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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3.13 15:14
정부조직법 처리지연과 한반도 전쟁 위협, 안철수의 정치 재계, 김병관의 기자회견, 청문회 무력화, 쌍용차 국정조사 무산, MBC의 몰락과 김재철 문제, 원전에 대한 여전한 불안, 가계부채와 국민연금 논란, 실종된 경제민주화, 한미FTA 재개정 문제, 박근혜 대통령의 불통.. 열거하자면 끝이 없을 정도로 줄줄이 쏟아져 나오는 정치 현안들로 대한민국이 몸살을 앓고 있습니다.
이것들에 대한 온갖 의견들이 난무하는 가운데 많은 국민들은 민주장의 혁신과 부활을 기대하면서도 한편으로는 그 중심에서 사라진 문재인 의원의 부재에 대해 안타까워합니다. 지난 총선은 반드시 야권이 승리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는데 민주당 주류의 판단 미스가 패인이라는 데는 저도 동의합니다. 그것에 대해서는 이론의 여지가 없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대선 패배는 얘기가 다릅니다. ‘안철수 현상’이 지난 대선의 화두였다는 것에는 절대적으로 동의하지만 인간 안철수가 현상을 제대로 풀어내지 못한 것이 여권의 결집을 불러왔음도 고려해야 합니다. 또한 친노의 패거리 정치에 밀려 비주류로 전락했으며 그래서 대선에서 아무런 역할도 할 수 없었다고 항변하는 비주류들의 비협조도 패인의 하나인 것은 분명합니다.
노무현 대통령을 탄핵할 때 주도적으로 참여한 자들이 현재 민주당 비주류에도 있습니다. 그들의 적은 새누리당이 아니라 친노로 대변되는 민주당 내 인물들인 것이 분명해 보입니다. 민주당에 대한 국민의 실망과 분노가 하늘을 찌르는 데도 여전히 대선 패배에 대해 네 탓 공방만 계속하고 있으니, 리더십이 실종된 민주당에 대해 어느 누구인들 지지를 보내겠습니까?
현재 민주당 내에서 국민적 지지를 받는 사람으로서 박근혜 대통령과 각을 세우며 전체를 이끌어갈 수 있는 사람은 문재인 의원 이외에는 단 한 명도 눈에 들어오지 않습니다. 누구는 손학규나 김한길 등을 얘기하고 있지만 그 정체성과 중량감에서 문재인 의원에 비하면 한참 모자라는데 동의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대체 나라가 풍전등화의 위기처럼 흔들거리고 있는데 민주당 내 비주류들은 대선 패배 책임 공방만 버리며 민주당의 소중한 자산이자 국민적 인기를 얻고 있는 문재인 의원을 언제까지 방치해둘 생각인지 답답하기만 합니다. 일단 민주당이 살아야 그 다음을 볼 수 있는 것 아닙니까? 어느 나라가 대선에서 48%의 표를 얻은 후보를 일선에서 물러나라고 합니까?
천 번 만 번 양보해서 대선 패배의 책임을 물어 문재인 의원이 낮은 자세로 정치 전면에 나서는 것을 일정 기간 유보하는 것에 대해서 찬성한다고 합시다. 그렇다면 그 기간이 얼마나 되어야 대선 패배에서 조금이나마 벗어날 수 있는 것인지요? 왜 하필 문재인 의원에게만 성직자에게나 요구할 수 있는 그런 높은 수준의 책임을 요구하는 것입니까? 종편에 출연하지 않아 대선에 패했다고요?
김대중 대통령과 정치를 같이 했던 많은 사람들이 박근혜 캠프와 새누리당으로 이적한 상태에서 문재인 의원마저 민주당에서 존재의 근거마저 사라진다면 대체 민주당은 무엇으로 다음 총선과 대선을 치르겠다는 것입니까? 박 정부와 여당의 독주를 어떤 힘으로 견제하고 언론 환경이 일방적으로 기울어진 상황에서 대국민 접촉면은 어떻게 키워나갈 것입니까?
