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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78
2012.12.09 17:58
여기에는 훌륭한 언니 오빠들이 짱짱 많아서 내가 어떤 글을 쓸 수 있을 지 고민을 했당.
그래서 나는 나만이 할 수 있는! 거슬 생각을 했지.
그거슨 바로 고딩이 바라 본 올해 대선정국이여라.
날카로운 분석은 아니지만 요즘 평균 대한민국 고딩들의 생각이 어떤지는 알 수 있을 것이여라.
그래서 전체적으로 나의 생각, 평균적인 학우들의 생각과 몇몇 보수적인 꼴통 학우들의 생각을 대조할 것잇메.
일단 우리 학교는 공부를 잘하고, 매일 신문을 읽어서 시사에 빠싹한 아이들이 매우 많은 편이다. 그래서 그런지 대선에 대해서 자기들이 운을 띄우는 경우가 많은데 이 때 먼저 얘기를 꺼내는 경우는 항상 예외 없이 안철수 빠수니들이다.
안철수를 찬양하기 시작하며 안철수를 까는 조중동을 깐다. (실제로 어떤 친구가 한 얘기: 신문들이 안철수를 어떻게 다루는지 보면 그 신문이 보수인지 진보인지 알 수 있어!) 안철수는 그 아이들에게 있어서 기존의 정치인들과는 다른 어떤 새로운 무엇인가를 약속할 수 있는 열쇠이고, 그런 안철수를 까는 학우들을 '아무것도 모르는' 아이들 취급한다. 이 빠수니들은 자신들이 안철수를 지지하는 것이 진보적이라고 생각해서 매우 당당하다. 관찰해 본 결과 우리반의 다수(이하 안빠)는 이 부류에 속한다.
안빠는 안철수 찬양이 끝나면 박근혜를 엄청나게 까기 시작한다. 그러면 보수적인 박근혜 빠수니들이 쉴드를 치기 시작한다. 여기서 중요한 건 자기들도 자기네들이 박빠인 것을 숨기려 한다는 것이다. 아직 우리가 어리긴 해도 보수적인 것이 부끄러운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다. 그래서 쉴드도 엄청 열심히 치는 게 아니라 그냥 한 두 마디 정도 하고 조용히 듣기만 한다.
문재인 빠수니들은 생각보다 그 인구가 매우 적다. 거의 박빠정도? 그런데 그 인구가 단일화 결렬 이후 살짝 더 늘어났다. 안빠가 문빠가 됐다기 보다는, 이제 한 명 밖에 안 남았으니까 자기들이 더 당당해져서 그런 것 같은데 잘은 모르겠다.
웃긴 건 단일화를 파토낸 안철수에 대한 안빠들의 반응이다. 진짜 신문에서 보여주는 '눈물 참는 안철수' 요딴 것만 보고 '안철수 불쌍해ㅠㅠ', '안철수가 진짜 짱인데 어떡해ㅠㅠ', 혹은 '단일화 지고 욕 먹을 바엔 나오는 게 잘한 일이지!'라는 반응을 보인다.
그 때 내가 그 아이들에게 한 번 물은 적이 있다. '단일화 하기로 약속을 한 건데 그 약속을 자기가 질까봐 그냥 깨버린건데, 그게 불쌍하고 잘한 일이야?' 그러면 대답은 없다. 그냥 막 얼버무리다가 다시 박근혜를 까거나 이정희를 깐다. 이정희 좋아하는 애는 예전에도 없었는데 이제 진짜 없다.
여기까지가 우리 반의 풍경이다. 별로 복잡하진 않다. 그렇지만 나는 저 부류 어느 곳에도 끼지 않는다.
박근혜는 아마도 그냥 계속 이대로 수첩공주 역할을 열심히 하면서 대선 당일까지 별로 기대 밖의 일을 할 것 같진 않다.
문제는 문재인... 오히려 안철수는 그냥 그럴 수도 있다고 본다. 애초부터 거짓말로 만들어진 사람이였고 거짓말로 자신을 위로 끌어올린 사람이니까. 그래서 마지막까지도 자기가 한 약속을 지키지 않고 자존심과 이미지만을 챙긴 거라고 생각하면 된다. 물론 진짜 비겁한 짓이였고 비난받아 마땅할 짓을 한 것이다.
그러면 문재인은 당연히 그걸 맹렬히 비판해서 자신의 정당성을 입증해야 했다. 당당히 맞서지 않은 안철수를 묵사발로 만들어 놔도 시원치 않을 판에 문재인은 그 반대의 짓을 했다. 약속을 깬 사람한테 가서 아첨을 하다니?
안철수가 사퇴하고 나서 문재인이 했던 말이 '안철수의 눈물(희생이던가?) 잊지 않겠다' 였다. 사실 안철수는 사퇴하고 나서 눈치를 보고 있었을 것이다. 그 사람이 바보가 아니고서야 자신이 단일화에 당당하게 맞서지 않은 것에 대한 비난을 받을 수도 있단 것을 알고 있었을 것이다. 그래서 며칠 간은 잠잠히 어떤 일이 벌어지나 간을 보고 있었는데! 갑자기 문재인이! 그런 말을 해준 것임! 그리고 나서 안철수는 헛소리를 하기 시작했다. '내가 알던 문재인이 아니였다' 라는 것으로 시작해서 뭐 지원을 한다, 안 한다, 쪼금 한다, 안 한다 계속 바꾸다가 이제 뭐라고 하는지도 신경 쓰기도 지쳤다.
이번 대선에서 박근혜는 그냥 원래 박근혜 모습을 잘 유지해가고 있는 것 같다. 오히려 문재인이랑 안철수가 문제일 뿐. 내가 투표권이 없어서 다행이지 있었으면 이번 대선이 가장 고민되는 선거일 것 같다.
찌질한 대학생이나 머리에 든게 없는 어른들보다 백배천배 훌륭하네..
멋진놈.캬캬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