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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12.18 17:47
저는 어려서부터 독실한 가톨릭 신자이고, 지금은 가톨릭에 관련된 일을 하고 있습니다.
이 자리를 빌어 가톨릭 신자들이 이번 대선을 바라보는 시각을 알려드릴까 합니다.
가톨릭 주교회의(CBCK)에서 발간하는 2011년 한국 천주교회 통계에 따르면 총 신자수는 5,309,964명 입니다.
가톨릭 교회의 신자수는 계속 증가추세이고, 지금이 2012년 막바지니까 현재는 훨씬 더 많다고 봐야겠지요.
그렇다면 가톨릭 신자들의 이번 대통령 선거에 대한 민심은 어떠할까요?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가톨릭 신자들의 민심은 문재인 후보가 대세입니다.
가톨릭은 전통적으로 사회적인 약자의 편에 섭니다.
우리 시대의 어른 김수환 추기경님과 '울지마 톤즈'의 이태석 신부님을 연상하시면 될 듯 합니다.
가톨릭은 물질적인 가치가 아닌 정신적이고도 영적인 가치를 소중하게 생각합니다.
특히 '정의', '생명', '환경'의 가치를 소중하게 생각합니다.
가톨릭은 이명박 정부의 4대강 사업에 대해 줄기차게 반대의 입장을 표명해왔습니다.
그리고 원자력 발전소 폐지에 누구보다도 앞장서고 있습니다.
삼성과 같은 재벌들에게 맞서 약자들의 목소리를 대변해 왔습니다.
제주 강정마을에 해군기지가 들어서는 것을 강하게 반대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가톨릭의 입장을 가장 잘 대변하고 있는 사람이 바로 문재인 후보입니다.
문재인 후보의 세례명은 '디모테오', 김정숙 여사의 세례명은 '골롬바'입니다.
무늬만 가톨릭 신자가 아니라 두분 모두 독실한 가톨릭 신자입니다.
부산에서는 사상구의 엄동성당, 양산에서는 덕계성당에서 열심히 신앙생할을 하였습니다.
즉, 박근혜 후보처럼 가톨릭 세례명과 불교 법명을 동시에 가지고 있으면서 양다리 걸치는 사람이 아니라는 겁니다.
김대중(토마스 모어) 전 대통령에게 가톨릭 신자들이 표를 몰아준것 잘 아실겁니다.
지금 그때에 버금가는 지지가 문재인(디모테오)에게 모아지고 있다는 것을 가톨릭 신자들은 체감하고 있습니다.
물론 가톨릭은 대외적으로는 정치적인 중립을 위해 특정 후보를 거론하며 지지선언을 하는 경우는 드뭅니다.
하지만 가톨릭의 의지를 간접적으로 내비치고 있지요.
대표적인 것이 아래에 제시한 지난 12월 16일 발표된 전주교구 이병호 주교님의 담화문입니다.
"지난 5년 동안 우리 사회가 어떻게 변했는지, 그래서 지금 우리의 삶이 어떤 형편인지는 모두가 잘 알고 절실히 느끼는 그대로입니다. 남북관계는 점점 더 어려워져서 자칫 전쟁으로까지 확대될 위기를 느끼기도 합니다. 경제 분야에서는 1%대 99%라는 말이 잘 대변하는 대로, 부자와 가난한 이들 사이의 간격이 크게 벌어졌습니다. 재벌들이 운영하는 대형 슈퍼마켓이 중소도시까지 점령하여 지역민들이 운영하던 소규모의 상점들은 대부분 서리 맞은 듯이 사라졌습니다. 4대강에 쏟아 부은 천문학적 자금 때문에, 지난 정권들이 마련했던 사회 안전망은 약화되고 허물어져 가난한 이들 중 많은 수가 갈 곳을 잃었습니다. 빈번하게 일어나는 사고를 숨기고, 가짜 부품을 써가면서까지 억지로 밀어붙이는 핵에너지 정책 때문에, 우리 국토 전체가 무서운 재앙의 위협에 놓이게 되었습니다. 여기에 줄줄이 드러나는 권력형 부패와 공직자들의 비리까지 더해져서, 결국 대한민국은 점점 살기 어렵고 절망스런 나라가 되었습니다. 그래서 경제협력개발기구에 속한 나라들 가운데 자살률은 최고, 출산률은 최하위를 기록하게 되었습니다.
이 모든 것은 5년 전, 우리가 대통령을 잘못 선택한 데에 큰 원인이 있습니다. 그 때 국민들이 왜 그런 선택을 했습니까? 한 후보가 747 공약으로 상징되는 경제 살리기를 기치로 들고 나와 장밋빛 미래를 제시할 때, 거기에 속아 넘어간 것입니다. 그런데 그동안 우리가 겪어온 현실은 정 반대여서, 국민 대부분의 생활은 오히려 나빠졌고 나라 전체로는 발전했다는 분야에서까지, 그 혜택은 극소수의 몇 사람에게 돌아가고 대부분의 국민에게는 남의 나라 이야기처럼 느껴졌습니다.
이제, 선거 유세 기간에 쏟아내는 공약들이 말잔치에 그치고, 그 뒤 펼쳐지는 현실은 그 약속이 얼마나 허무한 것이었는지를 확인시켜주는 역사가 더 이상 되풀이 되어서는 안 되겠습니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 우리는 모두 우리나라에 정말 희망찬 미래를 열어줄 인물이 누구인지를 잘 식별해야 하겠습니다. 그러려면, 후보와 소속 정당의 공약을 찬찬히 살펴보는 한편, 무엇보다도 그 사람됨과 지나온 삶을 눈여겨보아야 할 것입니다. 그리고 그것을 교회의 가르침과 비교하여, 누가 과연 나라와 국민 전체의 공동선에 이바지 할 수 있는 인물인지를 충분히 알아본 다음, 귀중한 한 표를 반드시 행사해야 하겠습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문재인 후보는 대한민국을 위해서 기도합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530만 가톨릭 신자들은 문재인을 위해서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