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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박근혜라면, MB에게 편지를 쓰겠다 / 김종철

댓글 2 추천 4 리트윗 0 조회 100 2012.04.04 13:37

내가 박근혜라면, MB에게 편지를 쓰겠다
[김종철 칼럼] 미래권력이 저절로 찾아오지는 않을
[0호] 2012년 04월 04일 (수) 김종철·언론인(전 연합뉴스 사장) cc******@naver.com
4월11일 국회의원 총선거를 한 주 앞두고 이명박 정권의 ‘불법 사찰’ 문제로 나라 전체가 들끓고 있다. 지난 3월 13일, KBS 새노조가 유튜브로 방송한 ‘리셋 KBS 뉴스 9’를 시발점으로 봇물처럼 터진 불법 사찰의 진상은 2008년 초여름의 ‘촛불 정국’ 이래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 아니라 ‘사찰공화국’이었다는 사실을 명백히 입증했다. 아돌프 히틀러의 나치 독일 또는 무솔리니의 파시스트 이탈리아에서나 벌어졌을 법한 전면적 민간인 사찰이 21세기의 한국에서 자행된 것이다. 전국언론노동조합이 4월 2일 기자회견을 열고 지적했듯이 ‘민간인 불법 표적사찰, 언론 장악 지휘 등 불법행위와 함께 청와대 비서실이 지시한 증거 인멸, 검찰의 축소·은폐 수사 등 수사 방해는 헌정질서를 유린한 국가적 중대범죄’이다.

야권과 시민단체들이 불법 사찰의 총책임자로 대통령 이명박을 지명하면서  ‘하야’ 또는 ‘탄핵’을 주장하는 데도 일언반구의 대답이 없던 그는 3일 국무회의에서 ‘공직자들이 중심을 잡고 민생문제와 중요한 국정과제가 추호도 흔들림 없이 지속적으로 추진될 수 있도록 해달라’고 지시했다. 불법 사찰 때문에 공무원들에 대한 국민의 분노와 불신이 하늘을 찌를 듯한 마당에 공직자들이 어떻게 중심을 잡고 ‘국정과제’를 흔들림 없이 추진할 수 있겠는가?

대통령이 그렇게 한가한 소리를 하는 것은 그의 ‘해묵은 습관’이라고 넘겨버린다 하더라도 집권당인 새누리당의 비상대책위원장이자 실질적 당 대표인 박근혜가 불법 사찰을 둘러싸고 갈팡질팡하는 모습을 보면 ‘도대체 무엇을 얻으려고 저렇게 몸부림을 치는 것인가’ 하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다. 그는 3일 충남 공주시 유세장에서 이렇게 말했다. “불법 사찰 문제로 나라가 혼란스럽다. 정말로 있어서는 안되는 일이 저질러졌다. 전 정권과 현 정권이 나를 사찰했다는 언론보도가 터지고 있다. 특검을 통해 확실히 밝혀야 한다.” 박근혜는 야당을 겨냥해서도 비판을 퍼부었다. “특검을 받아들여야 하는데 그러지 않고 있다. 사실을 밝히는 게 목적인지, 선거에 이용하는 게 목적인지 모르겠다. 작년과 재작년에 현 정부가 나를 사찰했다고 주장했다. 그런데 지금은 내가 불법사찰에 책임이 있다고 비방하고 있다. 구태정치요, 과거 정치는 사라져야 한다.”

박근혜가 이끄는 새누리당은 대변인을 통해 이명박 정부가 불법사찰에 대해 국민에게 사과하라고 촉구했다. 대통령이 아니라 정부가 사과의 주체가 되어야 한다는 뜻이다. 박근혜는 왜 이런 줄타기를 계속하고 있을까? 두말 할 나위도 없이 이번 총선에서 새누리당이 원내 제1당의 자리를 지키고, 그것을 발판으로 그 자신이 12월 대통령선거에 출마해서 승리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기 때문이다.

