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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년 전 오늘 노무현 대통령이 탄핵됐다

댓글 8 추천 9 리트윗 0 조회 537 2013.03.12 15:34

“투표 결과를 말씀드리겠습니다. 재석 195표 중 가 193표, 부 2표로 헌법 제65조에 의해 탄핵안이 가결됐음을 선언합니다.”

 

 

9년 전 바로 오늘, 대한민국 국회에서 초유의 사건이 일어났다. 최초의 비주류 출신의 대통령에 대한 정치 엘리트들의 반란으로 해서 민주주의가 무너지는 믿을 수 없는 일이 현실화됐다. 경호원에 둘러싸인 국회의장이 의사봉을 세 번 내려치는 것으로 헌정 사상 최초로 국회 쿠데타가 이루어졌다.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국회를 통과했다.

 

 

2004년 3월 12일, 당파적 이해로 똘똘 뭉친 여야의 엘리트 국회의원들이 바보이며 그들의 입장에서 보면 전형적인 듣보잡인 비주류 출신의 대통령을 정치적으로 살해했다. 도무지 믿을 수 없는 청천벽락 같은 소식을 접한 국민들이 들고 일어났다. 저들의 탄핵소추가 국민들의 뜻에 반한 것이었기 때문에.

 

 

마침내 전국은 촛불이 일으키는 거대한 열기와 민심의 바다에서 솟아오른 거대한 물결을 이루었다. 그 도도한 흐름은 모든 권력이 국민에게서 나왔음을 알리는 헌법의 실현이었으며, 어떤 권력도 국민의 뜻에 반하면 그 대가를 치르고야 만다는 정치 엘리트들에 대한 강력한 경고였다. 이 땅의 민주주의는 그렇게 국민들 사이에서 되살아나기 시작했다.

 

 

민심이 천심임을 알린 4월 15일의 국회의원 총선에서 촛불의 염원에 힘입어 당시의 여당이었던 열린우리당의 압승으로 귀결됐다. 민심이란 가만히 있으면 만만해 보이지만 일단 타오르면 어떤 권력보다 무서운 것이었다. 과반이 넘는 152석을 차지한 열린우리당이 제1당으로 올라섰고 제1당이었던 한나라당은 121석으로 쪼그라들었다.

 

 

제2당이던 민주당은 불과 9석이라는 초라한 군소정당으로 전락했고, 자유민주연합은 4석을 얻는데 그쳤다. 민주주의를 파괴하고 국민을 우습게 여긴 대가가 얼마나 무서운지 정파적 이익에 사로잡힌 이 땅의 정치 엘리트들은 죽어서도 잊지 못할 경험에 전율했다. 민심이 확인된 이후에 헌법재판소도 국회의 탄핵심판을 기각됐고 비주류 대통령은 두 달의 공백을 끝내고 다시 청와대에 입성했다.

 

 

그렇다, 우리는 그때 당파적 이익에 매몰된 정치인들이 국민의 뜻에 반하는 짓을 하면 그 엄중함의 크기에 따라 반드시 대가를 받는다는 것을 분명하게 가르쳐주었다. 국민에게서 모든 권력이 나오므로 국민의 뜻에 반하는 정치인이란 언제든지 퇴출될 수 있으며 그것이 민주주의의 본질임을 증명했다. 국민의 선택을 받으면 누구나 정치인이 될 수 있지만 국민이 외면하면 어느 누구도 정치인이 될 수 없다는 것이 그날의 교훈이었다.

 

 

헌데 그때 탄핵소추안을 주동했던 자들이 지금도 민주당과 새누리당에서 활약하고 있다. 그들은 그때 국민이 가르쳐주었던 것이 무엇이었는지 새까맣게 잊어버린 모양이다. 아니면 그들은 위기에 처해 몸을 낮추면서 다시 국민들 위에서 군림하는 날을 꿈꾸었을지도 모른다. 역사는 되풀이 될 뿐이라는 냉소적인 말이 통용될 수 있는 것도 이런 정치인들의 파렴치함에서 비롯된다.

 

 

노무현 대통령이 자살로 생을 마감할 수밖에 없었던 것도 이 사건으로 인해 톡톡히 치러야 했던 모욕과 수치에 대한 복수에서 비롯된 것일 수도 있다. 그들에게 다수결원칙이란 권력의 사유화를 위한 수단으로 작동해야지 국민이 주인이 돼 자신들을 종처럼 부리는 일에 사용돼서는 안 된다. 상식과 원칙이 통하는 나라는 나쁜 나라이며 반칙과 특권이 난무하는 나라가 좋은 나라인 것이다, 그들에게는.

 

 

9년 전 오늘은 이 땅의 국민들이 그들에게 주어진 당연한 권리를 통해 그들의 대표자를 뽑아도 소수 정치 엘리트들의 눈 밖에 나면 살아남을 수 없다는 것을 보여준 날이다. 9년 전 오늘은 국민에게는 치욕적인 날이며 주류 엘리트들에게는 더없이 행복한 날이다. 그리고 강산이 변한다는 10년의 세월에 접어든 첫 날, 대한민국의 정치권은 여전히 소수의 정치엘리트들로 해서 빈사상태에 처해 있다.

 

 

정말로 언제 가야 진정한 의미의 민주주의가 이 땅에서 실현될까? 모든 권력이 국민에게서 나오고 국가는 국민의 행복추구권을 보장하고 실현해야 한다는 헌법 정신의 수호자로써 기능하게 될 수 있을까? 헌법에 나온 경제민주화에 따라 국민 모두에게 인간으로서의 존엄성을 지키며 살아갈 수 있는 삶의 질을 보장해줄까?

 

 

아무리 주위를 둘러봐도 막막하기만 하다. 정말로 보통사람들이 정치를 할 수 있는 날은 도래하지 않을 것인가? 민주주의의 역사가 승자의 역사이며 소수에게 권력과 부를 독점시켜주는 것으로 끝나고 말 것인가? 9년 전 오늘, 철저히 비주류의 삶을 살아오다 최고 지도자의 위치에 오른 노무현 대통령이 자살로 삶을 끝낼 수밖에 없게 된 사건이 일어났다.

 

 

극소수에 의한 절대 다수의 지배, 그것이 21세기의 대한민국 민주주의다. 우리는 여전히 조선시대를 살아가고 있다. 극도의 불평등에 이리 치이고 저리 치이면서.

 

                   

              개인에게는 외부적인 것들이 집단에게는 내면화되는 것이 정치입니다.

                그래서 잘못된 역사적 사건에 대한 집단적 망각이 무서운 것이지요.

         깨어 있는 시민으로 살고자 하면 반드시 기억해야 하는 것이 있기 마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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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바보 jiree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