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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의원의 발언에 실망하신 분들에게

댓글 12 추천 5 리트윗 0 조회 208 2013.06.18 14:54

문재인 의원의 발언에 매우 실망한 사람들이 많은 것 같습니다. 국정원 사건에 대한 문재인 의원의 발언을 시작으로 제2의 촛불항쟁처럼 한국의 정치 지형을 바꿀 수 있는 거대한 혁명의 창구가 돼주기를 바라는 분이 많았던 것 같습니다. 매주 촛불집회를 열고 계신 분들이나 정의 실현을 원하시는 분들이라면 문 의원의 발언에 크게 실망할 수밖에 없었겠지요.

 

 

하지만 저는 조금 다르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먼저 국정원 사건에 대한 그의 발언이 박근혜 대통령에게 면죄부를 준 것이라 생각하신다면 잘못 이해한 것이라 말씀드리겠습니다. 문 의원은 분명 조건을 달았습니다. 국정원과 경찰 등의 개혁에 최선을 다해달라고 했습니다. 다시는 국가권력기관에 의한 정치와 선거 개입이 반복되지 않도록.

 

 

미국과 영국, 중국의 정보기관들이 해킹과 도청 등을 자행한 것이 드러났듯이 어느 나라나 정보기관의 정치 개입을 완전히 차단한 나라는 없습니다. 그들이 정치에 개입하면 당연히 선거에서 왜곡이 발생하므로 모든 국가의 정보기관들은 국가라는 가상의 주권자와 현 정권의 이익을 위해서 움직이게 돼 있습니다.

 

 

문재인 의원은 박근혜 대통령에게 실현하기 거의 불가능한 요구를 한 것입니다. 국정원과 경찰의 불법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박 대통령에게 정치적 정당성을 인정받고 싶으면 국가권력기관들을 단속할 수 있는 법의 제정과 제도의 정비를 요구한 것과 같습니다. 이는 앞으로도 계속 있을 선거에서 불법적인 왜곡이 일어나지 않게 하기 위함입니다.

 

 

문재인 의원이 영원히 정치 생활을 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앞으로도 수많은 선거가 있을 텐데 그 모든 것을 그가 책임질 수도 있는 것이 아닙니다. 그가 할 수 있는 일의 최대치는 지난 대선결과를 뒤집는 것이 아니라 그는 물론 다른 대선 주자나 의원 후보들이 나왔을 때 민주적 절차에 의해 공정한 경쟁을 할 수 있는 법적·제도적 장치를 강화해 나가는 것입니다.

 

 

지난 대선이 국가권력기관에 의해 왜곡됐다면 가장 큰 피해자는 문재인 의원입니다. 물론 그에게 표를 던진 유권자들도 최대의 피해자이겠지만 그 분들 중에서는 안철수를 보고 표를 던진 분들도 있을 것이기에 문재인 의원만큼 지난 대선결과를 받아들이기 싫은 사람도 없을 것입니다. 하물며 정부기관들에 의해 불법이 자행된 선거였으니 더욱 그러할 것입니다.

 

 

하지만 대한민국의 정치는 계속될 것이고 선거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수많은 사람들이 정치에 꿈을 둘 것이며, 그들 대부분은 공정한 게임을 할 수 있다는 전제하에 선거에 나설 것입니다. 그중에는 문재인 의원보다 훌륭한 정치인도 있을 수 있으며 보수와 진보를 넘어 국민들을 위한 개혁적 정책을 펴나갈 수 있는 인물도 있을 것입니다.

 

 

현재의 헤게모니는 보수 진영에 있습니다. 한국 사회의 보수화도 되돌릴 수 없을 만큼 진행된 상태입니다. 따라서 국정원의 선거 개입에 박근혜 대통령의 가담 여부가 나오지 않는 이상 지난 대선의 결과를 바꿀 수 있는 방법은 물리적 혁명 이외에는 없습니다. 문재인 의원이 검찰 수사결과(아직 재판이 열리지도 않았다)만 놓고 지난 대선결과를 부인하는 발언을 한들 무슨 변화가 있을까요?

