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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6.22 12:58
그날 이후 슬픔,분노,그리움 속에서 한동안은 절망의 날들이었습니다. 노무현을 죽음으로 몰아 가는 나라에서 무엇을 할 수 있을까? 노무현 마저도 바꾸지 못하는 나라는 과연 희망이 있다고 할 수 있을까?
"떠나자! 그냥 모른척 하자! 나와는 상관 없는 일이다!"
날이 갈수록 이명박 정권의 광기는 더해만 갔고 당시 한나라당과 언론은 노무현 부관참시(剖棺斬屍)에 몰두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시민들은 현명 했습니다. 그분이 죽음으로 말하고자 했던 것을 연구하기 시작 했고 그럴수록 그분에 대한 애정이 깊어만 갔습니다. 국민들 대다수가 노무현을 공부하기 시작 했습니다. 그리고 내린 결론은 "강물처럼....".
사람은 죽어서 이름을 남깁니다. 노무현은 죽어서 이름은 물론 어록을 남겼습니다. 그 어록을 새기며 깨어 있는 시민들이 움직이기 시작 했습니다. 나이 어린 학생들은 사회에 관심을 갖기 시작 했고 4년이 지난 지금은 어느덧 대학생으로 사회인으로 저마다의 목소리를 내며 역할을 하기 시작 했습니다. 그리고 어른들은 노무현을 오해했던 일들에 뼈저린 반성을 하기 시작 했습니다.
절망을 넘어 희망을 향합니다. 몇 번의 시대적 좌절이 있었지만 결코 포기하지 않습니다. 삶이 힘들어 모든걸 내려 놓고 싶을 때 부엉이 바위에 서 계셨을 대통령님을 생각해 봅니다. '난 그만큼 힘들지는 않은데 이깟 일로...'. 그리고 다시 일어 섭니다. 너무도 암울한 사회적 현실에 직면할 때에도 지역감정을 극복하고자 쓰디쓴 아픔을 여러번 겪었던 대통령님의 생을 떠올리며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이렇게 대통령님은 가신 후에도 너무도 많은 것을 주고 계십니다.
이러한 절망을 넘어 희망을 찾는 모습들은 '523 그날 하루' 사연에서도 쉽게 찾아 볼 수 있습니다. 그날을 계기로 사회에 관심을 갖게 된 시민들이 많았으며 구체적 방향을 제시하는 분들도 계셨습니다. 이러한 모습은 스스로 마음을 다잡는 계기가 되기도 합니다.
다음은 '523 그날 하루' 사연들 중 희망에 관한 글들입니다.
희망
"너무나 늦게 현재의 세상과 그분의 생각과 가치관을 깨달은 제가 미웠고 죄송했습니다.
2009년 5월 23일. 평범한 체대 입시생이었던 한 고등학생은 제 평생 언제 또 만나게 될지 모르는 대통령의 마지막 길을 무심히 외면했습니다.
그리고 4년이 지난 지금, 아직도 그 기억을 잊지 못하고 곧 다가오는 그날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개과천선/강재원)
"노무현이 꿈꾸던 세상에 제 아이들이 살아갈 것이라고 꿈꾸며 질기게 버티고 있다는 말씀을 드리며 마무리하고자 합니다."
(으뜸벗/장재훈)
"집사람 몰래 눈가에 눈물을 훔치며 멍하게 앉아 그분의 기억들을 찾고 또 찾아 헤매야 했던 가슴 아픈 그날 후, 난 '사람사는 세상' 회원에서 미약하나마 '노무현재단' 후원회원이 되어 살고 있다."
(철25/김영철)
"이제 그 갓난아이가 5살이 되었고 3살 된 둘째 아이까지 있답니다.
두 아이가 지난 대선 이후로는 가끔 "노무현, 대통령!" , "문재인, 대통령!" 하며 큰 소리로 연호해 저희를 웃음 짓게도 해준답니다.
우리 집 아이들은 집에 늘 걸려있는 노무현 할아버지· 문재인 할아버지의 사진을 보며 자라고 있습니다."
(CANAN/권미림)
"많은 사람들이 슬퍼하기는 했지만 노짱의 진정성을 제대로 알지 못하는 것 같아 마음이 더 아픕니다.
그 진정성이 먼 훗날 역사에 훌륭히 남는 것도 중요하지만 지금 현재에 더 조명을 받고 인정을 받았으면 하는 마음이 더 간절합니다."
