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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4일에 있었던 조현오 재판

댓글 10 추천 12 리트윗 0 조회 256 2013.06.12 11:38

본격 범죄 심리를 다룬 미국드라마 ‘라이 투 미’의 실제 모델이자 자문위원인 폴 에크먼의 심리보고서 ‘텔링 라이즈’에 따르면 사람은 하루 평균 200번, 시간으로 따지면 약 8분에 한번 꼴로 거짓말을 한다. 그래서 오늘 하루 단 한 번도 거짓말을 한 적이 없다고 대답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은 사회생활에 문제가 있거나 거짓말쟁이일 확률이 높단다.

 

“저는 거짓말 하는 사람 아닙니다.” (2011년 12월 16일, 디도스 수사 관련 간담회)
“나는 절대 거짓말을 하지 않습니다.” (2012년 9월 20일, 쌍용자동차 청문회)
“전 거짓말을 못하는 사람입니다.” (2013년 4월 23일, 항소심 공판준비기일)

 

이렇게 거짓말을 못한다고 만방에 고했던 조현오가

 

“(노 전 대통령이) 무엇 때문에 사망했나. 뛰어내리기 전날 거액의 차명계좌가 발견됐다. 이 계좌에는 10만원짜리 수표가…. 거액의 돈이 들어 있는 차명계좌가 발견됐다. ... 당시 특검 이야기가 나왔으나 권양숙 여사가 민주당에 이야기해 특검을 못하게 했다. 그것을 하면 (차명계좌 내용이) 다 드러나게 되니까...”

 

2010년 3월 31일 경찰 내부 강연에서 이런 공개 발언을 해서 ‘사자 명예훼손’ 혐의로 징역 10개월의 형을 받아 법정구속되었다. 그건 거짓말이라는 게 대한민국 사법부의 판단이었다. 그러나 대한민국 1% 메커니즘이 달리 상위 1%이겠나. 그는 판결문의 잉크가 충분히 말랐을 시점인 8일만에 보석으로 풀려났다.

 

전 거짓말을 못하는 사람입니다, 라는 그의 육성 발언이 그의 진지했던 표정과 함께 아직도 기억 속에서 맴돈다. 그 말을 처음 들었을 때는 방청석의 코웃음 합창도 있었지만 낫살이나 먹었고 경찰청장까지 해먹으신 분이 참 변명도 유아틱하시다 생각했다. “조현오”+“거짓말” 조합의 구글링 결과가 140만 개에 이른다.

 

거짓말에는 진리를 전부 말하는 대신에 반만 말해서 다른 사람을 그릇되게 인도하려는 의도가 담겨 있다. 거짓말 하는 방법은 왜곡과 누락이다. 따라서 한 마디의 말도 하지 않는 것도 거짓말일 수 있다. 의도적으로 사실의 반만 말하면 진실의 일부만을 말하는 것이 되며 그것은 속이는 것이다.

 

거짓말은 내면의 문제다. 표면에 나타나는 증상일 뿐 아니라 더 깊은 내면적 문제를 담고 있다. 성 어거스틴(아우구스티누)은 거짓말을 8가지로 분류했고 마크 트웨인은 869가지의 거짓말이 있다고 말했다.

 

1. 잔인한 거짓말: 의도적으로 악한 동기에서 파괴를 목적으로 한다. 중상 내지는 명예훼손이다. 그 배후에는 시기, 상처, 복수심, 분노, 증오, 원한 등이 도사리고 있다.

2. 회피의 거짓말: 단순히 처벌을 피하려는 거짓말로 배후에는 두려움이라는 내면의 동기가 있다. 유시민 씨는 전두환의 합수부에 갇혔을 때 야당 정치지도자 김대중에게서 50만원을 받았다는 허위진술을 썼다고 고백했다.

3. 교만한 거짓말: 자기를 높이거나 열등감을 감추기 위한 거짓말이다. 자랑과 거짓말은 이웃사촌이다. “저는 위대한 국민을 위해서 일한 대통령으로서 저는 스스로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논현동에서

4. 편리한 거짓말: 사실을 말하기 어려울 때 하는 거짓말. 진실을 말하자니 시간과 노력이 들므로 편리하게 거짓말을 한다. 외교적 거짓말이다. “아이가 참 예쁘네요^^.”

5. 계산된 거짓말: 남을 이용하기 위한 거짓말. 원하는 결과를 위해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는다. 이기심과 욕심이 이 거짓말의 동기이다. “제 집 가훈이 정직입니다.”

6. 잡담: 자신이 들은 이야기를 확인하지 않고 이웃에게 전하므로 유언비어가 될 수 있다.

 

1심에서 이성호 판사의 판결로 법정구속되기 전까지 거짓말의 출처를 밝히지 않은 이유가 ‘제가 저에게 노 전 대통령의 수사 관련 상황을 말해준 분의 실명을 이 자리에서 언급한다면 그 분 역시 이 일에 말려들게 하는 것이고, 그 분의 소속 기관과 단체를 힘들게 하는 것이라 밝힐 수 없다’였다. 계산된 편리한 거짓말이다.

 

8일만에 장성관 판사에 의해 보석으로 풀려날 때는 ‘징역을 사는 것은 아무것도 아니고, 명예를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입에 침도 안 바르고 ... 거부와 치환, 취소가 복합적으로 드러난 방어기제로 회피의 거짓말이다.

 

6월 4일 전주혜 부장판사의 심리로 열린 항소심에서 재판부는 조현오가 요구한 자신의 구라 발언 출처의 증인, 임경묵 전 국가안보전략연구소의 증언을 인정했다. 즉 피고가 또 거짓말을 했음을 인정했다. 반면 그들이 신청한 증거목록 12개에서는 4개의 차명계좌 제출 요구에 대한 건만 인정하였다. 패륜아 측의 패키지 거짓말에 대해서 ‘그건 그쪽 사정이고’란 스탠스를 취한 것이다. 재판부는 검찰이 우려하는 ‘사회적 갈등’에도 불구하고 직접 차명계좌의 진위를 판단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증권가 찌라시 잡담으로 개인의 영달을 꾀했던 조현오 눈새. 이제 막장 돌려막기 거짓말의 끝이 보이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희망해 본다. 재판부의 교과서적인 진행에는 격려의 박수를.

 

다음 재판일은 7월 9일 오전 10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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