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접전'에서 '민주 우세'로 속속 전환, 타지역 확산 주목
2012-04-03 08:59:33
민간인 불법사찰 파문후 수도권의 '심판표'가 결집하기 시작했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속속 발표돼 새누리당을 초긴장케 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수도권에서 불기 시작한 심판 바람이 타지역으로도 확산될지에 비상한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3일 <중앙일보>에 따르면, 1일 한국갤럽-한국리서치-엠브레인에 의뢰해 지역구 10곳의 유권자 6000명(지역별 600명)을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 수도권 지역에서 민주통합당 후보들이 새누리당 후보들을 앞서나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조사 대상 지역 중 서울 강북갑 오영식(42.8%), 영등포갑 김영주(42.6%), 강동을 심재권(36.8%) 후보, 경기의 의정부갑 문희상(43.2%), 고양 일산서 김현미(43.3%) 후보 등 민주통합당 후보 5명이 새누리당 후보에게 오차 범위를 넘어서는 우세를 나타냈다. 새누리당 후보가 앞선 곳은 광명을의 전재희 후보(42.7%)뿐이다.
이들 지역은 대부분 각종 여론조사에서 접전 지역으로 분류돼 왔거나, 백중세로 예상됐던 곳이다.
수도권 6개 지역 중 <중앙일보>가 지난달에 이미 여론조사를 실시해 추세 비교가 가능한 지역은 서울 영등포갑과 경기 고양 일산서의 두 곳인데, 두 곳에서 모두 부동층이 크게 줄어들면서 민주통합당 후보의 지지율 상승 폭이 더 컸다.
영등포갑에서 김영주(민주통합당)-박선규(새누리당)간 지지율 격차가 3월 초 7.9%포인트에서 9.8%포인트로 더 커졌고, 고양 일산서의 김영선 후보(새누리당)는 28.2%(3월 25일 조사)에서 32.2%로 4.0%포인트 오른 데 비해, 민주통합당 김현미 후보는 34.4%에서 43.3%로 8.9%포인트 상승했다.
허진재 한국갤럽 이사는 “선거가 임박할수록 부동층이 줄어들지만, 부동층 감소 규모로 볼 때 일단 불법사찰 파문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수도권 이외의 4곳에선 아직 뚜렷이 불법사찰 파문이 여론조사 결과에 반영된 흔적이 보이지 않았다. 김춘석 한국리서치 수석부장은 “이슈에 따른 반응이 조사에 반영되는 데엔 다소 시차가 있을 수 있다”며 “지방의 경우 D-7일 전후, 즉 3~4일 실시되는 여론조사 결과를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대전 서을에선 박범계(민·26.9%)-이재선(선·24.7%) 후보, 서산-태안에선 성완종(선·25.3%)-유상곤(새·25.0%) 후보가 오차 범위 내 박빙이었으며 전남 순천-곡성은 노관규(민·34.6%)-김선동(통·34.0%) 후보, 강원 홍천-횡성은 조일현(민·32.5%)-황영철(새·32.0%) 후보가 1%포인트 미만의 지지율 격차로 초박빙 승부를 펼쳤다.
이번 조사는 집전화 RDD와 휴대전화 패널 결합 방식으로 진행했으며, 최대 허용 오차범위는 95% 신뢰수준에서 ±4.0%포인트다. 10개 지역 평균 응답률은 집전화 14.7%, 휴대전화 50.1%였다.
<국민일보> 조사결과도 수도권의 심판표 결집 현상이 두드러졌다.
<국민일보>에 따르면, 여론조사기관 GH코리아에 의뢰해 지난 31일과 1일 이틀간 전국의 관심 지역구 10곳을 조사한 결과, 서울 중구의 경우 민주당 정호준 후보가 새누리당 정진석 후보보다 4.2% 포인트(47.0% 대 42.8%)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대문갑에서는 새누리당 이성헌 후보와 민주당 우상호 후보가 3.6% 포인트차(48.9% 대 45.3%)간 접전을 벌이고 있다. 이는 지난달 9∼10일 국민일보 여론조사 당시 6.4% 포인트(43.5% 대 37.1%) 격차보다는 좁혀진 형국이다.
도봉갑에선 민주당 인재근 후보가 새누리당 유경희 후보를 54.2% 대 37.5%로 16.7%포인트나 앞섰다.
노원병은 노회찬 통합진보당 후보가 새누리당 허준영 후보를 무려 27.5%포인트(58.9% 대 31.4%)나 앞섰다.
김희철 후보가 민주당을 탈당해 출마한 관악을에서는 통합진보당 이상규 후보가 최초로 선두로 나섰다. 구체적으로 이상규 후보 33.1% 김희철 무소속 후보 30.7% 오신환 새누리당 후보 30.4% 순이었다.
이번 조사는 지역구당 만 19세 이상 성인남녀 500명씩(전체 5000명)을 대상으로 임의전화번호추출(RDD)에 의한 자동응답방식으로 실시됐으며 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는 ±4.4% 포인트다. 오차 보정은 추출된 표본을 지역구와 성별, 연령별 인구비례 할당을 통해 가중치를 부여하는 방법으로 이뤄졌다. 응답률은 4.1∼10.7%였다.
엄수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