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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1.22 12:16
이한구, 고교후배 이동흡 두둔 “TK패권 지키기”
[분석] 이한구, 당내 기류 벗어난 강경 옹호발언 왜?…이동흡, 이 원내대표의 경북고 3년
후배
(미디어오늘 / 조현호 기자 / 2013-01-21)
이동흡 헌법재판소장 후보자 인사청문회를 두고 제기된 수십여 가지의 크고 작은 흠결과 의혹에 대해 이한구
새누리당 원내대표가 의혹을 제기하고 있는 민주통합당을 되레 비난하고 나서 그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청문회를 앞두고 쏟아진 이 후보자의 의혹사항에 새누리당 내부에서도 일방적으로 임명동의를 밀어붙이기가 힘들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데도 새누리 의원들을 대표해야 할 이 대표가 이렇게 강경한 발언을 쏟아낸 것은 당내 여론에서 벗어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이 원내대표는 대선 당시부터 경제민주화를 놓고 김종인 전 경제민주화위원장과 갈등을 빚었을 뿐 아니라 박근혜 당시 후보의 인혁당 사건 관련 과거사 발언을 지적하는 국민들에게 “다들 배가 불렀다”는 거친 표현으로 비판을 받기도 했다. 이 때문에 같은 TK 출신인 이동흡 헌재소장 후보자 인사의 관철을 통해 당내 강경보수와 TK 패권주의 유지를 위한 복심이 깔려있는 것 아니냐는 해석도 제기되고 있다.
이 원내대표는 21일 오전 새누리당 최고위원회의에서 헌재소장 인사청문회와 관련한 민주당의 태도를 두고 “후보자의 능력이나 도덕성 검증하는 그런 절차로 생각하지 않고, 옛날 방식 그대로 ‘아니면 말고 식’의 흠집내기하고, 믿든 말든 헛소문 확산시키고, 민주당 정권 때 인사청문회와는 달리 이중 잣대를 들이밀고 있다”며 “인사청문회 목표는 무조건 낙마시키는 것이 아니다. 인사청문회를 사법부나 정부의 발목잡기로 활용해서는 안 된다. 인사청문회를 ‘루머폭탄작전’으로 악용하면 이제는 실패할 것”이라고 강도높게 비난했다.
이 원내대표는 민주당에 “철저하고 공정한 인사청문회를 준비하길 바란다”며 “이제 야당 역할은 국회 발목잡기가 아니다. 국회 발목잡기는 구태정치”라고 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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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누리당 이한구 원내대표가 21일 오전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철저하고 공정한 인사청문회"를 민주통합당에 촉구하고 있다 ©연합뉴스 |
그러나 이 같은 인식은 위장전입·증여세 탈루를 뛰어넘어 헌법재판관 재직시절 있었다는 이 후보자의 각종 ‘추태’ 의혹을 받아들이는 국민 여론 뿐 아니라 새누리당 내부의 신중론과도 거리가 멀다는 것이 안팎의 해석이다.
심재철 최고위원은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이 후보자에 많은 의혹들이 제기됐는데 그에 대한 명확한 근거나 증거들이 제시되길 바란다”면서 “우리 당도 이 후보자를 엄호하거나 감싸는 듯 한 모습을 보이지는 않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이 대표의 발언과는 다소 거리를 뒀다.
김재경·김성태 등 새누리당 청문위원들도 앞서 “무조건 통과시키지는 않는다는 방침”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이 때문에 이 원내대표가 당내 여론을 묵살하고 강경한 목소리를 낸 것은 당내 TK·강경파 입지를 강화하고자 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제기된다. 이 원내대표는 올해 67세로 1965년 경북고를 졸업했으며, 이동흡 후보자는 63세이며 1968년 경북고를 졸업했다. 경북고 3년 선후배 지간이다.
앞서 이 원내대표는 지난 16일 대표적인 보수단체인 국민행동본부에서 주최한 시국강연회에 참석해 이번 대선에 대해 “종북 세력들, 위장간첩들, 영토를 내어줘도 지장이 없다는 세력들에게 영토가 넘어갈 뻔 했다”며 反새누리당 성향의 국민에게 “앞으로 이 사람들은 계속 엉뚱한 짓을 할 것이다. 아직도 이들은 촛불시위에 대한 향수가 매우 강하다”면서 참석자(국민행동본부 회원)들의 적극적인 활동을 종용하기도 했다.
▲ 이동흡 헌법재판소장 후보자. ©이치열 기자 |
이철희 두문정치전략연구소장은 21일 “이 원내대표의 발언은 새누리당 내 노선투쟁과 권력투쟁의 일환에서 나온 것으로 보인다”며 “이동흡 후보자는 전형적인 TK에다 보수색채가 강하다. (당내) 강경보수파의 이해관계에 따라 이 후보자를 수성하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 소장은 “적어도 이렇게라도 해줘야 이 후보자 스스로도 추후에 자진사퇴할 명분을 만드는 것이고, 면을 세워주는 것일 수도 있다”며 “(청문회 진행과정에서 이 후보자 카드가 밀린다고 해도 이 같은 강경발언이) 그다지 나쁘지 않다고 보고 강공으로 가는 것”이라고 밝혔다.
익명을 요청한 대구경북 출신의 또다른 정치평론가는 “현재 경북고 쪽이 다시 독주하려는 분위기가 있지 않나 싶다”며 “이 후보자가 적임자인지 여부를 떠나 여기서 밀리면 경북고 입장이 난처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홍형식 한길리서치 소장은 “이 후보자의 경우 현재 국민정서에서 볼 때 쫀쫀하고 치졸하거나 권위적이며 구태적인 관습을 못버린 인사라는 인상을 받고 있다”며 “이명박 정부가 추천한 인물이지만 이 후보자는 진상스러운 이미지를 낳을 수 있다. 자칫 전임 정권에서 한 인사라고 해서 밀어붙일 경우 국민감정의 악화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부담스러울 것”이라고 평가했다. 홍 소장은 “이한구 원내대표의 발언 자체도 새누리당 의원들의 평균적인 정서라고 보기도 힘들다”고 말했다.
유창선 시사평론가는 “야당공격에 밀리지 않겠다는 정도의 의미”라면서도 “이 원내대표의 발언이 당의 입장은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청문회와 여론의 추이를 보면서 최종 판단을 할 것”이라며 “여론 악화되면 인준 동의 안할 가능성도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한구 원내대표의 입장을 듣기 위해 휴대폰 통화를 시도하고 문자메시지를 전달했으나 연락이 닿지 않았다.
출처 : http://www.mediatoday.co.kr/news/articleView.html?idxno=1072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