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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3.26 12:59
설만 난무할 뿐 특정된 사실이 없는 성접대 의혹과 자고 일어나면 자진 사퇴자가 나오는 박근혜 대통령의 인사 문제 때문에 정작 국민이 알고 싶은 국정원 정치개입 문제는 수면 밑으로 가라앉고 있습니다. 거의 모든 언론이 이 사건에 대해 외면하거나 단신 처리하고 있는 상황에서 대선 후보였던 문재인 의원과 안철수 전 교사의 침묵에 대한 네티즌들의 분노가 커지고 있습니다.
최근 크게 각광받고 있는 합리적 보수주의자 표창원 교수와 서울대 법대 조국 교수가 문재인과 안철수에게 국정원 정치개입 사건에 적극 나서라고 일침을 가했습니다. 이번 국정원 정치개입 사건은 지난 대선 결과에 의문부호를 달 수 있게 한다는 점에서 그 파급력이 국가의 운명을 가를 수도 있습니다. 바로 이것 때문에 두 사람의 신중함이 너무 지나쳐 아예 침묵으로 일관하는 것에 대해 비겁한 것 아니냐는 얘기도 흘러나오고 있습니다.
국민에게 표를 받은 만큼 이 땅의 민주주의를 지켜야 할 의무도 있습니다-뉴스엔에서 인용
▲ 문재인과 안철수의 침묵은 어쩔 수 없는 일이다?
자중지란에 오합지졸의 모임으로 전락한 민주당이 새로운 출발을 모색하며 개혁의 기치를 내걸고 있는 지금, 대선 패배의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문재인 의원은 국정원 사건에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습니다. 물론 진선미 의원을 통해 사건이 불거졌기 때문에 진선미 의원의 폭로에는 문재인 의원의 뜻이 반영돼 있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초선이자 비례대표인 진선미 의원이 국정원 정치개입 사건을 진두지휘하는 것은 가상하나 사건의 비중에 비하면 중량감이 떨어집니다. 문재인 의원이 전면에 나서기 힘들다 해도 이 문제에 대해서 분명한 의견 표시는 있어야 합니다. 국정원의 지속적인 정치 개입은 여론을 왜곡해서 대선의 향배까지 바꿀 수 있는 위력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며, 이것을 네티즌들은 알고 싶은 것입니다.
물론 전대를 앞두고 있으며 퇴진 압력까지 받고 있는 현실에서 자신이 나서면 민주당 비주류에게 빌미를 제공할 수 있어 침묵할 수밖에 없는 처지라고 해도 진 의원에게 너무나도 많은 짐을 지우는 일은 지도자의 덕목으로써는 너무 무책임합니다. 권위주의 정권의 전유물이었던 정보기구들의 국내 정치 개입 악습을 끊기 위해 치열한 유혹과 싸웠던 노무현 대통령을 생각해서라도 문 의원은 침묵으로 일관해서는 안 됩니다.
새 정치와 지역감정 극복을 화두로 정치 재개를 선언한 안철수 전 교수의 경우 노원병 보궐선거가 코앞이라 이번 사건에 대해 언급하는 것을 부적절하다는 여론이 우세합니다. 하지만 안 전 교수가 새 정치의 아이콘으로서 자리 잡으려면 그의 지지층이 몰려 있는 인터넷과 SNS의 여론을 무시해서는 안 됩니다.
간철수라는 최악의 이미지에 종지부를 찍기 위해서라도 안 전 교수는 국정원 정치개입 사건에 대해 자신의 견해를 밝혀야 합니다. 특히 안 전 교수는 민주화 운동과는 전혀 무관한 삶을 살아왔던 사람이기에 국정원 정치 개입 사건에 대해 자유로운 편입니다. 이번 사건에 대해서 회피할 이유가 전혀 없으며, 민주화의 덕을 톡톡히 본 사람으로서도 마찬가지입니다.
