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 많고 탈 많던 대선 정국이 이제 하루 남았습니다. 그 길고 험난했던 여정의 마지막 날에 하늘은 투명할 정도로 푸르고 햇살은 눈부실 만큼 빛납니다. 살을 에는 바람 속에도 정권 교체의 열망이 담겨 있음을 느낍니다.
우리는 지난 5년 동안 민주주의가 어떻게 망가지고 무너질 수 있는지 똑똑히 지켜보았습니다. 나치의 돌격대원처럼 완장을 찬 자들이 방송을 장악하고 겨울의 한창이던 어느 차가운 날에 쫓겨난 세입자들이 불법점거라는 가난의 형벌로 인해 불에 타 죽었습니다.
지옥의 재림 속에서 겨우 살아남은 사람들은 장례식도 치르지 못한 채 냉혈한 자본의 사법제도에 의해 차가운 감옥으로 끌려들어갔습니다. 남편을 잃고 자식을 감옥에 보낸 미망인들의 절규와 눈물을 같은 처지의 사람들로서는 달래줄 방법이 없었습니다.
공약을 폐기한 채 대통령과 정부의 일방적 통치행위 때문에 국민들이 촛불을 밝혀 주권의 소재를 분명히 해도 돌아오는 것은 공권력에 의한 탄압과 거대한 철제산성 뒤에서 복수의 칼을 갈고 있던 부패한 권력의 저열함이었습니다.
도대체 얼마나 많은 사람들에게 소환장이 발부되고 권력의 법정과 거수기로 전락한 국회에서 이념의 잣대로 검역 주권이 빨갱이 선동으로 몰렸습니까? 정부는 국민을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1%를 위해서만 봉사하는 악마의 맷돌이었습니다.
전임 대통령이 스스로 자신의 몸을 억겁의 시간으로 던지기까지 좌와 우를 가리지 않고 퍼부어진 광기 어린 언론과 정치 검찰의 집요하고 자인한 폭력은 600만 명에 이르는 국민들의 가슴에 지울 수 없는 상처를 안겨주었습니다.

일방적 통치 행위에 걸림돌이 된다면 공권력을 총동원해 철저하게 파멸시키는 변형된 파시즘에 미네르바와 PD수첩과 시민단체, 민간인 불법사찰, 심지어는 종교인들까지 공권력의 무도하고 은밀한 공격에 시달려야 했습니까? 인권 추락에 따른 인권후진국으로의 전락은 당연한 귀결이었고요.
수십억 년에 걸쳐 흘러왔을 4대강을 임기 내에 자신의 입맛대로 바꿔놓겠다며 무려 22조를 들여 초스피드로 강행해 온갖 부작용이 속출하고 있는 4대강 공사와 내용 자체가 달라진 강정마을 해군기지 공사는 더 이상 말해 무엇하겠습니까? 한 번 무너진 생태계란 되살리는 데 수천수만 배의 노력이 필요합니다.
아무런 잘못도 없는 쌍용자동차 노동자들에 대한 사회적 살인은 또 어떠합니까? 무려 23명이 자살하는 동안 MB정부는 철저히 외면했고 새누리당은 국정조사조차 수용하지 않았습니다. 경쟁 만능을 부추기는 학교에서 폭력이 만연하고 반인륜적 범죄가 넘쳐나며 자살률이 세계 1위의 국가로 전락한 것은 거저 된 것이 아니지요.
자본의 편에서 노동자들을 끊임없이 해고하고 노조 파괴가 공공연히 일어날 수 있도록 정부 당국자가 유지한 일관된 정책적 통일성, 경제 위기를 빌미로 노동자의 권리와 복지의 축소를 당연시한 1%의 정부 당국, 특정 기업들을 위해 하염없이 퍼준 자원외교, 뼛속까지 친미 친일인 대통령의 몹쓸 취향.
부와 권력이 합세하면 경제가 왜곡되고 분배의 정의는 실종됩니다. 지난 5년이 바로 그러했습니다. 심지어는 부정할 수 없는 역사의 사실마저 재단되고 변형되었습니다. 이승만의 부활과 박정희 망령이 도처에서 스믈스물 피어올라 한반도를 장악했습니다. 역사의 퇴행이 정권의 입맛대로 자행되고 조작됐습니다.
국토에서 영해권 안에서 국민들이 북한의 포격에 목숨을 잃고 젊은 병사들은 바다에 수장되었습니다. 노크 귀순이라는 희대의 안보 무능은 보수가 안보에 능하다는 전통적인 관념마저 무너뜨렸습니다. 하긴 이 땅의 보수 세력 중에 단 한 정권도 북한과의 싸움에서 이긴 적이 없으니 보수가 안보에 강하다는 그 오랜 거짓된 믿음이 산산히 무너져 내렸습니다.
이밖에도 너무 많아 무엇을 언급해야 할이지 모를 이명박근혜의 5년이 이제 하루 남았습니다. 국민의 권리는 짓밟히고 1%의 권리는 무한대로 커져버린 지난 5년에 대한 단호한 심판의 날이 바로 내일입니다. 정권 교체와 ‘안철수 현상’이란 새로운 정치에 대한 열망이 분출할 수밖에 없었던 지난 5년간의 퇴행과 암흑과 아픔의 시기를 내일 끝냅니다.
아직 민주통합당이 미덥지 못하다 해도 문재인 후보의 그 넉넉하고 진실되며 소통하는 투명한 리더십에 우리의 5년을 맡겨봅시다. 정치인 안철수가 펼쳐나갈 새로운 정치의 진정성과 창의성을 앞으로의 5년 동안 지켜봅시다. 국민과 함께 하는 아름다운 동행이 내일이면 첫 번째 꽃을 피웁니다.
엄동설한 속에서도 국민들의 온기가 더해지면 얼마든지 아름다운 꽃들이 피어날 수 있음을 보여주는 날이 내일입니다. 높은 투표율로 2012년 12월 19일이 99%가 주인공인 보편적 역사의 첫 장에 기록되게 합시다. 더 이상 이름 모를 사람들의 희생과 아픔으로 얼룩진 제왕적 권력의 역사는 안 됩니다. 그 거대한 전환의 서막을 여는 날이 바로 내일입니다.
Little, Low, Lean.. 우리는 작고 낮지만 서로 기대어 연대하면 그 어떤 무도한 권력이라도 넘어설 수 있음을 내일 보여줄 것입니다. 어느 누구의 한 표라도 소중하지 않은 것이 없습니다. 거기에는 나라의 주인으로써의 권리와 책임이 온전히 담겨 있기 때문입니다. 투표하는 우리가 세상의 주인입니다.
“꿈꾸면서도 외치지 않는 자에게 용기를, 지켜보면서도 행동하지 않는 자에게 투지를, 결말을 상상하면서도 처음에 저항하지 않은 자에게 결단을, 현실의 한계에 짓눌려 침묵하는 자에게 참여를, 개인의 자유와 견해의 다름을 주장하는 자에게 연대를, 그리고 모든 이들이 죽음에 이르러 마침내 내려놓을 고뇌의 여정과 대가 없는 평화를.”
내일은 1%가 아닌 99%의 세상을 만드는 날입니다.
그 동안 정권 교체를 위해 노력하신 모든 분들게 경의를 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