나는 박근혜가 아주 ‘달콤한 꿈’을 꾸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는 노무현 정부 시기이던 2004년 3월 한나라당 대표가 되어 ‘차떼기당’이라는 오명을 벗으려고 ‘천막당사’로 옮겨가서 ‘풍찬노숙’한 끝에 보수세력을 위기에서 구한 때처럼 자신이 지금의 극한적 상황에서도 같은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믿고 있는 것인가? 박근혜의 상표처럼 되어 있는 ‘선거의 여왕’은 지난해 10월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잔뜩 빛이 바래버렸다. 그가 나경원을 적극적으로 지원했는데도 20~40대가 시민후보 박원순에게 배가 넘는 표를 몰아줌으로써 박근혜 자신이 처참한 패배를 맛본 사실을 벌써 잊었는가?

박근혜가 진정으로 나라와 국민을 위해서 이번 총선에서 승리한 뒤 대통령이 되려고 한다면 먼저 이런 일부터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내가 박근혜라면’ 숨 가쁜 유세일정을 단 반나절이라도 중단하고 이명박을 만나서 ‘불법 사찰에 관해 주권자들에게 진심으로 사죄하고 응분의 책임을 지는 자세를 보여달라’고 권고하고 싶다. 그렇게 해야 ‘구태정치와 과거 정치 청산하는 길이 열릴 것이다.

만약 이명박이 박근혜의 면담 요청을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이런 편지를 보내면 어떨까?

존경하는 이명박 대통령님.

국정 운영에 여념이 없으신 중에 ‘민간인 불법 사찰’이 심각한 정치문제가 되어 걱정이 크실 줄 믿습니다. 저는 새누리당 선거대책위원장으로서 총선을 며칠 앞둔 지금 절박한 심정으로 대통령님께 호소를 드립니다. 제가 보기에 이번에 불거진 불법사찰은 대통령님을 정점으로 하는 정부가 조직적으로 주도했음이 명백합니다. 정부는 특검을 통해 진실을 가리자고 주장하고 있는데, 많은 국민들은 총선을 무사히 넘기고 보자는 뜻으로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저도 특검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자고 제안했지만 오늘로 그것을 접겠습니다. 대통령이 임명하는 특별검사에 대한 불신이 높을 것을 인정하고 야당이 바라는 국회 청문회에 동의하겠습니다.

조선·중앙·동아일보를 비롯한 ‘우리 쪽 언론’이 새누리당과 야권 후보들이 박빙의 승부를 펼치고 있다고 보도하고 있지만 김제동·김미화 같은 연예인들까지 정보기관이 사찰을 하거나 심리적 압박을 가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2,30대 유권자들의 표심은 야권으로 쏠리고 있습니다. 이대로 가면 우리 새누리당의 패배는 필연적일 것입니다.

저는 국가원수이시자 새누리당 당원이신 대통령님께 간곡히 당부드립니다. 총선일이 임박하기 전에 불법 사찰에 관해 반드시 ‘대국민 사과성명’을 발표하시면서 ‘새누리당이 본인 때문에 정치적 상처를 입지 않기 바란다’라고 말씀해 주시기를 기대합니다.

‘내가 박근혜라면’을 전제로 만들어본 이 편지는 실현 가능성이 없을 것이다. 그러나 박근혜가 그렇게 인식의 전환을 하지 않는 한, 새누리당은 물론이고 그에게 ‘미래권력’이 저절로 찾아올 리가 없다고 믿는다.

마지막으로, 내가 박근혜라면 ‘과거 청산’의 바른 길이 무엇인지를 유권자들에게 분명히 밝히겠다. 그의 아버지인 박정희가 철권정치를 하던 18년 동안 중앙정보부와 보안사를 비롯한 정보·수사기관들이 저지른 민주인사 고문과 투옥, 그리고 박정희 자신이 주도한 ‘사법살인들’의 진상을 이제라도 인정하해야 한다. 그리고 ‘나는 아버지의 잘못에 대해 진심으로 사죄하며, 앞으로 대통령이 되면 그렇게 어두운 과거와 결별하겠다’고 선언하면 많은 사람들이 공감할 것이다.

그렇게 하지 않는다면, 그리고 ‘이명박근혜’라는 조롱을 받는 어정쩡한 ‘공조체제’로 이 심각한 정치적 위기를 벗어나려고 한다면 박근혜는 대통령이 되기 이전에 한 사람의 시민으로서도 올곧게 살아갈 수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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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http://www.mediatoday.co.kr/news/articleView.html?idxno=1014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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