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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1.16 09:35
오랜만에 노래방을 갔다. 지쳐 보이는 건축업자에게 "상록수"를 불러 달라했다. 사람이 떠 오르고 눈가가 젖어 든다. 왜 그가 그리운지 모르는 알 수 없는 그리움 아니 알 수 없는 안타까움........
뭘까?
생각은 안타까움에 무게를 둔다. 그런데 사람 냄새를 맡을 수 없는 안타까움이 그리움 같기도 하다.
지난 해 4분기부터 어제까지 아들 친구집 문제를 해소하는데 관여 했다. 건축주, 건축업자, 친척과 인척이 꼬일 대로 꼬여서 현장은 부도가 났고 건축비는 공정에 비해 과지급 된 상태 그로 인해 여러 가정은 파탄날 지경이고 친척 인척과의 관계도 파경에 다다라 있었다. 돈으로만 해결하기 어려웠던 관계까지 해소해야 했던 일이다.
작년 12월 30일 1년을 끌며 방황했던 공사는 준공을 끝냈고 어제 소소히 남아 있던 마무리 공사까지 모두 해결했다. 그리고 부도를 냈던 건축업자에게도 재기의 길을 열어 주었다.
팽팽한 대립과 서로를 탓하던 사람들이 미안한 마음을 가지고 고마운 마음을 표현하면서 꼬인 문제는 해소 되었다. 서로 수고했다며 인사하고 고맙다고 인사하고 차비 아끼며 밥 값 아끼며 꿈친 돈 십여만원으로 조촐한 회식을 했다. 회 한 접시 그리고 노래방.......................
나는 목이 메여 부르지 못할 노래 "상록수"를 건축업자에게 불러 달라고 청했다. 한 소절 따라 부르다 찔끔 눈물을 흘려 담배를 사러 가는 척 자리를 피했다. 안타까움 그리움 뭘까?
최고의 자리에서 국민에게 겸손했던 사람 다정했던 사람 따뜻했던 사람 그러면서 당당했던 사람 수수했던 사람이 이제 없다.
'형님으로 모시겠습니다.' 회식 내내 건축업자는 호형호제를 요구한다. 관계가 버거워 아무런 대답을 주지 않았다. 내가 노무현을 마음에 품은 것처럼 그든 또 누구든 마음에 품게 된다면 호칭으로 억지로 묶으려는 관습 따위에 얽메이지 않는 자유로운 관계를 바란다.
마음에 담는 것이 만나서 서로를 확인한 것보다 더 나은 관계임을 믿기에 드러 내 놓고 친함을 주장하지 않아도 일면식 없이 누구를 마음에 품어도 친구보다 더 소중한 사이가 될 수 있다는 걸 믿는다.
노무현과 나의 관계다.
그래서 찔끔 눈물이 흐른 것도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