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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 봄이 오느냐고 묻는 질문에 대하여

댓글 4 추천 7 리트윗 0 조회 132 2013.03.01 22:03

 

이 겨울은 내게 참혹했다. 나는 내가 예전에 지녔던 의미와 가치와 신념체계들에 넌더리가 났다. 그럴 만한 이유가 있었다. 예전의 가치들이 지금껏 나를 기만했기 때문이다. 정의는 인간 세상의 보편적 진리이며 언제나 불편부당한 것들에게 철퇴를 가하는 우리 공동체 삶의 물적, 정신적 토대라고, 공동체를 위한 배려와 헌신, 사회적 약자를 위한 이타심은 이미 폭넓게 인식된 우리의 사회적 약속이며, 희귀한 천재성은 매춘과 같은 게 아니라고, 미덕은 가면이 아니며, 자유는 허울좋은 이름이 아니라고, 사랑이란 인간의 심장에 자리 잡고 있다고 배웠고 나는 이를 당연한 듯 믿었다.
 
허나 내 사전에서 이런 단어들이 싹 지워진다고 해서 이제는 그다지 신경쓰일 것같지 않다. 아니, 이런 말들을 전혀 들어본 바가 없다고 해도 전혀 아쉬울 것이 없을 것이다. 이제 그 단어들은 내 귀에 들리는 환청이나 엉터리 말장난이 되어 버렸다. 공적, 사회, 정치적 영역에서 이기심, 위선, 비열함, 악의, 비겁함, 몰이해, 무시, 무관심, 어리석음, 노예근성, 뻔뻔스러움이 성공하는 광경을 목도한다. 정의를 포함한 공동체의 미덕은 참혹하게도 발아래 짓밟혔다.

저 진저리쳐지는 70~80년대를 살아낸 자로써 나는 다시 냉소주의로 돌아간다. 나는 어떤 희망도, 긍정도 포기한다. 이 삶의 관점은 비관주의와 모순되지 않을 것이다. 확언컨대 공동체를 배반하고 대중을 희생물로 삼기 위해 그들의 미사여구에 동원하는 세력이 존재하는 세상, 이런 인간적 품위와는 일점의 인연도 없이 맹렬하게 사적 취득만을 목표하는 저급한 양아치들만이 득실거리는 정치 공동체, 공간이라면 나는 일체의 삶에 대한 긍정도 배제한다. 아, 마음 같아서는 눈, 귀 철저히 틀어 막고, 그저 허툰 입닥치고 살아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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