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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11.23 16:21
후보 단일화 협상에 임하는 안철수 후보와 그 진영의 행태를 보고 있자면 지난날의 민주당을 보고 있는 것 같습니다.
답답한 마음에 필자는 안철수 현상의 정의가 무엇인자 정확히 알고자 이곳저곳을 가리지 않고 검색을 해봤습니다.
<안철수의 생각>은 물론 제가 놓친 그간의 발언들도 거의 대부분 찾아 봤습니다.
사람마다 안철수 현상을 이해하는 방식이 조금씩 달랐지만 한 가지 분명한 것은 언제나 대선 때면 분출하는 개혁에 대한 갈망이었습니다.
그리고 그 개혁의 목적이 1%로부터 99%의 국민에게 권력을 돌려주는 것이었습니다.
세상이 아무리 많이 변했다 해도 프랑스대혁명 때의 구호인 “자유 평등 박애”에서 벗어난 것은 하나도 없었습니다.
헌데 단일화 협상을 하면서 안철수 후보 측에서 보여준 것이란 안철수 현상이 시대정신이니 그것으로 곧 절대의 가치라 합니다.
이에 반하는 것은 모두 다 구태며 개혁의 대상이라 합니다.
안철수 후보가 주장하는 정치 개혁이란 김대중과 노무현 대통령이 내놓고 초기 민주당과 열린우리당이 추구했던 것들에서 벗어나지 않습니다.
이는 안철수 현상이라는 것이 18대 대선에만 있는 그런 시대정신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변혁의 세계사를 보면 이른바 안철수 현상이라고 하는 다중의 열망은 언제나 존재했고, 모든 혁명의 근거이자 정당성이었습니다.
영국의 권리장전과 명예혁명도, 링컨의 노예 해방도, 여성의 참정권 보장과 권리 신장도, 미국의 독립전쟁도, 앙시앙레짐(구체제)을 무너뜨린 프랑스대혁명도, 식민지 해방도, 인종차별에 반대한 마틴 루터 킹도, 동학혁명과 만민공동회도, 노무현 대통령이 일으킨 바람도 다중의 열망을 담아낸 그 시대의 정신이었습니다.
이런 현상은 최소한의 조직과 합리적 체제를 갖춤으로써 공론장의 영역으로 승격하는 것이며, 첨단 기술로 무장된 디지털 시대라고 해도 이런 과정은 필수입니다.
시민의 요구와 열망을 시민의 이름으로 시민이 직접 말하는 해적당도 이런 과정을 거치는 중이며 독일에서는 제3당의 위치에 오르게 됐고 전세계로 확장되고 있는 정치적 현상입니다.
그들이 주장하는 시대정신이란 안철수 현상과도 거의 대부분 일치하며 참여 및 직접 민주주의적인 요소를 기득권 정치에 요구하고 있습니다.
그들은 천부인권과 주권재민의 원리를 바탕으로 인간의 긴본적 생존권을 쟁취하기 위하여 완전한 정치적 자유를 외치며, 누진적 증세를 핵심으로 부의 재분배를 통한 평등의 확대를 요구하며, 사회와 공동체 복원을 위한 박애와 관용의 정신을 얘기합니다.
헌데 야권의 후보 단일화 협상에서 보여주고 있는 안철수 후보와 그 진영의 사람들이 보여주는 것이란 구태 정치의 전형인 무조건적인 승리에 대한 집착입니다.
대체 안철수 현상에 담겨 있는 시대정신이라는 것이 어디로 살아졌습니까?
기존의 정치와 정당을 파괴하고 해체하면 안철수 현상의 시대정신이 실현됩니까?
공론의 장이 넓어지더라도 그것이 현실 정치에서 실현되지 않으면 모든 사안마다 직접 민주주의를 하자는 것입니까?
다수의 이름으로 독재를 하겠다는 것입니까?
보편적 복지를 포기한 것은 대체 무엇으로 설명이 가능한 것인지요?
기존의 순환출자에 대해 2년간 유예를 주면 나머지 3년도 국회의 도움이 없으면 자동 유예되는 것은 아닌지요?
정당정치를 해체 수준으로 개혁하면 정치는 사라지고 행정만 남습니다.
그것의 전형이 인류 역사상 최고의 독재자였던 히틀러의 통치방식이었습니다.
집권 당시와 집권 이후의 히틀러는 철저하게 행정적 방법으로 국민의 뜻을 모았고 통치의 정당성을 확보했습니다.
집단 지성의 세계적 권위자 래비조차도 디지털 네트워크가 제공하는 소통에도 이런 부작용이 있을 수 있음을 경고하기도 했습니다.
월터 리프먼과 노옴 촘스키 등 수없이 많은 전문가들이 지적했듯이, 여론은 조작되기 쉽고 전염성이 강해서 반드시 정치(그것이 어떤 형태의 민주주의라 해도)라는 뜰채를 거쳐야 만이 비로소 상충되는 이해의 권위적 배분이 가능해집니다.
무위자연을 최고의 가치로 설정한 노자조차도 최소한의 조직과 정치에 대해서는 어쩔 수 없는 필요악이라고 했습니다.
헌데 후보 단일화 협상이 협상팀 간의 재량권 부족으로 단 한 발도 앞으로 나아가지 못했고, 후보 간의 1:1 대담도 결론을 내리지 못했는데, 최후의 방법으로 동원된 것이 전권을 일임한 대리인 간의 1:1 최후협상에서 모든 것이 풀릴 것이란 보장을 어떻게 할 수 있습니까?
대체 안철수 현상은 어디로 사라진 것입니까?
문재인 후보는 거대 야당의 단일 후보이며 13연승을 기록해 정치적 정통성을 인정받은 후보인데도 오로지 개혁의 대상이라는 것 때문에 이렇게까지 과소평가되는 것도 안철수 현상 때문이 아닙니까?
안철수 현상이라는 시대정신 앞에서 한없이 자신을 낮추는 문재인 후보의 간절한 구애도 그 현상의 실제적 주인공들인 다수의 국민들을 인정하고 배려하기 때문입니다.
허면 시대정신이 담겨 있는 현상의 주인공이자 그 모든 혜택을 독점하고 있는 후보라면 협상 과정에서도 현상의 본질을 지켜야 하는 것이 최소한의 도리입니다.
소통을 얘기하면서 불통으로 일관하고 정치 개혁을 외치면서 반정치만 넘쳐나고 진정성을 얘기하면서 승리에 대한 욕망에 자신에게 유리한 조건만 제시하는 것은 그 자체로 안철수 현상의 주인공들을 배반하는 것입니다.
아름다움까지는 아니더라도 벼랑 끝 전술이란 자신의 모든 것을 버리고 임할 때에만 배수진이라는 본래의 가치가 실현되는데, 지금까지 안철수 후보가 내려놓은 것이란 아무 것도 없습니다.
오직 승리하겠다는 놀라울 정도로 강경한 집착만이 눈에 들어올 뿐입니다.
정치 개혁은 고사하고 정치 자체를 고사시켜 행정으로만 통치행위를 독식한 반여의도 정서의 화신인 이명박 대통령의 모습만 투영될 뿐입니다.
마키아벨리가 그렇게도 강력하게 경고했던 권력에 대한 집착 때문에 안철수 현상은 정녕 바람과 함께 사라진 것입니까?
정치는 이해를 조정해 합의를 도출하는 것, 최후통첩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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