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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4.14 19:43
늦은밤 하루를 정리하려 하는 시간에 경남도의 새누리당 의원들은 공공의료기관인 진주의료원의 폐업과 해산 절차를 담은 조례안을 폭력적인 날치기를 했습니다. 학생이나 약자들의 간을 빼먹는 뒷골목 깡패들도 이런 비열하고 반인륜적인 짓거리는 하지 않습니다. 짐승만도 못한 이들의 정치폭력은 홍준표라는 두목의 지휘 아래 자행된 21세기 한국의 홀로코스트입니다.
대학살에 가까운 폭거는 공공의료기관인 진주의료원을 폐업 및 해산하는 절차를 담은 이번 조례안의 통과가 의미하는 것은 파렴치한 정치폭력의 자행에 있지 않습니다. 조례안 통과도 있을 수 없는 일이지만 이런 반인륜적 조례가 도의회 상임위에 상정될 수 있다는 것, 그것을 신념인양 포장하는 지자체장이 정치적 욕망이 도민의 목숨을 근거로 행해졌다는 것에서 대한민국의 우경화가 얼마나 진행됐는지 보여주는 것에 있습니다.
이번 조례는 폐기하면 되지만 선례는 남습니다. 이번 조례안 상정과 통과는 경상남도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복지 차원에서 제공되는 공공의료란 갈수록 개인화 되는 민주주의의 축소와 폐해를 막기 위한 최후의 보루이자 방패막입니다. 부와 권력, 기회와 결과까지 독점되는 신자유주의 정글에서 공공의료기관은 절대적인 약자들을 보호하는 유일한 피난처이자 최후의 안식처입니다.
모든 법 체제란 선례가 절대적 역할을 합니다. 재판에서 검사와 변호사가 미친 듯이 판례를 찾는 것이 이 때문입니다. 한 번 이루어진 선례란 무차별적인 후발 선례들의 튼튼한 버팀목이 됩니다. 이제 이 땅에서 공공의료기관을 적자와 강성노조라는 정치적 언어만 던져버리면 얼마든지 폐업시킬 수 있게 됐습니다. OECD 가입국 중에서 압도적으로 형편없는 비율의 공공의료기관을 신설하는 것도 아닌 그중의 하나를 정치적 폭력을 통해 폐업시켜려 합니다.
대처 영국 전 총리가 죽어서도 국민들에게 용서받지 못하는 인간이 된 것도 강성노조와 적자를 핑계로 공공의료와 복지를 축소하고 퇴출시켜 수없이 많은 약자들을 죽음에 이르게 한 것 때문입니다. 대처가 지옥으로 갈 것이라며 영국 곳곳에서는 파티가 벌어지고 있을 지경입니다. 대처에 의해 만개했다 2008년 미국 월가에서 무너져내린 신자유주의의 폐해를 줄이기 위해 전세계가 복지확대를 추진하고 있는데 대한민국에서는 정반대의 일이 공공연히 자행됐습니다.
극단적인 불평등이 신빈곤층을 양산하는 현실에서 공공의료기관인 진주의료원을 폐업시킬 수 있는 조례가 상정될 수 있고 통과됨으로써 일개 지자체장이 국가의 공공의료를 파괴할 수 있는 선례를 남겼다는 점이 이번 정치폭력 사태의 핵심 사안입니다. 국민 중에서도 가장 약자인 가난한 환자들을 상대로 이런 무자비한 사회적 살인을 자행할 수 있는 나라가 극도로 우경화된 현재의 대한민국입니다.
홍준표 경남도지사는 절대적 약자들을 향해 사회적 살인에 해당하는 정치적 폭력을 주도한 대가를 죽을 때까지, 아니 죽은 이후에도 치러야 할 것입니다. 이 문제에 관해 아무런 토론도 하지 않는 공영방송 관계자들도 아울러 대가를 치러야 합니다. 이들의 직무유기는 파렴치한 것을 넘어 사회적 살인을 공조한 범죄자로 단죄돼야 합니다. 자국의 정치권력에 의해 국민의 생명이 위협을 받는 나라라면 그것의 존재 가치를 어떻게 찾을 수 있겠습니까?
