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닭 잡아 보신 분은 압니다…..

댓글 1 추천 3 리트윗 0 조회 70 2012.12.04 13:54

 

 

요즘은 시장이나 마트에서 털 뽑고 내장까지 다 제거하여 보기에도

미끈한 생닭이 소비자에게 판매됩니다. 그러나 제가 어렸을 때는

이모부가 오실 때, 우리 외할머니는 손수 닭을 잡으셨습니다.

 

먼저 물을 펄펄 끓입니다. 그리고는 칼을 항아리 주둥이에 몇번 문대어

날을 서게 만듭니다. 다음은 닭을 붙잡습니다. 다리 두 개를 포개어

할머니는 자기 발 아래로 깔아 둡니다.

 

마치 그 동안 온 집안 마당 돌아 다니며, 땅도 헤집고, 말리려 널어 놓은

것들을 마음대로 허트려 놓으며 제 세상처럼 굴던 짓을 벌하려는 듯 단호한

표정이셨습니다.

 

닭은 마지막 비명을 지릅니다. 장닭일수록 소리가 큽니다. 그러나 할머니는

그게 다가 아니라는 듯 닭의 목을 비틀어 버립니다. 일순간 정적이 흐릅니다.

 

조금도 주저함 없이 바로 칼로 목을 베어 버립니다. 아주 완전히 자르지는

않습니다. 피만 나오게 깊은 상처를 냅니다. 흘러 나오는 피의 양에 비례하여

닭의 눈이 하얗게 변해 갑니다.

 

축 처진 몸과 힘 없는 다리 그리고 색종이같은 닭벼슬이 붉은 피와

묘한 대조를 보입니다. 할머니는 마침내 닭을 잡으셨습니다.

 

자기 딸에게 장가 온 사위를 위해 닭을 잡으신 것입니다. 그러나 이게 다가

아닙니다. 끓은 물에 닭을 통채로 넣으셨습니다. 몇 분이 지난 후, 빨간 고무

장갑도 없이 뜨거운 닭을 꺼냅니다. 옆에 있는 찬물에 연실 손을 넣으시며

털을 뽑습니다. 정말 잘 뽑혔습니다.

 

면도한 턱보다 더 매끈해진 닭을 할머니는 배를 갈랐습니다. 나중에 커서

알게 된 사실이지만 지금이 가장 중요한 순간이었습니다. 내장을 꺼낼 때

쓸개를 건드려 터뜨리면 써서 닭을 버리게 된다는 것을 말입니다.

 

할머니는 능숙한 솜씨로 칼로 힘줄을 끊고 손가락으로 내정을 걷어 냅니다.

나는 이때마다 할머니와 눈이 마주칩니다. 할머니는 오는 사위 덕에 국물로 며칠

밥 말아 먹일 수 있는 외손주인 저를 바라보시며 전리품인양 아직 낳지 못한 알이

그 안에 주렁 주렁 달린 것을 꺼내 보여 줍니다.

 

오늘 따라 유난히 닭 잡아 주시던 외할머니가 생각납니다.

 

내가 보기에는 사위 오면 마당에 키우던 닭을 정숙씨 보다는 재인이 형이

더 잘 잡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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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지자 jaywmu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