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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6.06 13:12
아홉시쯤 아빠를 따라 도착한 지훈이를 데리고 놀이터에 갔다.
아침부터 신나게 놀려야 편한 남자아이라 으레 산으로 놀이터로 순례를 한다
녀석이 놀이터에서 신나게 놀고 있을 때, 나는 옆에 있는 운동기구를 이용해 운동을 하거나
걷기를 하면서 시간의 규모를 알차게 꾸린다.
운동기구를 돌아가면서 하던 중, 내 키보다 높은 철봉 앞에서 힘차게 다리를
들어 올리자, 옆에서 바라보시던 할아버지께서 평행봉에도 올라가 보라고, 하면 되겠다고
부추기셨다.
할아버지는 아흔이신데 평행봉위에서 어찌나 가볍고 유연하신지
지난해 여름 감탄하면서 박수를 쳐 드린 적이 있고, 분수를 잘 아는 나는 그 운동만큼은 감히
넘보지 않고 살았었다.
하면 되겠다는 말씀에 "저는 못해요. 그 것만은 자신이 없어요"한사코 사양을 하였으나
"아니여. 하면 되겠어. 내가 가르쳐 줄게."
시범을 보이시며, 양 팔에 힘을 주고 한꺼번에 다리를 평행봉위에 올려 놓아야 한다고~
얼떨결에 성공을 하였다. 생각보다 쉽게 되는 것이라고 여기고 다시 하려니 안 된다.
여러번 실패를 하자, 할아버지께서 다음 날 다시 하면 된다고, 당신도 안 되는 날은 끝까지 안 되더라고 하시고~
이대로 물러나기가 싫어 한 번 더 도전했는데 성공이다.
십대 이십대에도 엄두를 못 내던 운동을 오십대 후반에 성공을 하였다.
어릴적에는 허약하고 둔해서 집 뒷산에도 오르지 못하고 방구석에서 동생들과 소꿉놀이나 하고 동화책이나 읽으며 마음껏 뛰어 놀지도 못하고 유년시절을 보냈었다.
도올선생님 강의를 들으며,나이와 상관없는 유연성을 키워보려고 고통을 이기며
시작한 것이 마침내 평행봉까지 이어진거다.
얼마전에는 국선도 동영상을 따라하다가 중학교 시절 체육시간에 하던 허리를 뒤로
젖혀서 머리를 바닥에 닿게 하는 동작이 떠올라 시도했더니 되더라.
이십대에 건강상의 이유로 첫사랑을,그 사람의 행복을 위해 보내 주었다.
다시는 건강하게 살 수가 없다는 의사의 진단이 있었다.
삼십대에도 건강 문제로 고생을 하였고 사십대에는 지팡이를 짚고 다녔었다.
그런데 지금 나는 어느때 보다 건강하게 살고 있다.
순전히 운동과 식이요법 덕분이다.
나의 습관을 보고 자란 동생들도 운동을 싫어하였는데 내가 좋아진 것을 보고,
몸이 아파 유언장을 써 놓고 살던 넷째여동생도 나를 따라 하면서 건강해졌으며
이제는 자매들이 모두 운동을 좋아하게 되었다.
건강에 이상이 느껴지시면 지금부터 일어나 걸으시라.
앉은 자리에서 그냥 흔들기라도 하시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