(일촌)
"어디서 그렇게 많은 분들이 오신건지 기다림을 마다않고 긴 줄을 서서 마지막인사를 하러 오신 많은 분들을 보며 슬픔과 아픔과 희망을 함께 보았습니다.
그날의 그 아침과 하나둘씩 모이면서 큰 군중을 이루던 그 모습들을 절대 잊지 않고 있습니다.
가슴이 터질 만큼 아프고 슬펐지만 그냥 슬퍼만 하기에는 너무너무 억울하고 분해서 노무현님의 깨어있는 시민이 되기 위해 더 열심히 살아가려 하고 있습니다."
(잔디인형/이혜선)
"5월의 당신께,
당신이 힘들게 이루었던 것들이 조금은 부서지고 쓰러질 수 있겠지만, 우리가 다시 만들고 세우겠습니다.
세상은 그렇게 쉽게 바뀌지 않는다는 것을,
사람들의 마음은 그렇게 쉽게 얻을 수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매일 매일 느끼고 깨달아 가고 있습니다.
당신이 그것을 이루려고 얼마나 힘들게 살아왔었는지도."
(늘푸름/최순애)
"지켜주세요!
이제 우리가 함께 하겠습니다.
그 뜻 이어가겠습니다.
먼 하늘나라에서 지켜봐주세요.
그리고 먼 훗날 다시 뵐 그 날까지 당신은 내 인생의 영원한 대통령이시고 두번 다시 없을 영웅입니다."
(누가뭐래도노무현/이혜은)
"태어날 때부터 살아온 내 고향에서는 노 대통령과 민주당을 ‘친북’이고 ‘빨갱이’라고 불렀습니다. 오직 한나라당만이 이 나라를 지켜줄 올바른 세력이라고 믿는 곳입니다.
그래서 노 대통령이 당선되던 날에도 아무 것도 모르는 고등학생들은 등교하자마자 이게 어찌된 일이냐 말했고 당선 후 얼마 되지 않아 인터넷과 주변에서는 ‘이게 다 노무현 때문이다’라는 말이 유행어가 되었습니다.
그런데 대학교에 입학한 후 스스로 정치에 관심을 가지면서, 그간 잘못 살아왔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스스로의 눈으로 보지 못하고 남의 입을 빌려 세상을 판단하고 그렇게 믿어왔다는 것을 말입니다. 모든 것은 노무현 때문이 아니었습니다. 또한 그들이 제시하는 수치와 통계는 객관적이지 않았습니다.
노 대통령은 빨갱이도 아니었습니다. 오히려 누구보다도 이 나라와 국민을 위하는 사람이라는 생각이 절실히 들었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모두 어리석었습니다.
누구보다 우리를 사랑해 준 사람을 지키지 못하고 기득권의 분탕질에 놀아나 눈을 가리고 귀를 막은 채 이리저리 휩쓸려 다니며 오히려 상처만 주고 말았습니다."
(유송)
"대통령님께 해드린 것 하나 없었는데, 평소에 존경한다고 해놓고선 무관심했던 내 자신이 미워졌다.
그 날을 계기로 난 더욱도 노무현에 빠져들게 되었다. 그리고 다짐했다, 다시는 소중한 사람을 보내지않겠다고..."
(문성국)
"그가 꿈꾼 사람 사는 세상은 아직 미완 일지 모른다. 그럼에도 사회를 품은 역사는 계속해서 나아가고 있을 것이다.
노무현이 보여주고자 했던 세상의 모습, 그리고 행동은 많은 사람들에게 귀감이 되었고, 많은 씨를 뿌렸을 것이다.
사람사는 세상은 올 것이다. 그 날이 오면 노랑 물결 속에 웃고 있을 그의 모습을 그려본다."
(노종선)
"하지만 여기서 포기해선 안 되겠지요.
지난날엔 분명 잘못을 했지만, 거꾸로 가는 역사만큼은 바로잡아야 하는 게 세상에 남겨진 우리의 과제일 거예요.
탄식만 하지 말고 지금 우리가 해야 할 일을 하자고요.
나중에 노무현 전 대통령님을 만났을 때, 떳떳이 그분이 내미는 손을 잡을 수 있으려면,
그 정도는 해야지 않겠어요?"
