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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이 빛나는 밤에..

댓글 8 추천 7 리트윗 0 조회 87 2012.12.06 19:59

그저께 내린 눈이 야위어 간다. 하늘을 가리고 흠뻑 날리던 솜사탕이 이제는 질퍽한 불편함의 주름살을 드러낸다. 늙은 퇴기의 추억처럼 구석구석 회한과 정념의 촛농이 되어서 흐르고 있다. 어김없이 찾아오는 밤이 우리들의 불편한 속내를 감춰주고 있다. 길가의 화려한 파리바게트 빵집의 화장짙은 빵처럼 밤은 서로를 화장하게 만든다.

 

미니서커트의 아가씨도 다소 초라한 노동자의 눈빛도 밤의 네온에 밝기만 하다. 그 피곤하고 고단한 하루의 여정이 끝나고 다들 집으로 또는 퇴기의 독백처럼 토해내려고 술집 연기 자욱한 고깃집에 삽겹살을 우걱거리며 그날의 여행을 정리하고 있다. 불콰해진 손님의 큰 소리와 다소곳한 아낙네의 속삼임도 모두 하루의 종말을 고하고 있다.

 

오늘 종말은 내일 또다른 시작이 될 것이다. 그렇게 인연처럼 굴레가 되어 지금까지 살아온 것이 인간의 역사이자 자취다. 나라는 하나의 객체든 주체든 아무 흔적도 없이 사라질 것이며, 우리가 아는 분명한 절대명제는 인간은 죽는다는 사실일 것이다. 길가의 어느 이름 없는 무덤도 세상을 단지 앞서간 사람의 흔적이고 자취이자 무심한 기록에서도 삭제된 어느 인간의 유골이라 생각하면 초라할 수밖에 없다.

 

수만년의 세월 동안에 인간은 그렇게 무심하게 흔적도 없이 사라졌을 뿐이다. 주지 스님 출신의 파계승과의 대화에서 그는 아직 연을 버리지 못하는 이유는 무애에 집착하면 할 수록 무애를 생각하는 걸망이 된다고 육사시미와 과메기를 먹으면서 개똥철학을 설파했었다. 난, 평균이 바뀌면 세상은 변한다고 했다. 궁하면 통한다는 평범한 진리는 파계승의 살아온 나이만큼 걸림이 많았다. 파계승과 도출한 결론은 편하게 살자였다. 꼬냑과 소주와 맥주가 뒤범벅된 술판에서 그 다음날 그와 합의한 사실은 주취가 가시기도 전에 기억에서 지웠다.

 

그 술판의 기억을 갖고 살기엔 세상은 척박하고 불편한 사람들은 아직 많을 것이라 생각한다. 사무실을 청소하며 나온 재활용품을 버리다가 할머니를 만났다. 검버섯이 피어오르고 조그만 유모차에 페품을 줍고 있었다. 제법 많은 재활용품을 할머니 집으로 보내기 위해 여러 사람이 이동하여 집으로 가져다 드렸다. 나오는 길에 할머니가 우리들을 부르신다? 네 할머니! 조그만 목소리로 뭔가 드린다고 한다. 사양하며 물러나는 데 할머니가 계속 따라 오신다. 할 수 없이 멈추어서 보니 할머니의 주름진 손에 베지밀 다섯 팩을 들고 계신다. 연신 미안하시다며 어여 먹으라고 한다. 차마 앞에서 먹을 수가 없어서 인사를 한 후 베지밀을 챙겼다. 어쩌면 그 불편한 할머니의 모습이 내 미래의 자화상이다란 생각이 아직도 머리에서 떠나지 않는다.

 

Vincent van Gogh. The Starry Night. Saint Rémy, June 1889

빈센트 반 고흐. 별이 빛나는 밤에. 출처: 뉴욕 현대미술관 http://www.moma.org/collection/browse_results.php?object_id=79802

 

밤이 되면 별이 보일 것이다. 무수한 별들이 인간의 군상처럼 밝은 별과 퇴기처럼 사라질 별도 있을 것이고, 거리가 너무 멀어서 별의 외침은 들리지 않고 미약하게 보이는 별도 있을 것이다. 촉망 받는 안철수처럼 선명한 별과 거리가 너무 먼 소외된 인간도 여전히 속으로 외치고 있을 것이다. 다만 들어주고 믿어주지 않을 뿐이다. 구름에 가려서 보이지 않는 별이라고 잊혀진 별은 아닐 것이다. 인간의 눈으로 기상의 장애로 별과의 소통을 가로막고 있었을 뿐이다. 사라진 인간들과 사라진 별들이 무수하지만 그렇게 다들 별처럼 인간처럼 왔다가 갈 뿐이다.

 

낮선 곳에서의 예상하지 못하는 기쁨을 기대하며 평창으로 왔다. 사람이 사는 곳이다. 주차한 차들이 운행하는 차들보다 많은 평창의 읍내 풍경이다. 곧, 이 평창의 밤과 별들을 향해서 작별을 고한다. 그리고 또다른 익숙한 새로운 만남을 기대한다. 오늘 밤 별이 빛나는 밤이었으면 좋겠다. 그리고 그 별 하나에 당신들과 내가 서로서로 보고있다면 그 눈빛의 느낌은 별처럼 빛날 것이다. 별이 빛나는 밤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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