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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6.03 22:16
정초에 교통사고로 타던 차를 폐차시킨 후,
마티즈를 잘 타고 다니는 사위를 은근히 뿌듯하게 여겼었다.
웬걸, 4월부터 사회로 진출한 사위의 마음이 외제차에 꽃혔다.
어려서부터 현금으로 물건을 사도록 교육받은 딸이 차를 사는데
얼마가 부족하다고 마통을 쓴다고 했다.
딸에게 내가 이모에게 빌려 주겟노라고 하고 둘째 여동생에게
전화를 했는데 자리에 없어 통화를 못 하였고 굳이 핸드폰은 그래서
내일 사무실로 다시 하지, 하고 미루었다.
그 동생이랑은 만나면 친하지만 정치지향이 달라서 카톡도 다른 교류도 없이 지낸다.
다음날 넷째 여동생이 강릉에서 뮤지컬 관람차 상경햇다가 유기농으로 키운 채소와
내게 어울릴것 같은 옷가지를 들고 아침에 내 집으로 찾아 오셨겠다.
냉큼 "나 둘째한테 돈 빌려야 하는데 니가 빌려주면 전화 안 할거구 ~"
"응 내가 해 줄게"
오래전 셋재 여동생이 영어유치원을 한다며 돈이 필요하다고 했다.
시댁쪽이 부자라 그 쪽에 말하면 쉽게 해결이 되겠지만,
혼자 힘으로 하고 싶다며, 부족하다고 말해,
지인과 친구에게 각각 천만원씩 군소리 없이 단번에 빌렸던 기억이 있다.
나는 당시 100만원 보증금에 월 십만원 단칸 사글세를 살고 있었다.
전에도 남편 때문에 여러번 돈을 빌린 적이 있다.
그때마다 반문도 하지 않고 차용증도 없이 선뜻 돈을 빌려주었던
그네들에게 나는 늘 고마운 마음을 지닌채 살고 있다.
무조건 나를 믿어준 그들을 나는 평생 은인으로 생각한다.
그러나 나는 딸에게 절대 돈거래는 하지 말라고 신신당부를 한다.
살다가 사촌 동생들이 돈을 빌려 달라고 하면 니가 주고 싶은만큼만
거져주라고 하였다.
제일 언니이고 누나인 딸이 잘 살면 주어도 불편하지 않는 선에서 주고
사촌중에서도 어렵게 사는 동생이 있으면 사는 것 만큼 도와주면서 살라고 한다.
선후배 친구들도 마찬가지로 빌려주지 말고 줄수 있는 만큼을 주고는 잊어버리라고 했다.
딸도 내 말에 동의를 하였는데 ~
정말 돈이라는 것은 말을 꺼냈을 때 서로 단 번에 성사가 안 되면 서로가 민망해진다.
빌려 줄 사람을 꼭 짚어 내는 것도 쉽지 않고 말을 입 밖으로 내기도 여간 어려운게 아니고~
(동생들에게는 마치 맡겨놓은 돈을 달라고 하는 듯이, 누워서 떡먹기처럼 쉬운일이지만,
내 동생들처럼 착한 동생들은 세상에 그리 흔치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