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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88
2012.12.20 13:28
문재인 후보님.
저희한테 뭐가 미안하세요. 역사 앞에 뭐가 미안하세요.
미안하다 하지 마세요.
피눈물 나게 죄송한 건 저희들입니다.
죽을 힘을 다해 뛰고 응원하고 사람들을 설득하고 독려했지만.. 더 하지 못한 저희가 미안합니다.
이런 분이 후보로 나와 주셨는데도 대통령을 만들지 못한 저희가 가슴이 터지도록 미안합니다.
오늘 아침 출근길. 마치 우리의 미래가 태어날 우리 아이들의 미래가 강간당한 듯한 기분이었습니다.
출근 후 회사에서도 모두 침울한 얼굴로 아무런 말도 못했습니다.
누가 말 한마디 꺼내면 눈물이라도 터질 것 같아 아무도 선거에 대한 얘기같은거 꺼내지도 않았습니다.
하지만 밥 한끼 먹고 다시 힘들 내서 얘기했습니다.
이렇게 쓰러져 있지 말자고. 적어도 대한민국 사람 반은 정신이 깨어 있으니 다시 넘어져 있는 서로서로를 일으켜 주고 옷에 묻은 먼지 털어주며 다음을 또 약속해보자고.
후보님이 부족했던 것이 아니라 저희가 부족했었습니다.
저희가 아직 힘이 부족하여 지켜 드리지 못한 것입니다.
하지만 저희 지난 몇달동안 정말 행복했습니다.
내가 너무나 좋아하는 분을 위하여 뛰고 또한 그 분의 국민으로 살아 갈 미래를 생각하며 꿈을 꾼 그 시간. 무엇과도 바꿀 수 없을만큼 행복했습니다.
그런 꿈을 꾸게 해 주셔서 얼마나 감사한 지 모릅니다.
노대통령님께 죄송하지만 더 많이 사랑하는 대통령님이 생길지도 모른다는 마음에 많이 설레었습니다.
저는 앞으로도 마음 속에 제 대통령님으로 생각할겁니다.
저희 곁 어딘가에 계시는 것만으로도 저희는 감사하고 행복합니다.
건강 잘 챙기시고 저희를 위해서 힘내 주세요.
절대 미안하다는 말 하지 마시구요.
저희가 더 열심히 살고 열심히 바꾸어 나가겠습니다.
이기적인 부탁이지만 저희와 함께 계셔 주세요. 언젠가 꼭 문재인 대통령의 국민으로 살아보고 싶습니다.
- 서울 사는 서른 일곱살 여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