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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2.18 08:30
“<워터루>란 영화에 보면 나폴레옹과의 전쟁에서 승리한 웰링턴 장군이 길가에 즐비한 시체를 보면서 이런 말을 하죠. ‘패배 다음에 가장 비참한 것은 승리다!’라고요. 지금 민주당보다 더 비참하고 두려운 것은 박 당선인과 새누리당 인사들일 겁니다. 인선부터 벌써 흔들리고 있고, 박 당선인 지지율이 투표율보다 낮게 나오지 않습니까. 이겼지만 비참하고 끔찍한 승리죠.”
참여정부시절 정책수석을 맡아 성군 노무현 곁을 5년 동안 지켰던 김병준 교수가 경향신문의 인터뷰 기사에서 한 말씀 중 한 부분입니다. 기자의 질문, ‘민주당이 어떤 모습으로 변화하길 기대합니까’에 대한 답변이었죠. 이에 대해서는 ‘새로운 시대가 요구하는 신상품으로 승부해야’ 한다며 ‘방청객 수준’에 머물고 있는 민주당을 제대로 질책하셨습니다.
‘자랑스러운 성취는 그러나 동시에 비극적 실패이기도 했다. 북한은 카리스마의 자연적 수명에 저항하여 영원한 권위를 성취하겠다는 각오로 인위적이고 과장된 대중동원의 예술정치로 무장한 극장국가로 변모해 가기 위해 스스로를 몰아쳐갔다. 이러면서 정치적으로 독립적이며 사회적으로 민주적이며 경제적으로도 풍요로운 공동체를 건설한다는, 20세기 혁명국가로서의 근본 목적으로부터 점점 멀어져갔다.’
한겨레신문 문화섹션의 책소개에 나온 글입니다. 소개하는 책은 ‘극장국가 북한’(권헌익·정병호 지음/창비·2만원).
기자의 시각으로 극장국가 북한에 대해 조금 더 소개하면, ‘‘선군 사회주의 혁명정치’를 대표하는 그 반발세력의 중심이 바로 ‘사회주의 체제 역사상 최초 세습’의 주역 김정일이며, 그가 세습을 정당화하기 위해 완성한 독특한 체제가 ‘극장국가’ 북한이다. 베버가 보기에 “혁명적 카리스마의 관례화(일상화)”는 근본적으로 자기모순적(또는 자멸적) 과정이다. 카리스마 권력은 결국 전통적 권력으로 되돌아가거나 합리적 관료구조 형태로 발전하는 방식으로 다른 종류의 권력에 자리를 내줘야 하는 ‘경계과정’이라는 것이다. 그런데 북한은 예외였다. 개인숭배로 정착된 북한 김씨 가문의 카리스마 권력은 3대째 이어지고 있다. 이 ‘성공’의 비결이 바로 극장국가요 그 완성자가 북 ‘혁명예술’의 최고 권위자였던 김정일이다.‘
문 후보님이 대선에서 패했을 때 이런 우스개 소리가 있었죠. ‘차라리 잘 됐다. 향후 5년 동안 쥐바기 정권이 싸질러놓은 엄청난 양의 똥을 치우며 개고생 하시다가 임기 끝낼텐데.’ 그럼에도 패배의 후유증이 참 깊고도 큽니다. 노짱님의 국민이었을 때 얼마나 편했는지를 경험했기 때문이겠죠.
지구 역사상 인간이 만든 것 중에 영속적인 게 있었나요. 하물며 체계나 체제라는 것들은 말해 무삼하리요. 인간사의 승리와 패배라는 것도 주관적일 수밖에 없고, 역사는 늘 승리자의 편에서 편집되니. 정치인들이 선거 때만 되면 돌연 선량(選良)으로 변하는 이유 아니겠습니까. 정치인들도 알고 유권자들도 압니다. 그래서 모든 선거에서는 행복이 첫 번째 화두이자 공통분모입니다. 그런 점에서 말이라도 이명박근혜정부의 성공, 당선ㄴ의 선거공약 수준에서의 성공을 빕니다. 그와 국민, 그리고 민주당을 위시한 야권을 위해서라도 좋은 일일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