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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칼럼] 인사청문회 유감에 대한 유감 /지금여기

댓글 0 추천 4 리트윗 0 조회 62 2013.02.06 19:45

[신상털기 하면 예수도 청문회에 걸린다고요?]

 

새정부 출범을 앞두고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인사에 난항을 겪고 있다. 윤창중 인수위 대변인부터 이동흡 헌법재판소 소장 후보, 김용준 국무총리 후보까지 공직자 자격시비를 불러일으키고 인사청문회에서 곤욕을 치렀다. 이 바람에 박근혜 대통령 당선자는 새누리당 소속 강원지역 의원들과 점심을 먹는 자리에서 “공직 후보자를 불러다가 너무 혼을 내고 망신을 주는 식의 청문회가 이뤄지니까 나라의 인재를 불러다 쓰기가 참 힘이 든다”고 했다.

 

   
▲ 김용준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위원장이 지난 1월 21일 오후 서울 *** 인수위원회 기자실에서 청와대 비서실 개편안에 대해 발표하기에 앞서 여는 말을 한 윤창중 대변인이 자리를 비켜주고 있다. (사진제공 / 민중의 소리)

새누리당은 청문회가 지나치게 ‘신상털기’ 위주라고 비판하면서 개인신상은 비공개로 하고, 정책과 능력만 공개 청문회로 검증하자고 나섰다. 한편 박근혜 당선자와 식사를 나누는 자리에서 한 참석자는 “예수도 인사청문회에 가면 문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인사청문회는 대통령을 견제하기 위해 2000년부터 시행된 고위공직자 검증시스템이다. 그 대상은 국회의 임명동의가 필요한 대법원장, 헌법재판소장, 국무총리, 감사원장, 대법관(13명) 등 고위공직자 17명과 국회에서 선출하는 헌법재판소 재판관(3명) 및 중앙선거관리위원(3명) 등 23명이다.

 

박근혜 당선자와 새누리당이 ‘신상털기’라는 표현을 사용했지만 인사청문회에서는 대상자의 불륜이나 더러운 성격 등을 문제 삼지 않는다. 다만 이들이 공직을 수행할 사람들이기 때문에, 그동안 불법이나 탈법행위가 있었는지 살피고, 자신의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재산을 증식하거나 권력을 남용했는지를 밝히는 것이다.

 

이명박 정부 이후로 인사청문회에서 행하는 도덕적 검증에서 늘 문제가 되었던 ‘4대 불법과목’이 있다. 병역면제와 위장전입, 부동산투기와 탈세다. 그래서 인사청문회에서는 언제나 후보자 및 가족들의 병역문제, 재산증식 과정을 살핀다. 그런데 이런 것을 꼼꼼히 따지면 ‘나랏일에 등용할 인재가 없다’는 게 박근혜 당선자의 생각이다. 그러니 능력과 정책만 보고 공직자를 등용시켜야 한다는 논리다.

 

이는 해방공간에서 친일파 문제를 다루는 두 입장과 매우 유사하다. 그것은 새 나라에서는 친일잔재를 청산하기 위해 ‘반민족자 처벌법’을 만들어 친일부역자를 솎아내야 한다는 입장과 친일파를 다 솎아내면 정작 능력있는 인재들이 없으니 과거사는 덮어주자는 입장이다. 당시 교회잡지였던 <가톨릭청년>(1948년 7월호)에서 조원환은 ‘건국은 기독정신으로’라는 글을 통해 친일파들에게 공직을 맡기지 않는 것은 야당이 정권과 영예를 독점하려는 야심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과거 일정(日政)시대에 우리의 독립을 방해한 반역자도 없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일정시대의 고관이나 공직자라 하여 모조리 공민권을 박탈하여 매장해버리는 것은 그 진짜 뜻이 어디 있는가?” 물으면서 “혁명가가 모두 정치가가 아니고 어학에 능통하다 하여 반드시 행정가가 될 것은 아니다. 터닦은 자 어찌 목수가 될 수 있으며 목수가 어찌 토목이나 도배장판을 담당할 수 있겠는가. 우리나라는 강토는 적으나 대도량을 가져야 한다. 적국에서라도 그 장점을 수입하여야 하거늘 동포 중에서 유능한 인재를 모두 매장해 놓고 정권과 영예를 독점하려 하니 이런 야심이 존재하는 동안에는 국가의 운영이 이상적으로 진행되기 어려울 것이다”라고 말했다.

 

   
 ⓒ황동환

해방공간에서야 ‘그럴 수 있겠지’ 하더라도, 2013년 한국사회에서 능력있으면서 도덕적인 공직후보가 없으니 도덕성 검증은 접어두자는 논리는 가당치 않다. 한술 더 떠서 이들은 ‘예수조차 신상털기를 하면 청문회를 통과 못할 것’이라는 억측을 내놓고 있다. 지금 인사청문회는 ‘무결점 후보’를 찾는 게 아니라, 최소한 공직자로서 필요한 공정성과 준법성을 묻고 있는 것이다. 국민의 공복으로 일해야 하는 자가 자녀들을 좋은 학교 보내려고 위장 전입시키고, 의료기록을 조작하고 잔꾀를 내어 병역 면제를 받고, 부동산 투기로 돈을 벌고, 세금을 탈루한 자라면 고양이에게 생선을 맡기는 격이 될 것이 뻔하다.

 

이들이 예수를 공직후보자와 견주는 일은 그래서 적절치 못하다. 예수는 전혀 다른 세상을 꿈꾸었기 때문이다. 어쩌면 공직마저 필요없는 세상을 기대했기에, 예수는 처음부터 공직에 나서려 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분은 병역면제가 아니라 병역거부를 희망했을 것이다. 잔꾀를 부리지 않고 어김없이 소신을 밝히고 교도소로 갔을 것이다.

 

더구나 재산형성 과정을 캐어물을 필요조차 없었다. 식민지의 하층민으로 태어나 목수의 아들로 살다가 말년에는 노숙인처럼 집도 없이 떠돌았던 사나이가 아니던가. 그에게 매길 세금도 없었을 뿐더러 그는 오히려 과중한 세금으로 힘겨워 하는 백성들을 위해 하느님나라를 선포하고 순사했다.

 

어느 보수적 인사의 엉뚱한 예수 발언은 자기 죄를 예수에 빗대어 변명하고 있는 게 아닐까, 생각한다. 예수조차 털어내면 먼지가 날 텐데, 먼지 나기는 그분이나 저나 마찬가지라는 얄팍한 심사다. 그의 영혼이 오늘 문득 불쌍해진다. 예수를 자신들의 반열로 끌어내리는 그 입술이 불경하다.

<가톨릭뉴스 지금여기 http://www.catholic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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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에핀꽃 무엇ì?¸ê°€ 

꽃이 져도 그를 잊은 적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