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대통령 공식홈페이지 사람사는 세상

Home LOGIN JOIN
  • 사람세상소식
    • 새소식
    • 뉴스브리핑
    • 사람세상칼럼
    • 추천글
    • 인터뷰
    • 북리뷰
    • 특별기획
  • 노무현광장

home > 노무현광장 > 보기

(수필) 박석 둘

댓글 9 추천 5 리트윗 0 조회 275 2013.06.12 21:55

박석薄石

<우리 노짱님>

 

김소희

 

‘저희가 지키겠습니다.’

(봉삼이 일동)

약속은 약속이다. 쉽게 어겨서도 안 되고 영영 어겨서도 안 되는 일이다. 입과 생각으로만 다짐했던 약속은 더더구나 아니다. 수 없는 날을 새기며 아파하고 또한 존경하고 사랑했던 사람에게 바치는 약속이다. 어떠한 세파도 이 약속 앞에는 굴하지 않을 것이며 드센 풍화작용도 이 언약은 깨지 못할 것이다. 같은 생각을 가진 많은 이들의 대변이 될 수도 있고 그들과 함께하는 굳은 맹세이기도하다. 움을 틔우는 봄날에도, 마른 흙을 가르며 푸른 머리 들어 올리는 새싹에게도, 드넓은 창공에 자유를 구가하는 이름 모를 새들에게도, 이 땅을 딛고 살아가는 동물들에게도, 전혀 포기할 수 없는 언약이라 굳게 말하고 있는 모습이다.

 

사실인 게다. 자신들이 모셨던 지도자의 정신을 그 모두에게 계승하고자 노력하고 있는 사람들이다. 그 마음들이 행여 흩어질세라 좀체 부서지고 깨어지지 않는 돌에게 온전한 믿음을 심었는 게다. 그 믿음은 박석이라는 이름으로 태어났고 그 이름은 만인의 발길을 불러들이고 있다.

 

그들에게 휴일은 자봉(봉사활동)하는 날이다. 흔히들 레저 활동이라는 이유로 일신의 안락을 찾겠지만 실은 봉삼이 일동은 일일농군으로 봉하마을을 찾는 시간이 더 많은 편이다. 비행기 예약표와 여행용가방이 들렸어야할 손에는 호미와 낫을 잡은 시간들로 채워지고 텃밭에 솟는 애정은 가족사랑에 버금갈 만큼 극진하다. 때 이른 오월의 한낮더위가 늦은 봄의 정취를 만끽하던 시절은 옛말이 아니던가. 길어진 여름은 더욱 땀을 많이 흘려야하는 노동임에도 불구하고 두려움 없이 참여하는 봉삼이 회원들의 진심어린 약속이 이 여름을 더욱 희망적인 계절로 불러들이고 있다.

 

‘봉삼이 일동’

나는 일동이란 글귀가 더욱 호감이 간다. 이런 글귀를 돌에서 만난 예는 그리 흔치않다. 주로 산행 길 나무 등걸에나 또는 어느 들길에서 작은 리본에 어떤 단체의 힘을 말해주던 것을 많이 보아왔다. 그런데 봉삼이는 이 나라 대통령 묘역에 작은 비석으로 큰 눈과 뜻을 펼치는 박석으로 자리했으니 어찌 그 이름이 든든하지 않으리. 그 활동이 견고하지 않겠는가. 그들에게는 땀방울이 노역이아니라 자신의 살점같이 귀히 여김을 느낄 수 있다.

 

언제부터 개인주의에 만연해버린 현실이 이런 단어에서 멀어진지도 오래이다. 이러니 반갑게 만난 글귀 앞에 진보의 철학이 담겨있음을 어찌 실감하지 않으리. 그 영롱함에 내 자신은 자꾸 바투대어 앉는다. 봉, 삼, 이, 봉하의 마을 글자를 따서 지은 명칭이어서 더더욱 정이 가는 것일까. 실은 회원들의 정신인 것이다. 자신들이 모셨던 한 지도자의 정신을 이어받고 그 마을을 지키고 나아가서 도시와 농촌간의 다리를 놓는 주인공들로 강조된 점이기에 자꾸 가깝게 다가서는 이유인가도 싶다.

