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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 풍

댓글 12 추천 5 리트윗 0 조회 114 2012.11.30 20:21


무슨 까닭인지


필시 늦바람에 넋이나간건지, 늦은 가을날 광교산 안마당에 차양을 치고 벌써 며칠 째 상기된 얼굴들이 줄을 이어 들어가고 있다. 술을 치며 풍물을 치며 왁자하게 잔치가 벌어지고 홍조로 익어가는 새악시 부끄러움에 아침 늦도록 물안개 휘장을 드리우고 있다


스스락 스스락 옷고름 풀리는 소리 치마 끈 푸는 소리만 물결인 듯 바람을 탄다. 가끔은 붉은 보자기 같은 단풍 사이사이로 초대 받은 가을 산객들 까치발 뛴 머리만 스치면서 짓궂게스리 손가락에 침을 발라 단풍에 구멍을 내고 키득키득 웃는다,  웃는다,  손뼉 친다 손뼉 소리 하르르 단풍 물 들어 떨어진다. 석가래에 매달려서 숨어 보던 산새들이 맨 살 꼭지를 보았나 보다 발 구르다가 하늘높이 까무라친다. 얼래껄래 얼래껄래 한무리가 야단스럽게 솟구쳐 오르면 또 한무리가  대글대글 굴러 떨어진다


육중한 근육질의 산등성이가 깊은 호흡을 하며 보랏빛 시린 하늘에 비스듬히 몸을 기댄 채 조화를 天地間에 두고 숨차게 헐떡거리는 아랫도리가 사뭇 헐렁해졌다 푸시시 헝클어진 옷 매무새, 헝클어진 머리채, 초겨울로 가는 산이 기운 다  빠졌다 꺼벙해졌다


시퍼렇게 추위 먹은 산바람이 한차례 비질을 하고 가면


부실해진 아랫도리 체모 같은 솔잎 켜켜이 싸여가고, 줄 것 다 주고 돌아서 앉은 산은 이제 막바지로 폐경에 이르러, 물 끊어진 골짜기 스산하게 깊어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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