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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4.16 13:43
한겨레 보도에 따르면 홍준표 경남지사는 “의료보험제도라는 좌파정책을 박정희 대통령 시절에 도입하면서 의료분야 전반에 공공의료가 시작됐다”며 박정희의 공공의료 정책을 비난했습니다. 공공의료기관인 진주의료원의 문제를 철저하게 정치적 사안으로 몰고 가는 홍준표의 막말이 도를 넘었습니다. 보수의 아이콘인 박정희까지 매도했으니 이 정도면 막가자는 것입니다.
이번 홍준표의 막말은 넘지 말아야 할 선을 넘고 말았습니다. 진주의료원 사태를 철저히 자신의 정치적 이익을 위해 공공의료의 본질까지 파괴하는 것도 모자라 이제는 박정희 대통령이 잘한 몇 가지 정책 중에서 최고의 것마저 물고 늘어지는 정치적 폭거를 자행하고 있습니다. 갈 때까지 가보겠다는 것이며 그것이 진주의료원 폐업을 결정했을 때부터 계산에 두었던 타임 스케줄이었던 것 같습니다.
▲ 진주의료원 문제의 본질은 왜곡한 홍준표
홍준표는 진주의료원 문제를 정치적 사안으로 끌고 가기 위해 말 바꾸기와 정치적 언어를 갖다 붙이기에 급급했습니다. 진주의료원 문제는 공공의료의 문제인데도 불구하고 그는 강성노조(방만경영과 적자, 귀족노조에 대하 것이 거짓말로 밝혀지거나 논리적 타당성이 사라지자 쏙 들어갔음)라는 정치적 문제로 본질을 호도했고 급기야는 박정희의 남로당 전력(빨갱이)을 떠올리는 듯한 발언까지 했습니다.
공공의료가 좌파정책이라고 한 것은 홍준표가 진주의료원 사태의 본질을 정치적 문제로 끌고 간 최종 목표가 의료민영화를 통한 정치적 입지 다지기에 있다는 것을 적나라하게 보여줍니다. 박정희의 좌파정책으로 우리나라가 잘못된 공공의료를 실시하게 됐다는 말에서 보듯 홍준표의 목표는 애당초 의료민영화의 물꼬를 트고 보수의 결집을 위한 사전 작업이었음이 드러났습니다.
공공의료가 아닌 서민의료(서민의 정의를 내릴 수 없기 때문에 이런 단어는 존재하지 않는다. 빈곤층을 위한 시혜적 차원의 복지의료 개념은 있지만 서민이란 개념의 의료단어는 너무나 포괄적이어서 정치에서만 사용된다)의 필요성을 강조한 것은 전형적인 보수의 복지 개념으로서 시혜적이고 선별적인 복지를 함으로써 하층민과 빈곤층의
분열을 조장합니다.
보수가 빈곤층의 표를 싹쓸이할 수 있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시혜적 복지란 현재 복지 혜택을 누리는 사람들에게 신빈곤층이 될 수 있는 사람들의 진입을 극도로 경계하게 만듭니다. 바로 이런 시혜적 복지 개념이 하층민과 빈곤층의 계급적 의식을 가로막아 근본적인 문제 해결을 방해합니다. 아주 작은 돈으로 보수는 당장의 혜택에 급급해하는 빈곤층의 표를 쓸어담을 수 있는 기제로 작용합니다.
하지만 그들은 영원히 빈곤층에서 벗어나지 못합니다. 빈곤의 원인을 제공하는 사회의 근본적인 구조가 변하지 않기 때문에 빈곤의 악순환에서 벗어날 방법이 없습니다. 홍준표는 이런 빈곤층의 심리를 이용해 자신의 정치적 입지를 다지는 반인륜적 행태를 하고 있는 것입니다.
▲ 의료민영화를 매개로 박근혜와의 정면대결 선택한 홍준표
박정희를 비판한 홍준표의 이중적 행태는 중증 환자라는 사회적 약자의 목숨을 담보로 정치 게임을 벌이겠다는 선언이나 다름없습니다. 민간병원들은 빈곤층의 의료에 별로 관심이 없습니다. 돈이 안 되기 때문입니다. 헌데 의료민영화가 되면 부자들을 겨냥해 의료수가를 높일 수 있습니다. 고액의 배팅으로 우수 의료진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에 비싼 의료수가에도 민영병원을 이용하는 환자들의 씀씀이는 줄어들지 않습니다.
반면에 가난한 사람들에게는 의료민영화가 사형선고나 다름없습니다. 전체적인 의료수가가 높아지기 때문에 빈곤층에 들지 못하는 중하위층의 의료비 지출은 미국처럼 엄청나게 늘어납니다. 미국이 전세계에서 의료비 지출 대비 의료의 질이 가장 낮은 나라가 된 것도 의료민영화에 따른 의료수가 상승의 결과입니다. 미국의 영아사망율이 세계 4위이고 과다 진료가 세계 1위인 것, 개인파산자의 대부분이 의료비 지출에서 나온 것도 의료민영화 때문입니다.
