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녕 발길을 돌릴 수 없다면, 최소한 언제 어디서든 부디 우리 대통령님을 거론하지는 말아 주게. 그게 대통령님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 아니겠는가?”
김옥두(왼쪽 사진) 민주통합당 상임고문이 5일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 지지를 선언한 한화갑(오른쪽) 전 민주당 대표에게 간곡하게 만류하는 공개편지를 띄웠다. 김대중 전 대통령의 비서 출신이자 같은 연배로 ‘동지이자 친구’인 두 사람이었다. 한화갑 전 의원은 6일 오후 3시 국회헌정기념관 대강당에서 특강 및 기자간담회를 열어 박근혜 후보 지지 뜻을 공식적으로 밝힌다.
김 고문은 편지에서 “당에 대해서 서운한 점이 많은 것도 모르는 바는 아니네만, 그렇다고 자네가 평생 쌓아 온 모든 것을 저버리고 그렇게 갈 수가 있는가? 자네는 민주당 대표까지 하지 않았는가? 한때 ‘리틀 DJ’로 까지 불리던 자네가 이제 와서 이럴 수가 있는가?”라고 물었다. 김 고문은 “권노갑 형님과 나는 죽어서도 대통령님 곁에 가서 영원토록 모시겠네. 안타깝게도 우리 곁에 자네 자리가 이제 없을 것 같아 허전하고 슬프기만 하네”라고 끝을 맺었다.
김 고문은 <한겨레>와의 통화에서 “김대중 전 대통령의 덕을 봤던 이들이 박근혜 후보를 따라 동서화합하고 국민통합을 한다는 것이 될 말이냐. 더 할 말이 없다”고 말했다.
권노갑 상임고문도 통화에서 “3주 전쯤에 한화갑 동지가 박근혜 후보에게 간다는 소리가 있기에 불러서 식사하면서 이야기를 들었다. 한 동지는 ‘내가 여태까지 어떻게 살아왔는데 그런 일이 있겠느냐. 황우여 대표가 와서 그런 제의를 하기에 거절했다’고 하기에 내가 ‘잘했다’고 격려한 적이 있었다”고 전했다. 권 고문은 “그런데 그 다음에도 또 그런 소식이 들리기에 다시 물어봤더니 한 고문이 ‘박근혜 후보를 만났는데 고민 중’이라고 하기에 ‘잘 생각해 보라’고 이야기를 끝냈는데, 이런 결과가 나오더라”고 비통해 했다. 권 고문은 “이런 사실을 이희호 여사께 보고하니 여사가 침통한 심정으로 한숨만 쉬시더라. 나도 아무 말 못하고 나왔다”고 말했다.
권 고문과 김 고문은 이날 임채정 전 국회의장 등과 함께 유세버스를 타고 순천·전주, 남원으로 이동하며 문재인 후보 지원유세를 펼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