇어 조아릴세
치아라 이느마
내 인생길 다 되었네
니들 반겨 웃는세월 지나버린 내일일세
니 사랑이 있겠으나 내 사랑도 있는단다
아부지 가지마소
내 안즉 멀었심더
내 새끼 챙김 바빠 아비 챙김 언제겠소
숫자야 더하기니 숫자 채움 남았으나
그리 슬픔 남김 가모 내 빚만 커질않소
어이구 아이구 내 아들아 내 아들아!
..
又日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