국민들이 민주당을 믿지 않고 심지어는 무시하기 시작한 것은 촛불집회 때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노무현 탄핵에 반대하는 촛불집회까지 돌아가지 않는다 해도 이명박 정부의 독선과 일탈을 견제하지 못해 촛불소녀들이 처음으로 광장에 나오기 시작했을 때부터 민주당은 국민의 지지를 받지 못했습니다. 너무 무능하고 안일하고 야성도 잃어버렸으니까요.
모든 문제를 노무현과 이명박에게만 떠넘길 줄 알았지 자신의 능력으로써 잘못된 것들을 바로잡아보려는 시도조차 국민적 동의를 받지 못했기에 촛불집회가 일어난 것입니다. 민주당이 지난 총선에서 127석에 이르는 의원수를 확보한 것도 반MB정서 때문이지 민주당의 자체 능력으로 얻어낸 결과가 아닙니다.
이미 민주당의 소중한 자산이자 두 기둥이었던 김대중과 노무현의 정신을 거부하는 것은 친노보다 더 패거리다운 짓을 서슴지 않는 비주류들의 편협함을 보여줄 뿐 국민적 관심사를 끌어들일 능력도 정치력도 없습니다. 지난 대선 때 비주류의 요구대로 이해찬과 박지원이 2선으로 물러났고 친노라 분류되는 문재인의 수족들이 모두 잘려나갔습니다.
게다가 안철수와 내통한 의원들이 얼마나 많았습니까? 그러니 진위여부가 확인되지 않았지만 안 전 후보 측에서 후보 자리를 양보하면 민주당에 입당하겠다는 말이 나왔겠습니까? 국민들이 다 바보는 아닐 진데, 한상진 교수에게서 촉발된 진실 공방에서도 문재인 의원 측 해명을 막아버린 조치가 어찌 민주주의 정당에서 일어날 수 있는 일입니까?
도무지 회생의 기미가 보이지 않고 안철수가 노원병 보선에서 승리하면 민주당은 껍데기만 남을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어쩌면 민주당이 비주류들의 요구를 받아들여 안철수 후보를 지지할지도 모릅니다. 그것만큼 문재인 의원과 소위 친노라고 분류되는 민주당 주류들을 싹 쓰리 할 수 있는 것이 없기 때문이죠. 김부경 전 의원에게 친노의 대리자라는 딱지를 붙여 대표 선거에서 물러나게 만든 것이 이를 입증합니다.
낮은 자세를 유지하고, 정치 현안에 대해 목소리를 내지 않고, 민주당의 다음 지도부가 결성되지 전까지 대선 패배에 대한 자숙의 기간을 가지며 정권교체를 바랐던 국민들에게 용서를 구하는 것은 대선의 패자로써 당연히 받아들여야 할 의무입니다. 그리고 필자의 생각에선 문재인 의원이 지금까지 그런 의무에 충실하게 대처해왔고 말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작금의 정치 현실과 한반도의 위기, 민주당의 파괴 가능성 등을 고려하면 김대중과 노무현의 정신이 여전히 뿌리 내리고 있는 민주당을 구원해내야 할 책임이 문재인 의원에게 있습니다. 그것이 다음 번 대선 주자로 다시 올라서는 것과 아무런 상관이 없다고 해도 진보 진영의 부활을 이끌어야 하는 문재인 의원의 시대적 사명입니다.
이런 이유들로 해서 묻습니다, 문재인 의원님 뭐하세요? 그 엄중함이 극에 이른 한반도의 위기 상황에서, 전통 야권이 뿌리 채 흔들리는 상황에서 문재인 의원님은 대체 무엇을 하고 있습니까? 지난 대선에서의 빚을 갚기 위해 안철수 후보를 돕던, 지난 대선의 관계는 끝났기에 민주당 후보를 적극적으로 지원하던 간에 국가와 진보 진영을 위해서라도 이제는 정치 전면에 나설 때라고 봅니다.
그래서 다시 한 번 묻습니다, 문재인 의원님 뭐하세요?
민주당이 아무리 미덥지 못하다 하더라도 비주류의 행태는 너무 심합니다.
안철수도 나왔는데 문재인 의원이 대선 패배의 책임을 언제까지 지어야 하는 것인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