▲ 차기 대선을 향한 홍준표의 막말
홍준표의 막말은 박근혜 대통령의 공공의료 확대정책에 정면도전함으로써 차기 대선주자로 자리매김하겠다는 의도가 엿보입니다. 진주의료원 사태를 해결하려면 중앙정부가 500억 원을 지원하라는 불가능한 요구를 함으로써 경남도에서 자신의 입지를 공고히 한 후 전선을 넓혀 박근혜의 대항마 또는 차기 대선주자로서의 입지를 다지려는 것으로 보입니다.
박근혜가 이명박을 상대로 써먹었던 바로 그 방식대로 이번에는 홍준표가 국민의 생명을 볼모로 박 대통령과의
정치적 게임에 들어선 것입니다. 진주의료원 사태에 대해 박 대통령의 첫 번째 언급이 있자마자 기다렸다는 듯이 박정희를 언급한 것이 이를 입증하는 증거라 할 수 있습니다. 진주의료원 폐업에 대한 그의 발언이 조금씩 강해지고 정치색이 강해지는 것도 또 다른 증거입니다.
지리멸렬한 민주당으로 볼 때 다음 총선에서의 승리가 확실해 보이고 이 땅의 우경화가 상당한 정도까지 이르렀기에 박 대통령과 대립각을 세울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줌으로써 차기 대선주자의 입지를 다지는 홍준표의 전략은 공공의료가 박정희의 좌파정책이라는 발언에서 정점을 이룹니다. 남로당 전력이 있는 박정희의 최대약점을 걸고 넘어졌으니 박 대통령이 이에 발끈해 홍준표를 정치적으로 짓누르면 박정희의 좌파경력이 또 한 번 도마에 오르기 때문입니다.
▲ 변방의 정치인으로 절치부심했던 홍준표
진주의료원 문제에 대한 홍준표의 발언이 변하는 과정을 따라가 보면 공공의료를 노조의 문제로 변질시켜 정치적 의제로 띠우는데 성공했음이 드러납니다. 방만 경영, 적자, 효율성 저하, 귀족노조, 강성노조라는 과정을 거쳐 복지부 장관이 움직이게 만들고 경남도를 위한 터무니없는 금액을 요구하다 박 대통령의 언급이 나오자마자 박정희 좌파정책을 거론함으로써 박근혜 대통령과 대척점에 서는데 성공했습니다.
홍준표가 복지부 장관에게 진주의료원 정상화 지원금 500억 원을 제공해달라는 것은 애초부터 진주의료원 정상화에 관심이 없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는 경남도민에게는 박수를 받는 일이어서 그에게는 손해날 것이 없고 액수가 깎인다 해도 정부에게 책임을 돌릴 수 있습니다. 경남도가 지출해야 할 자금도 줄어드는 것은 부수적 이익입니다.
이로써 홍준표는 경남의 맹주가 됨으로써 변방의 핵심 권력으로 자리합니다. 경남의 맹주가 TK의 맹주와 함께 보수의 맹주가 되는 것은 대한민국 현대사의 제1법칙입니다.
▲ 노이즈 정치마케팅의 대가, 경남도 찍고 청와대로
수구나 극우주의자들은 박 대통령의 경제민주화와 복지 확대에 대해 불만이 많습니다. 여기에 북한에 대화 제의한 것도 그들의 심사에 거슬렸습니다. 핵무장론에 대해 반응하지 않는 것도 마음에 들지 않습니다. 바로 이 시점에 홍준표가 박정희 좌파정책이라며 공공의료의 민영화라는 최종 카드를 꺼내듭니다. 경남의 중심에서 청와대를 향한 최종 목적이 오픈된 것입니다.
박정희의 좌파경력을 들먹이며 박 대통령과 각을 세우는 과정까지 홍준표는 자신의 의도대로 진주의료원 사태를 여기까지 끌고 오는데 성공했습니다. 이제는 누가 뭐래도 수구나 극우의 아이콘으로서 홍준표는 자리매김하기에 이르렀습니다. 복지부에서 이것에 대해 어떤 강제 조치를 취한다 해도 홍준표는 보수의 가치를 지키기 위해 분연히 일어난 정치인으로 기억되게 됐습니다.
박정희를 비판함으로써 박근혜와 대척점에 서는 절묘한 정치적 의제화가 정점에 이른 것입니다. 그는 경남도 찍고, 청와대로 가는 첫 번째 기초공사에 완벽히 성공했습니다. 경남도민에게는 경남의 발전을 위해 박 대통령과도 대립각을 세우는 멋진 도지사로 기억되게 됐고, 박근혜의 경제민주화와 복지 확대를 반대하는 보수층의 결집을 주도하게 됐습니다.
박근혜의 임기가 끝나면 박정희의 평가에 대해 연연할 보수가 많지 않을 것도 고려했겠지요. 새로운 형태의 보수 아이콘이 필요한 상황에서 노이즈 정치마케팅의 대가인 홍준표가 변방의 정치인에서 중앙의 정치인으로 거듭날 수 있는 두 번째 기회를 잡았습니다, 이 땅의 최약자들인 중증 환자들의 목숨을 담보로.
국민의 생명을 담보로 자신의 정치적 놀음이나 하고 있으니...에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