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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6.20 08:33
1년 동안 노무현재단의 시민학교를 책임지시고 이끌어주셨던 이백만 교장선생님께서 그 직을 사임하셨습니다. 다음 주에 부인과 함께 캄보디아로 1년 여정의 봉사를 떠나신다는 게 (명목상의^^) 이유였습니다. 개인적으로 늦게야 노무현시민학교에서 많은 것을 배우고 익히는 맛에 빠져 있는 입장에서 섭섭함이 이루 말할 수 없습니다. 재단이 성공의 본 괘도에 올라가고 있는 마당에 그 동안 학교가 한 역할이 상당하고 앞으로도 기대하는 바가 크기 때문입니다.
이미 결정이 공표된 마당이니 아쉬움을 삭이며 이백만 교장선생님 부부의 해외자원봉사가 좋은 결실을 맺기를 기원합니다. 한편으로는 그런 결정과 용기, 여유에 큰 부러움을 느낍니다. 쉬지 않고 달려온 길이 있으면 충전의 시간도 필요할진데 다시 새로운 장소로 나가 자신의 능력을 대가 없이 내어놓는다는 역발상에 존경과 감사의 마음도 생깁니다. 역시 참여정부 인사들은 뭐가 달라도 다르다고 말씀 드리면 일반화의 오류일까요? ^^
몇 년 전에 대한민국 복지학 박사 1호라는 분의 공개강의를 듣는 기회가 있었습니다. 그 분은 자원봉사의 특성인 자발성, 공익성, 무보수성, 지속성, 계획성 등을 설명하면서 자신의 경험을 들려주었지요. 어느 행사에 봉사자로 참가했는데 하는 일이 커피 타는 허드렛일이었답니다. 행사를 주관하고 진행하는 분들의 일을 지켜보고 있자니 자신이 하는 일이 과연 자기 수준에 맞는 봉사인지 고민하게 되었고 결국 그 이후에는 자신의 능력과 전공에 맞는 일로 봉사의 범위를 한정하게 되었다지요.
그 분이 말씀하신 취지는 자원봉사에 무슨 급이나 격이 있다는 게 아니라 커피 시중드는 그 시간에 자신이 더 잘 할 수 있는 봉사를 할 때 봉사의 질과 효능이 더 뛰어나지 않겠냐, 하는 것이었지요. 하지만 현실에서 자기 입맛에 맞는 봉사가 그리 많겠습니까. 눈을 부라리고 찾아도 찾기가 쉽지 않고, 사실 잘 드러나는 사회적 봉사는 대부분 대기업의 홍보성 봉사활동에 독점 당하고 있는 게 우리나라 현실이기도 하죠.
이런 점에 비추어 세 달 전부터 노무현재단에서 시작한 ‘사랑듬뿍나눔’ 행사는 봉사의 ABC를 배우면서 재단의 힘을 키울 수 있는 매우 훌륭한 프로그램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현재 동호회 사랑나누미가 주관하고 있는데 이곳은 오래 전부터 매월 영보자애원에서 봉사활동을 하고 있기에 좀 힘이 부쳐 보입니다. 더 많은 회원들과 다른 동호회의 참여가 아쉬운 부분. 질 높은 자원봉사야말로 도랑 치고 가재 잡는 식으로 진보를 확산 시킬 수 있는 효과적인 방법이지 않을까요?
이백만 교장선생님, 1년 동안의 수고에 감사드립니다.
늘 건강하시고 종종 즐거운 고생담도 가끔 볼 수 있길 기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