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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12.10 08:03
함박눈이 쏟아진 어제, 정숙씨가 세상의 또 다른 정숙씨를 만났다.
'정숙'이란 이름을 가진 그녀들과 첫 인사를 나누는 정숙씨,
저절로 웃음이 터진다.
'행복한 정숙씨', '까불이 정숙씨', '큰형님 정숙씨', '스마일 정숙씨'
'마음만은 홀쭉한 정숙씨', '고운 정숙씨', '마당발 정숙씨'...
여성이란 이유 만으로 이름을 잊고 살았던 정숙씨들이 드디어 한자리에 모인 것이다.
이야기꽃을 피우기 전 다같이 서로 서로에게 인사를 나눈다.
"반갑다, 정숙아아~~"
정숙...
그 이름으로 모인 정숙씨들이 세상 사는 이야기를 털어 놓는다.
'누구도 정숙아라고 불러준 적이 없었어요. 그저 누구 엄마, 누구 할머니, 아니면 여보'
'예전에는 정숙이란 이름이 촌스럽다고 생각했는데,
지금은 유쾌한 정숙씨 때문에 제 이름이 좋아졌어요.'
'아들이 학교 갔다오더니 교실마다 엄마 이름이 다 씌여있어.
엄마 유명한 사람인가봐라고 해서 한참 웃었어요'
'공식적인 외출은 1년만에 처음이예요. 다른 정숙이들이 보고 싶어 용기내 왔어요.'
'저는 결혼은 왜 하나 싶었는데, 유쾌한 정숙씨 보면서 남자와
나라 사랑하는 법을 배웠답니다.'
'아들 많은 집에 후남이였어요. 늘 남자형제들에 밀려 힘들었지요.
하지만 그 힘듦이 저에게 더 큰 용기를 주었어요. 정숙이란 이름때문이었을까요?'
그러면 유쾌한 정숙씨의 사연은 무엇일까?
"딸 셋이 다 숙자 돌림이예요. 예전에는 아버지가 예쁜 이름도 많은데
왜 이렇게 촌스럽게 지으셨을까 하고 원망도 조금 했었어요.
그런데 저희 아버지께서 선견지명이 있으셨나봐요.
제 이름이 흔하고 편하니까 모든 사람들에게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게 하거든요.
게다가 원래 쾌활한데다, 웃으며 사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덕분에 제가 유쾌한 정숙씨가 된 것이죠"
이야기꽃이 한창 필 무렵, 누군가로부터 온 깜짝 편지가 도착했다.
정숙씨에게 재인씨가 한 통의 편지를 보낸 것.
그렇다면 재인씨는 어느 정숙씨에게 편지를 보낸 것일까?
'대한민국 정숙씨들에게
요새 아내 얼굴을 자주 못봅니다.
아내 생일 날에도 밥상을 함께 하지 못해 미안했습니다.
바빠진 아내에게 '고생 많다' 위로하려 전화를 해보았습니다.
말할 틈도 주지 않은 채 쏟아지는 아내의 활달한 웃음소리
40년 내내 똑같습니다. 그 웃음이 있어 매일 힘을 냅니다.
저와 함께 사는 정숙씨만 그런 것은 아니겠지요?
집안 일에 바깥 일에 많이 힘든데도 힘든 티 안내고
가족들에게 웃는 얼굴을 보여주는 우리 정숙씨들...
누군가의 아내이고, 엄마이며, 딸이고 할머니인 정숙씨들이 있기에
대한민국은 힘을 냅니다.
단지 여자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취업 문턱에서,
직장 내에서, 가정 내에서, 사회 곳곳에서
불이익과 성차별을 받아온 수많은 정숙씨...
그 마음, 그 아픔, 잘 압니다. 미안합니다.
여성의 눈물은 대한민국의 눈물입니다.
울지 마세요. 포기하지 마세요.
우리가 함께 바꾸면 됩니다. 바꿀 수 있습니다.
정숙씨, 영숙씨, 정희씨~ 여성들이 모두가 웃어야
우리 모두도 행복해질 수 있습니다.
어려운 살림에도 알뜰하게 살아준 정숙씨,
힘든 고비를 지혜롭게 넘겨준 정숙씨,
많이 힘든데도 남편에게, 자식에게, 부모님에게 웃어준
대한민국의 모든 정숙씨...
고맙습니다.
정숙씨의 남편 문재인 드림'
정숙씨들, 함께 이 세상을 바꿔 나가기로 약속한다.
대한민국의 정숙씨들, 아니 이 땅의 모든 여성들 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