집권여당인 새누리당의 책임은 도저히 묵과할 수 없는 수준에 이르렀습니다. 수수방관만 하며 사퇴의 진행을 간접 지원했던 새누리당의 행태는 정치적 심판을 넘어 역사에 기록해서 후대의 반면교사로 삼아야 합니다. 새누리당 후보였고 아직도 당적을 가지고 있는 박근혜 대통령도 그에 합당한 정치적 책임을 져야 합니다.
절대적 약자인 중증 환자들을 판돈으로 정치적 도박을 자행하는 일은 어떤 이유로도 정당화될 수 없습니다. 지자체장이 됐다고 도민의 의견을 무시한 채 공공의료기관의 존재 이유를 돈으로 계산하는 파렴치한 신념을 내세워 짐승만도 못한 짓거리를 진두지휘한 홍준표 경남도지사는 역사의 죄인을 넘어 국민의 목숨을 가지고 정치폭력을 자행한 대역죄인입니다.
이 땅의 우경화가 대한민국을 국민 중에서도 절대적 약자인 중증환자들을 명확한 근거도 제시하지 못한 채 사지로 내모는 나라로 만들어버렸습니다. 이제 이 땅에 있는 모든 공공의료기관은 흑자를 내지 못하면 언제든지 폐업될 수 있는 처지로 몰렸습니다. 정말 가난하면 아프지도 말아야 합니다. 죽을 병에 걸렸으면 깨끗이 삶을 단념해야 합니다.
오늘 한 국가에서 가장 약한 자들을 대상으로 사회적 살인을 하는 정치폭력이 자행되는 것을 우리는 방치했습니다. 이번 사태로 진주의료원에 입원한 환자들 중 단 한 명이라도 목숨을 잃는다면 우리들은 그릇되고 악의적인 정치폭력을 자행할 수 있는 선례를 증거한 무기력한 자들로 남게 됐습니다. 우리 모두는 정치 깡패와 그의 졸개들이 사회적 살인을 자행하는 것을 지켜본 공범자로 기억되게 됐습니다.
지금 제 귓가론 아주 가까운 시기부터 아득한 훗날의 후손들이 이런 반인륜적인 정치폭력이 자행되는 것을 방관한 우리들을 조롱하고 비웃고 비난하는 소리들이 귓가를 맴돌고 있습니다. 용산참사 이후 지금 이 순간처럼 대한민국 국민으로 살고 있는 것이 부끄러운 적이 있었는지 기억이 없습니다. 결단코 없습니다.
세상에서 벌어지는 거의 모든 일이 실시간으로 전해지는 정보통신 강국에서 어떤 단어로도 비난이 불가능한 사회적 살인이 벌어졌습니다. 한밤중에 전해진 정치폭력에 차마 하늘도 올려다보지 못하겠습니다. 이 땅에 정말 최소한의 희망이나 절대적 약자에 대한 인간적 배려라도 남아 있기는 한 것입니까? 이런 정치폭력을 보고서도 우리는 아무 것도 할 수 없단 말입니까?
저는 오늘 대한민국의 국민자격을 내려놓습니다. 미친 듯이 들끓고 있는 터질 듯한 살의를 바탕으로 저항할 것입니다. 세포 하나하나마다 숨결 하나하나마다 오늘의 무력함과 분노를 새겨놓을 것입니다. 한 줌도 안 되는 권력을 가지고 절대적 약자들에게 사회적 살인을 자행한 자들을 벌하는 날까지 인간이되 인간이지 못한 자로 살아갈 것입니다. 폭발할 것 같은 분노만이 저를 살게 합니다.
눈이 있으되 보지 않으려 하고, 귀가 있으되 듣지 않으려 하며, 입이 있으되 말하려 하지 않고, 영혼이 있으되 분노하지 않는 이 땅의 비겁하고 위선적인 언론인과 지식인들아, Fuck You!!!!!
김두관이 경남도지사였을 때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았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