 

모든 일에는 단합된 힘이 필요하다. ‘백지장도 맞들면 낮다’는 말이 왜 생겼겠는가. 힘과 뜻이 뭉쳐지면 상대적으로 일을 수월하게 진행할 수 있고 결과 또한 좋을 수밖에 없다는 말이다. 그래서인지 나 자신도 자꾸 힘이 솟는 것 같다. 또렸한 글자가 어느새 자봉특공대의 에너지를 만들어 내었는가 보다.

 

실은 우리 노무현 대통령은 역대 여느 대통령과는 다른 인물로 보아야한다. 잠시도 일에서 떠나보지 않는 대통령이기 때문이다. 퇴임 후에는 자기여가를 즐기다 여생을 보내는 게 지금까지 역대 대통령들이었다면 우리 노짱님은 다시 농촌재건이라는 직업인으로 출발하지 않았는가. 그 뜻을 철저히 이어가고 있는 단체가 동호회회원들이며 이런 저런 자원봉사자들이다.

 

이 세상에 농부만큼 위대한 직업이 있던가. 그들이 없다면 우리는 생존할 수 없다. 세찬 비와 바람과 살갗을 태우는 햇빛과 맞서며 흙을 일구어온 삶들이 있었기에 바로 오늘이라는 시간들이 이어가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우리 대통령은 정치이전에 이미 이런 사실을 미리 간파하였던 것이다. 일찍 친환경 문제를 누누이 강조하였고 해박한 지식 또한 그 누구보다 앞서있었다. 지금은 양보다 질을 추구하는 시대이기에 우리의 농산물도 소득에 앞서 질에 중점을 두어야한다며 봉하 들판에서 힘주어 설파하던 당시의 모습이 기억에 선연하다.

 

그런데 왜 우리는 그를 보낼 수밖에 없는 바보들이었을까. 정치도, 학문도, 이념도, 봉하가 있으므로 건재함을 항의와 질타로 막아내야 했는데도 말이다. 진정한 질서는 밀짚모자 주인들이 만들어내는 것이며 우리 몸의 피와 살은 삽과 호미를 든 투박한 손들에 의해 구성될 수 있다는 것을 외치며 투쟁해야 했었다. 그런데 무엇이 그 모두를 나약하게 만들었는지 점점 노화되어가는 농촌 현실 앞에 서니 가슴이 먹먹해 옴은 어쩔 수가 없다.

 

그래서 우리는 이제 이곳을 꼭 지키려한다. 한 알의 밀알도 한 잎의 상치도 우리 손으로 가꾸려한다. 대통령의 체취가 고스란히 남아있고 당시의 가르침을 따라 한그루의 꽃나무도 님의 영혼으로 피워내려 한다. 때를 잊지 않고 찾아오는 철새들의 고향으로도 꼭 지켜낼 것이며 물고기들이 마음껏 자맥질할 수 있는 생태 물길로큰 내를 만들어내는 농촌으로 만들어 나갈 것이다.

 

들길, 산길, 마을 골목길 형태로 놓여 진 박석을 따라 가만 가만 걸으며 속삭여본다. 봉삼이의 다짐을 돌로 태어나줘서 고맙다고, 누구의 고의성이 개입되지 않으면 쉽게 부셔지고 파괴되지 않으니 얼마나 튼튼한 약속인가. 세상의 협박과 모함도 박석 앞에서는 이길 수 없다. 만약 부셔질 때는 흙으로 돌아가 생명들을 길러낼 것이며 다시 돌로 태어나 박석이라는 이름 앞에 봉삼이와 함께하는 정말 진귀한 존재들이니 말이다. 만물을 지키고 살려내는 박석, 어쩌면 영원한 성전이기도하다.

언제까지 ‘저희들이 지키겠습니다.’

목록

twitter facebook 소셜 계정을 연동하시면 활성화된 SNS에 글이 동시 등록됩니다.

0/140 등록
소셜댓글
솔바람1234 kimsohe3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