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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79
2012.12.19 17:08
아침에 일어나자 마자 일찍 투표를 하였습니다.
아직 어둠이 가시지 않은 때였지만 투표소에 사람이 제법 있어서
이번 대선에 대한 관심이 적지 않음을 실감할 수 있었습니다.
진보와 보수가 단일화를 이루어 정치성향에 따라 유권자가 결집되고
여성후보의 등장으로 정치에 무관심하던 중년 여성의 참여도 높은 편입니다.
일찌기 부동층이 많지 않았고 막판 흑색선전과 루머가 나돌아 혼탁한 결과가
긴장감을 더 한 것 같습니다.
지난 대선 레이스를 보면 진보진영은 단일화와 통합을 이루면서 많은 시행착오를 겪었고
문재인 캠프의 전략이 구태적인 정권심판론이나 내세우고 안철수 효과에 기대는 등 도전자 답지 못한
모습이었습니다.
반면에 박근혜 캠프는 일찌기 진보적 인사인 김종인선대위원장을 영입하여 경제민주화를 내세우면서
이슈를 선점하고 호남인사를 영입하여 호남권를 공략하였고 야당의 정권교체에 시대교체란 구호로 맞서는 등
선거전을 주도적으로 이끌었습니다.
야당은 도전자로서 적극적이고 개혁적인 정책과 비젼으로 유권자에게 접근하지 못하고
정책적 차별성 확보에 실패하였고 기존에 해 왔던대로 정권교체나 심판론 따위나 리메이크 하는 조악한
선거전략으로 답답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이명박 정부의 신자유주의 정책으로 무너진 중소 자영업자와 중산층을 적극적으로 끌어 안을 대안을 제시하지 못하고 원칙적인 공정 평등 정의 따위를 내세워 뚜렷한 비젼을 제시하지 못한 것과
안철수 후보와의 단일화 과정에서 나온 정치개혁에 대한 청사진을 제시하지 못하고 일방적인 단일화가 되버려
개혁에 대한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한 것이 가장 큰 실착이 아닌가 합니다.
양극화의 원인인 자본의 탐욕을 억제하기 위한 독과점세 신설과 빈곤층으로 몰락한 서민을 위한 부가세 감세 정책을 제시하였다면 뚜렷한 전선을 형성하고 보다 많은 지지층의 결집을 이루었을 것이고 정치개혁의 방안으로 여성의 정치참여를 확대하였다면 박근혜 여성후보의 장점을 상쇄할 수 있었을 것인데 대단히 아쉽게 생각합니다.
지난 일년 대선 레이스를 지켜보면 박근혜 후보는 선거의 여왕이란 별명에 맞게 착실히 준비하고 전략적으로 능숙하게 대선레이스를 달려왔고 문재인 후보는 미숙하고 답답한 행보를 해 온 것 같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막상막하의 세를 유지한 것은 이명박 정부의 실정에 대한 국민의 반발이 큰 것 같습니다.
정권교체 정권심판을 줄기차게 외친 덕분이라고 할 수도 있지만 뚜렷한 비젼과 정책 없는 과거에 매몰된 선거전략을
높게 평가할 수 없습니다.
아직 투표가 진행중이고 그 결과가 오늘 밤에야 나오겠지만 그 결과에 무관하게 이번 대선은 진보진영의 실패라고
평가합니다.
만약 승리한다면 문재인의 승리가 아니라 이명박의 실패라고 해야겠습니다.
분단국가이며 강대국에 둘러쌓인 우리 나라의 지도자는 나쁘게 말하면 모두 독한 사람들 이었습니다.
좋게 말하면 치열함과 열정이 있는 분들이었습니다.
이승만 박정희 전두환 노태우 김영삼 김대중 노무현 이명박
보수 진보를 떠나서 지독하고 고집스런 사람이었습니다.
문재인 후보 같은 분이 대통령이 된다면 별종이 나오는 것이죠.
마치 수험생의 예상문제에 대한 모범답안 처럼 적당히 짜집기한 정책과 선거전략을 보면서
확 찢어버리고 싶은 욕구가 들었습니다.
적당히 치른 선거로 승리한다면 기적이겠습니다.
기적을 기다리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