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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291
2013.02.21 18:47
가입하자마자 첫 글이 이런 거라서 노짱과 여러분께 참 면목이 없습니다.
사연은 다름이 아니오라 이번에 조전청장의 유죄판결 보도에 대해서
'어차피 차명계좌 아니어도 돈 받아먹은 거 이미 다 아는 사실인데 뭘 굳이 떠들어서 긁어 부스럼을 만드는가...'
라는 댓글을 발견하고 욱하는 마음에
'ㅎㅎ 이거 유족이 걸면 고소 들어갈 수 있는 발언입니다. 캡쳐 했으니까 판 키우시고 싶으시면 발제글 올리세용~
아참 고인에 대한 명예훼손은 더 큽니다.'
라고 댓글을 단 것을 상대방이 사이버협박죄로 고소하겠다고 시비를 걸면서 시작되었습니다.
사실, 저는 이 일로 기소가 되지 않을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혹여나. 기소를 당해 벌금이 나오더라도 사과할 마음은 없습니다.
법적으로 제게 잘못이 있다면, 겸허히 받아들이겠습니다. 과정상의 문제가 있다면 고쳐야지요.
하지만 저런 말을 하는 걸 보고도 아무 말 하지 않는 게 과연 올바른 것일지 모르겠습니다.
가장 마음이 아픈 건. 저런 가벼운 댓글을 보고
사건의 전후사정을 모르는 누군가는 '아 노무현이 받아먹긴 먹었구나'라고 생각할 것이란 겁니다.
저 친구는 이미 팩트상 자신이 틀린 게 없다며 계속 공개 게시판에 논리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제가 당하는 건 견딜 수 있습니다. 하지만 누군가 그 글을 보고 오해를 하게 된다면,
그건 어떻게 고쳐야 할까요?
저는 그냥 소시민일 뿐입니다.
정말 법에 걸리는지도 잘 몰라서 지인들에게 물어봐야 했습니다.
안 걸릴 껄 알면서도 혹시나 하는 마음에 두근거리기도 했습니다.
네, 저는 참 작은 사내입니다.
제가 할 수 있는 일은 아마 없을 것 입니다.
혹시 노무현재단에서 저 친구에게 다시 다른 곳에서 저런 발언을 하지 않을 수 있게
공식적인 입장을 전달 받을 수 있을까요? 거창한 꿈이란 걸 압니다.
왜 정의에 이르는 길은 멀고 어려운 걸까요...
노사모와 시민광장회원으로 활동하다 몇 번의 멘붕을 겪고
정치 커뮤니티는 잘 오가지 않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 일로 주춤하긴 커녕 가슴에 뜨거운 기운이 더 느껴지는 것 같습니다.
고소고발을 남발해서 나와 다른 생각을 하는 사람의 사고를 막겠다..
굴하지 않겠습니다. 제 실수와 잘못이 있다면 깨끗하게 받아들이겠지만
이 일을 계기로 제 사상을 자체검열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긴 하루네요.
앞으로 이런 일이 더 많을 것 같단 생각에 잠시 우울해집니다.
좋은 저녁 보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