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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4.03 15:36
[이근행의 편지] 이젠, 결별의 시간입니다 | ||||||||||||
- 피 흘려 싸우고 있는 MBC동지들에게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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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장악의 파국적 종말을 예고하듯 광란의 칼부림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노동조합 위원장과 사무처장이 또 해고되었습니다. ‘조인트 사장’ 김재철 씨가 MBC에 들어서기 전까지, 87년 민주화투쟁 이후 공정방송실현과 언론독립을 위해 싸우는 과정에서 해고되었던 MBC내 언론인은 단지 세 명에 불과했습니다. 그것도 20년이라는 긴 시간의 격동이 만들어 낸 숫자였습니다. 그러나 김재철 씨 치하에서는 벌써 해고자가 6명입니다. 필시, 그의 주변에서는 ‘이 번에 다 죽여 버려야 한다’고 열심히 부추기는 인간들도 있었을 것입니다. 그래야 자신들이 살 수 있을 테니까요. 적어도 20년을 선후배이고 동료였으나 저는 이제, 이 사람들이 완전히 미쳤구나, 그렇게 마음을 정리하게 됩니다. 안타깝지만, MBC라는 조직이 그리 되었습니다. 도살장이나 다름없게 되었습니다. 이명박 정권의 비호아래서 김재철 씨와 그 일당들이 자행한 이 희대의 연쇄살인사건을 저는 살 떨리는 ‘살인의 추억’으로 기억할 것 입니다. 한 생을 살면서 없었으면 좋았을 쓰라린 비극입니다.
오십이 코앞이다 보니 살면서 깨닫는 게 있습니다. 곧 죽을 것만 같던 시간도 반드시 지나간다는 것이고, 굽은 길도 시간의 문제일 뿐 걷다보면 반드시 사람을 목적지로 이끈다는 겁니다. 그래서 이 지옥의 시간도 얼마 남지 않았다는, 본능 이상의 합리적 확신도 느낍니다. 이제 곧 청산의 시간이 도래할 것입니다. 약해지지 말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독해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선택은 개인의 자유라 치부할 수 있겠지만, 선택에 대한 책임을 묻는 것이 사회적 정의임을 확실히 할 때 기회주의자들이 설 땅은 없어집니다. 친일부역자 청산에 실패함으로써 해방이후 이 나라의 역사가 왜곡과 파행의 길을 걸었듯, 어줍지 않은 화해와 용서는, 우리 내부의 기회주의자들을 온존케 하고, 지금 우리가 겪고 있는 비극을 되풀이 하게 할 것입니다. - 문태준, ‘근심의 체험’ 전문 |
http://www.pdjournal.com/news/articleView.html?idxno=34604
꽃이 져도 그를 잊은 적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