▲ 48%의 지지자를 외면하지 마라
문 의원과 안 전 교수는 박근혜 후보와 마지막까지 경쟁을 벌였고, 범야권의 득표율을 48%까지 끌어올린 당사자들입니다. 대선의 승패와 상관없이 두 사람은 정치권에 발을 딛고 있는 이상 자신을 지지해준 48%의 요구에 부응해야 할 의무가 있습니다. 특히 대선 패배를 받아들이지 못해 지금까지도 부정선거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한 분들을 위해서라도 두 사람은 국정원 정치개입 사건에 적극적으로 임해야 합니다.
민주주의는 선거라는 제도를 통해 최고지도자를 국민의 손으로 뽑기 때문에 민주주의인 것입니다. 이런 이유로 대선 후보의 자리에 오른 사람들은 민주주의를 수호해야 할 무한 책임을 지는 것이 당연합니다. 국정원의 국내정치 개입은 민주주의를 파괴하는 중대한 범죄이기에 두 사람은 사건의 전모를 밝히는데 최선을 다해야 합니다.
▲ 두드려라 그러면 열릴 것이다
정치는 생물이라 합니다. 그 향배가 어디로 튈지 모르기에 나온 말입니다. 마찬가지로 문재인 의원과 안철수 전 교수는 정치의 생물적 성향을 제대로 이해해야 합니다. 주어진 환경에 따르기만 한다면 정치란 필요 없고 생물로서의 정치는 통계적 수치에 따르기만 하면 됩니다.
허나 인류의 역사를 바꾼 위대한 정치 지도자들은 주어진 환경을 바꿔 생동감 넘치는 생물로서의 정치를 창출해냈습니다. 정치가 국민을 이끌고 나가려면 그 역동성이 최고의 덕목이 돼야 합니다. 두드리지 않는데 열릴 문은 없습니다. 하물며 수많은 지지자들이 두드리라 하는데 그것을 외면하면 절대 민심의 문은 열리지 않습니다.
▲ 다시는 국정원의 정치개입이 있어서는 안 된다
이승만 정권으로부터 박정희의 18년, 군부 권위주의 정권에서 김영삼과 김대중 정부까지 정보기구의 국내정치 개입은 이 땅의 민주주의를 위협하는 최악의 위협이었습니다. 참여정부 시절을 제외하면 이명박 정부에서도 국정원의 국내정치 개입은 여전히 성행했습니다. 민주화 이후의 민주주의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 이유에 상당 부분이 정보기구들의 공작정치와 공안정국 조성에 있습니다.
권력을 잡은 자는 정보기구를 활용하고자 하는 욕구에서 자유롭지 못합니다. 노무현 대통령만이 이를 해냈지만 그 대가는 처절했습니다. 하지만 민주주의는 반칙과 특권에 기대지 않겠다는 단호한 의지와 실천이 따라야만 제대로 작동할 수 있습니다. 수평적 상호관계가 수직적 위계질서를 넘어설 수 있을 때 민주주의는 활짝 꽃을 피웁니다.
이를 위해서는 가장 고급 정보가 집중되는 국정원의 민주화와 투명성 확보만큼 중요한 것은 없습니다. 다시는 이 땅에서 권력의 사유화를 위한 정보기구의 활용이 되풀이 돼서는 안 됩니다. 남북 분단을 철저히 이용해서 공안정국을 조성하고 국민의 권리를 침해하는 국정원의 빗나간 행태에 종지부를 찍으려면 이제는 문재인 의원과 안철수 전 교수가 나서야 합니다.
이는 민주당의 부활과 노원병 보궐선거와 상관없이 민주주의를 채택한 대한민국의 정치 지도자들이라면 누구라도 외면해서는 안 될 가장 기본적인 규범입니다. 문재인 의원과 안철수 전 교수는 이번 사건에 대한 자신의 견해를 분명히 밝혀야 합니다. 필요하다면 전면에 나서는 것도 마다하지 말아야 합니다.
문재인 의원님, 이제는 활동의 범위를 넓혀야 할 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