 

 

수없이 많은 증거가 있음에도 현 정치권에 특별한 빚이 없는 채동욱 검찰총장의 지휘 하에서도 이 정도의 수사결과라면 진보언론들도 비판하는 친노의 수장으로 내몰린 문재인 의원이 할 수 있는 최선의 것이 무엇일까요? 그것은 진보의 가치나 개혁적 의지를 지닌 수많은 정치인과 도전자들이 공정한 상태에서 경쟁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입니다.

 

 

문재인 의원은 그것을 박근혜 대통령에게 요구했습니다. 당장 자신의 이익보다는 더 큰 이익을 위해 미래의 가능성을, 그 공정하고 민주적인 게임의 장을 만들려고 한 것입니다. 저처럼 유신시대와 군부 권위주의 시대를 살아온 사람들은 국가권력기관, 특히 국정원의 정치와 선거 개입에 대해 치를 떨 정도로 좋지 않은 기억과 경험을 많이 가진 세대도 없습니다.

 

 

중앙정보부와 안기부라 하면 자신도 모른 채 움찔하고 몇 걸음 물러서는 것이 자연스러운 세대들도 없습니다. 그들의 정치와 선거 개입이 없는 세상을 꿈꾸는 것이란 거의 불가능하다고 믿을 정도로 한국 정치사는 국정원에 의해 좌지우지됐습니다. 그들의 행태를 저지할 수 있다면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을 만큼 가치 있는 것도 없습니다.

 

 

그래서 문재인 의원이 단서를 단 것에 저 같은 세대들은 넘칠 정도로 공감합니다. 정보통신기술의 발달로 개개인의 생각마저 꿰뚫어 볼 수 있는 시대에서 국가 정보기관의 정치와 선거 개입을 원천차단할 수 있다면 악마와도 손을 잡아도 모자랄 판입니다. 국정원 사건은 이제 시작입니다. 내부고발자란 위대한 영웅들의 희생을 통해 사건의 일단이 밝혀졌을 뿐입니다.

 

 

아직 진정한 싸움은 시작도 되지 않았습니다. 국정원 사건에 대한 재판의 추이에 따라 잘못된 관행과 불법적 행태와 싸우려면 무엇보다도 문재인 의원의 정치생명이 강해야 합니다. 친노라는 낙인에 갇혀 있는 문 의원이 정치적 입지를 회복할 수 있는 시간도 너무 부족했습니다. 그가 뚫고 나가야 할 현실의 높은 벽은 너무나 거대합니다.

 

 

이제 국정원 사건에 대한 진정한 싸움이 시작됐습니다. 문재인 의원이 조건부로 요구한 것 때문에 박근혜 정부의 정치적 정당성은 엄청난 대가를 치러야 하고 다음 선거에서의 공정성은 상당 부분 확보할 수 있게 됐습니다. 다시는 국가권력기관에 의한 선거 개입은 일어나선 안 됩니다. 우리가 싸워나가야 할 것이 바로 거기에 있지 않을까요?

 

 

일단 공정한 선거가 이루어질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하는데 매진했으면 합니다. 국정원 사건이 본격적인 정치 무대에 올라왔는데 최고의 무기인 문재인 의원을 난자하면 다음 진행은 누가 해나갈 수 있을까요? 문재인 의원을 비난해서 우리가 얻을 것이 무엇일까요? 냉정해질 필요가 있습니다. 조금만 멀리 봤으면 합니다. 현재의 민주당에서 문재인 의원마저 무너져버리면 대체 무엇을 가지고 보수 세력과 싸울 수 있단 말입니까?

 

 

안철수 의원과 박원순 시장에게 미래를 거는 사람들도 선거라는 벽을 넘어서야 합니다. 그러려면 선거를 공정하게 만드는 일만큼 중요한 것이 없습니다. 문재인 의원의 발언이 이런 면에서 볼 때 최상의 모범답안이었다고 생각합니다. 보다 많은 민주 세력에게 기회의 문을 열어놓는 것, 그것이 이 시대의 정치 지도자가 미래의 세대들을 위해 풀어내야 할 핵심과제 아닐까요?

 

 

                  

                  문재인 의원이 노무현 대통령과 똑같을 필요는 없다고 봅니다.

                노통에게는 노통의 러디십이, 문 의원에게는 문 의원의 리더십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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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바보 jiree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