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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펌] 권양숙 여사님께서 손녀에게 보낸 '눈사람 선물'

댓글 5 추천 7 리트윗 0 조회 135 2013.06.13 20:05

 

 

지난 2월 말, 노무현 대통령님 고향마을 봉하엔 수 십 년만의 폭설이 내렸습니다. 얼마나 많은 눈이 내렸던지 묘역과 들판과 마을이 온통 눈부신 백색 치장을 하고 고운 자태를 뽐냈습니다.

눈이 드문 남쪽 마을에선 좀처럼 보기 드문 절경이 연출됐습니다. 다행히 큰 피해도 없었습니다.

마침 그 즈음에 권양숙 여사님을 찾아뵀습니다. 사저 마당에서 땀을 뻘뻘 흘리시며 뭔가를 하고 계셨습니다. 뭘 하시는가 봤더니 손수 눈사람을 만들고 계신 게 아니겠습니까.

잠시 땀을 훔치며 뭘 하고 계셨는지를 전해주셨습니다. 봉하에 이런 눈이 내리기는 얼마만인지 모른답니다. 여사님과 나이 차이가 한참 나는 큰 언니 시집 갈 때 이후 처음인 것 같다고 하셨습니다.

마침 미국(아들 건호씨는 미국에 국내기업 상사원으로 파견근무 중입니다)에 있는 손녀 서은이와 통화를 하시면서 “여긴 눈이 많이 왔는데, 얼마나 예쁜지 모른다”고 자랑을 하신 모양이지요. 그랬더니 서은이 말이 일품입니다.

“할머니, 내 눈사람 예쁘게 만들어 냉장고에 넣어 둬. 내가 갈 때까지 잘 갖고 있어야 돼!”

티 없이 해맑은 어린이의 상상력이 귀엽고 그런 대화의 풍경이 동화처럼 사랑스럽습니다. 물론 실현 불가능한 얘기지만.

그런데 말입니다. 사랑스런 손녀의 청을 거절할 할머니가 어디 있겠습니까. 눈사람을 미국으로 보낼 수도, 냉장고에 넣어 놓을 수도 없지만, 묘안은 있는 법입니다. 커다랗고 예쁜 눈사람을 만들어 사진으로 찍어서, 그걸 대신 미국으로 보내는 것이지요.

그럴 요량으로 열심히 눈을 굴리고 계셨던 겁니다. 그 일을 잠시 중단한 채 저와 담소는 나누고 계시지만, 여사님 마음은 눈사람에게 가 있는 게 느껴졌습니다. 행여 눈이 녹을까봐, 행여 눈사람이 덜 예뻐질까봐…. 그 마음을 제게 들키시고 말았습니다.

며칠 전 다시 봉하에서 여사님을 뵐 기회가 있었습니다. 눈사람 예쁘게 만들어 사진으로 무사히 보내셨는지 농삼아 여쭸습니다. 수줍게 눈사람 사진을 보여주셨습니다. 이게 그 사진입니다.

지난 겨울은 엄동설한이었지만 혹한의 세상에서도 이런 아름다운 풍경이 만들어지는 법입니다. 현실 이치도 그런 것 같습니다.

눈사람을 보면서, 모든 할머니들의 마음은 다 같다는 생각에 미소가 절로 지어집니다. 
세상에서 가장 예쁜 ‘눈사람 사진’ 선물, 여러분께도 나눠드립니다.

 

출처/ http://yangjungchul.com/130  양정철 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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