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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엉이 바위 (수필)

댓글 4 추천 7 리트윗 0 조회 114 2012.12.31 13:27

부엉이바위

<우리 노짱님>

 

 

 

천년만년 웅크리고 있을 것 같던 바위가 세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풍화작용도 거뜬거뜬 물리쳤는지 마모되어오면서 속살을 꼭꼭 다졌는지, 나지막한 야산자락을 장성처럼 바치고 있는 자태가 위엄을 느끼게 한다. 어쩌면 수호신으로 이 마을을 지켰으리란 생각도 해본다. 세상 모든 것은 세월에 깎이고 소멸되는 것은 자연의 이치인데도 불구하고 저렇게 큰 몸집으로 우뚝 서 있는 것을 보면 동화의 일화처럼 큰 바위 얼굴을 간직하고 있을 것 같은 느낌도 든다.

 

어쩜 부엉이가 지켜줘서 더 견고해질 수 있었을까. 아니면 봉화산의 바람막이로서 더 굳어질 수 있었는지 30m 높이를 말하는 돌덩이가 지난 시간의 역사를 고스란히 말해주고 있다. 누군가를 돕고 지키기 위해서는 치열하게 사는 방법도 배워야한다 지난날 한 소년에게 남겼던 교훈을 말해주듯 묵묵히 봉하 마을을 내려다보고 있다.

 

그런데 우리는 이곳에서 새로운 부활이라는 의미를 알았다. 평범한 인간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최고의 위치와 또는 최상의 자리를 지키는 주인공을 이 바위에서 만났던 것이다. 많은 제자들이 던지는 돌을 맞으며 골고다언덕을 오르던 예수의 십자가보다 더 무거운 책임을 안고 그는 이 돌에 몸을 던졌다. 삶과 죽음은 결코 하나라는 명제를 남긴 채 밤하늘의 제왕으로 불리는 새들의 터전에 이승을 마감하였던 것이다.

 

‘부엉이바위’

그는 이곳에서 새로운 세계를 열었다. 죽어서도 죽지 않는 부활의 의미를 모든 국민들 가슴에 새겼다. 강물은 결코 바다에서 만난다는 이치도 똑똑히 보여주었다. 절대 깨끗한 정신은 절대 깨끗한 눈물을 만든다는 것도 확인시켰다. 그는 진정 모두에게 영생의 길이 무엇인지를 가르쳐 주고 떠났다.

 

이제 우리는 부엉이바위에서 살아있는 님의 얼굴을 만난다. 부엉이소리 자장가 삼았던 어린 시절 꿈나라 여행담도 들어보고 밤만 되면 노래하던 새의 울음이 궁금했던 기억도 알아볼 수 있겠다. 항상 밤 친구로 찾아와 갖은 하모니로 정적을 일깨우던 녀석들은 이제 영원히 이곳에서 우리와 함께 하게 되었다. 앞으로는 더 많은 식구들이 큰소리로 찾아와 더 큰 세상을 만들어 주리란 기대가 앞서기도 한다. 티 없이 맑은 정신으로 많은 이의 가슴에 눈물로 남겼던 그를 보며 캄캄한 밤을 비상하는 부엉이의 삶을 어찌 사랑하지 않겠는가.

 

부엉이 녀석들은 어쩌면 어두운 세상을 밝히기 위해 태어난 존재인가도 싶다. 넓게 열리는 동공은 희미한 빛에도 정확하게 반응하고, 쫑곳하게 솟은 귀는 칠 흙 같은 밤을 모든 방향의 소리로 받아드리기도 한다. 사방을 다스리며 밝아올 아침을 열기 위해 그렇게 큰 울음으로 다가서는가. 여명은 곧 자신들이 안식으로 돌아가는 시간이기도하니까.

 

노무현 대통령!

그는 부엉이바위에서 영원한 안식을 마련하였다. 그 옛날 밤의 찬가로 그토록 어린 가슴을 다독이고 설레게 하던 식구들과 영혼의 동반자가 되었다. 이제는 그들과 함께 어둠의 세계에서 빛을 창출하는 능력을 배워도 볼 것이고 어떻게 밤의 후손이 되었는지 부엉이가족들의 내력도 알아보지 싶다. 그래서 스스로 어둠을 밝히는 주인공으로 다시 태어나 이승의 못다 이룬 한을 부엉이를 통해 전하려하는지도 모른다.

 

또 교양과 품위 없는 대통령이어서 부끄럽다던 생전의 기억도 살려 생각 없이 던진 말과 행동으로 상처 입은 사람들의 심중도 헤아릴 것이며, 그 영혼들을 위해 매일 매일 기도하는 자세도 빠뜨리지 않으리란 생각도 해 본다. 우리가 사랑하는 이유는 뭐니 뭐니 해도 노짱님의 그 솔직 담백한 마음이 아니던가. 많은 사람의 가슴에 그토록 깊이 차지한 연유도 바로 꾸밈없는 순수함이 있어서이다.

 

우리가 노짱님을 사랑할 수밖에 없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지난 5년간의 잘 잘못을 정당화하기보다 끊임없이 뉘우침이 있다는 점이다. 일반적으로 자신의 주장을 내세우는 역대인물들 중에서 발견할 수 없는 겸손함이 이 나라 민중들의 가슴을 움직인 것이다. 그 결벽은 부엉이바위에서 기어코 힘든 역사를 만들지 않았는가.

 

노짱님에게는 어린 시절 한껏 뛸 수 있었던 놀이터이자 무거운 나뭇짐 내려두고 흐르는 땀을 식히던 바위이기도하다. 이제 이곳은 우리가 지켜가야 한다. 법관의 꿈을 키우며 미래를 설계하던 당시의 포부도 만나보고 지금의 아내와 부부의 인연을 엮어가던 연인시절도 기억해보자. 넓은 봉하들녁을 내려다보며 언제까지 메뚜기식구 줄지 않는 농촌으로 만들리란 희망이 담겼을 한 소년을 그리워해 보자는 게다. 단 한 평의 땅도 묵히지 않으리라는 결심으로 어느 곳에 있던 농부라는 의식에서 떠나지 않겠다는 굳은 의지의 한 청년을 절대 잊지 말자는 게다.

 

부와 권좌에서도 자신의 실책을 반드시 잘못으로 받아들일 줄 아는 지도자를 탄생시킨 부엉이바위를 영영 떠나지 않는 게 정말 우리의 할 일이다. 그리한다면 진정 노짱님의 진실은 영원할 것이다. 자신을 버려달라고 호소하던 그는 오히려 구도자의 길을 열었다. 그가 남기고 간 결백에서 그것이 충분히 전해지고 있다.

 

그는 확실히 백척간두에서 진일보했다. 많은 사람들이 그의 죄목에 십자가를 씌웠으나 천사들이 그 몸을 보호해 주었다. 삶과 죽음은 하나라는 명제를 이 차디찬 바위에서 세상에 널리 알렸던 것이다.

 

그렇다면 그의 말대로 진정 운명일까. 나는 노짱님의 진실이라 믿는다. 이유는 그 옛날 부엉이소리 벗 삼아 꿈나라로 떠나던 동심세계가 항상 그의 가슴에 살아있으리란 믿음이 있기 때문이다.

 

200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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