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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12.31 11:49
문재인 후보의 당선을 내가 바란 것은 사람이 좋아 보여서보다도, 한국 사회의 순조로운 발전을 위해 좋은 길이라고 생각해서였다. 보수주의자인 나는 불평등이 사회에 존재하는 것을 당연한 일로 여긴다. 그러나 그 불평등이 너무 많은 사람들에게 고통을 주고 사회의 안정성을 위협할 정도로 심화되지는 않기 바란다.
20세기 내내 한국 사회의 불평등은 심각한 위험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었다. 식민지 체제도 독재 체제도 이 위험을 키워오기만 했다. 1987년 이래의 민주주의 체제가 약간의 효과를 일으키기는 했지만 획기적 변화는 가져오지 못했다. 그러다가 지난 5년간 한나라당의 집권 아래 그 약간의 효과마저 도로 없애버리는 퇴행적 상황이 전개되었다. 1987년 이전의 독재 체제를 배경으로 하는 박근혜 정권보다는 민주주의를 앞세우는 문재인 정권이 이 사회의 순탄한 발전을 위해 지금 필요한 것이라고 나는 판단했다.
선거 결과가 어떤 원인에서 나왔는지 논란이 무성하다. 나름대로 타당성 있는 여러 가지 이야기가 나오고 있지만, 나는 그 어느 것도 결정적인 원인이라고 규정하기 힘들다고 본다. 모든 요인에는 득실이 엇갈리기 때문이다. 각자가 크게 보는 것을 크다고 주장하는 것은 장님 코끼리 만지기일 뿐이다.
내게도 나름대로 크게 보이는 것이 있다. 이것도 코끼리의 한 부위에 불과한 것임은 말할 나위 없는 일이다. 그러나 코끼리 만지는 것이 단순한 호기심에서가 아니라 병든 코끼리를 고쳐주기 위해서라면 어느 한 부위가 특별히 중요한 것일 수 있다. 왜 그 부위에서 병리적 문제를 느끼는 것인지 설명할 수 있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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