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수 --- 노래 이동원, 박인수 (정지용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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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1.13 20:06
- 정지용 시인
- 출생-사망
- 1902년 6월 20일 (충청북도 **) - 1950년 9월 25일
- 학력
- 도시샤대학교 영문학
- 데뷔
- 1926년 학조 창간호 '카페 프란스'
- 경력
- 1945 이화여자전문학교 교수
1945 경향신문 편집국 국장
1939 문장지 추천위원
1933 구인회

향수 - 정지용
넓은 벌 동쪽 끝으로
옛이야기 지즐대는 실개천이 휘돌아 나가고
얼룩백이 황소가
해설피 금빛 게으른 울음을 우는 곳
그 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 리야
질화로에 재가 식어지면
비인 밭에 밤 바람 소리 말을 달리고
엷은 졸음에 겨운 늙으신 아버지가
짚베개를 돋아 고이시는 곳,
그 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 리야
흙에서 자란 내 마음
파아란 하늘 빛 그리워
함부로 쏜 화살을 찾으러
풀섶 이슬에 함추름 휘적이시던 곳,
그 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 리야
전설 바다에 춤추는 밤 물결 같은
검은 귀밑머리 날리는 어린 누이와
아무렇지도 않고 예쁠 것도 없는
사철 발 벗은 아내가
따가운 햇살을 등에지고 이삭 줍던 곳
그 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 리야
하늘에는 성근별
알 수도 없는 모래성으로 발을 옮기고
서리 까마귀 우지짖고 지나가는 초라한 지붕
흐릿한 불빛에 돌아 앉아 도란도란거리는 곳
그 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 리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