(서민 교수)
"밀려드는 사람들을 보며 다시 꿈틀거리며 부활하는 역사를 본다. 우리의 꿈이었던 우리의 희망이었던 노짱이 다시 꿈을 통해 부활한다.
나는 노무현이며 우리 모두는 노무현이다."
(오스카언니/윤정임)
"당신은 그날 고통스러운 사바세계를 떠났지만 당신이 남긴 것과 당신이 해온 것들은 지금도 많은 사람들의 가슴속에 남아 당신이 꿈꾸던 사람 사는 세상을 향해 나아갈 것입니다."
(차군숙/김진수)
"노공이 떠나신 이후로 한국의 현대사, 적어도 5공화국부터 노 대통령님까지의 역사를 나름대로 공부했습니다. 마침 이전부터 관심을 두고 있어서, 5공화국 관련 사료는 책을 통해 보고 있었는데, 노 대통령님이 활동하기 시작하신 그때를 접점으로 대통령께서 한국 현대사를 바라본 역사의식을 이해할 수가 있었습니다. 김대중 대통령님께서 ‘여러분은 연부역강(年富力强) 하니 뒷일을 잘해달라’고 하신 말씀을 나름대로 실천하고 있는 셈이지요."
(익명)
"그 후로 결심을 했답니다.
이런 후회를 다시는 하지말자고요.
다음으로 미루다 가슴 치는 안타까운 기억은 이번으로 끝내자고요.
좀 더 적극적으로 행동하는 사람이 되자고요.
그래서 우리 아들 녀석에겐 그분의 말씀처럼 사람사는 세상을 누릴 수 있게 하자고요.
깨어있는 시민으로 조직된 힘으로 이 사회를 바꾸자고요.
더디지만 서툴지만 지금 그 길을 가고 있습니다.
먼 훗날 그 분을 다시 뵐 땐 조금은 당당할 수 있도록!"
(이름 어려워/정지영)
"그 때부터 노무현이란 사람에 대해 탐구하기 시작했습니다.
사람을 알아보려면 그 사람이 걸어온 길을 보라잖아요.
노무현이란 사람이 어떻게 살아왔는지, 그리고 사람들은 왜 그를 그렇게 좋아했는지. 거기서부터 시작해서, 정치에 눈을 뜨게 되고, 그렇게 지금에까지 이른 것 같습니다."
(정우민)
"노무현 대통령께서 바라는 정치는 바로 이런 게 아니었을까요?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이 관심 갖고 참여하고 누구나 공평한 세상!
제가 그런 용기가 생긴 것도 바로 노무현 대통령님이셨기에 가능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시간이 지난 지금에야 이해되면서 스스로 정말 잘했구나 싶었습니다. 그리고 이후로 저는 신문, SNS 등을 통해 항상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국민의 눈으로 '사람이 먼저'인 세상을 함께 만들기 위해 저는 앞으로도 더욱 많은 관심으로 참여를 해 나갈 것입니다."
(hj ra)
"노 대통령의 서거라는 ‘사건’은 저의 긴 잠을 깨웠습니다.
그를 추모하는 많은 사람들의 물결 속에서, 그의 가치와 생각들을 되돌아보았습니다.
참여정부의 정책들을 정리한 동영상도 보았고, 노무현 대통령의 생각을 담은 책도 읽어보았습니다. 그리고 그가 정말 ‘꿈이 있는 사람’이었음을 느꼈습니다.
주변의 많은 사람들과 이야기하면서 노무현 대통령은 지나친 이상주의자가 아니었을까, 우리 세상은 절대 그의 꿈처럼 발전하기는 어렵지 않을까, 하는 이야기를 여러 번 들었습니다.
문득 그가 가진 이상의 크기를 느껴보았습니다.
꿈꾸지 않거나 목표를 낮게 잡아 ‘성공하는’ 것과, 높은 꿈과 이상을 위해 달리다가 ‘완벽하지 못하게 되는’ 것 중에 무엇이 더 내일을 위해 나은 것일까 생각해 보았습니다.
더 큰 꿈을 꾸기에 늘 완벽하지 못했던, 노무현의 커다란 꿈이 제 마음 깊이 다가왔습니다."
(꿈의동행/백현빈)
"그리고 4년이 흘렀습니다.
그분이 가시고 난 후, 저의 생활은 180도 바뀌었습니다.
무지한 시민을 깨어있는 시민으로 만들어주셨습니다.
감사합니다. 대통령님!"
(전영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