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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11.15 00:53
안철수 진영의 단일화 협상 중단선언은 어쩌면 예상 가능한 수준의 일입니다.
양 진영 모두 다 정치적 생명을 걸고 임하는 단일화 협상에서 불협화음이 없다면 그건 현실 정치가 아닌 동화 속에나 나올 수 있는 얘기입니다.
집권에 대한 의지가 없다면 현실 정치에 나서지 말아야 하는 것이 당연하다면, 정치 개혁이나 구시대 극복은 앞세운 명문의 겉옷일 뿐입니다.
현실 정치에서 해피엔딩은 없고 울퉁불퉁한 하루하루의 반정치적 사건들만 있을 뿐입니다.
국민에게 감동을 줄 수 있는 아름다운 단일화란 그저 정치적 수사에 불과합니다.
단일화 협상에서 유불리를 따지지 않겠다는 것도 공허한 말들의 성찬일 뿐이고요.
이 정도의 불협화음이 없다면 정치학의 모든 것들이 허구이며 인류가 경험한 현실 정치라는 것이 모두 다 거짓이란 얘기입니다.
따라서 안철수 후보 진영의 단일화 논의 중단선언은 그렇게 호들갑을 떨 일은 아닌 것 같습니다.
다만 이번 사태가 미칠 영향이 대선의 향배에 큰 부담이 되지 않으려면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이 있습니다.
현실 정치라는 공간에서 국회의원 128명을 거느린 민주통합당의 문재인 후보가 단일화 논의에서 유리한 것은 삼척동자라 해도 모를 수 없지요.
양측 협상 담당자의 면면만 봐도 문재인 후보 진영이 중량감이나 경험 면에서 앞선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고, 전국적 조직을 가지고 있는 문재인 후보 진영이 여론전에서도 유리하다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사실입니다.
게다가 실체가 모호한 현상이 가지는 한계를 고스란히 풀어내야 하는 안철수 후보의 입장에서는 현실 정치의 거대한 벽 앞에서 여러 번 걸음걸이가 꼬일 수도 있다는 것은 충분히 있을 수 있는 일입니다.
이런 것들을 고려할 때, 여러 가지 면에서 불리한 안철수 후보 진영에서는 ‘안철수 현상’이 요구하는 것들을 실현해내기 위해서 이 정도의 반발은 당연합니다.
연합뉴스에서 인용
필자가 보기에 문제는 시대의 변화를 거부하는 민주통합당 내의 일부 인사에 있다고 봅니다.
안철수 후보와의 단일화가 이루어진다는 것은 민주통합당 내에서 정치적 공간을 만들어줘야 한다는 것이고 이는 곧 누군가의 정치적 퇴출을 의미합니다.
당 내의 128명의 현역 의원만이 아닙니다.
의원을 지망하는 차기 주자와 정치 지망생들이 얼마나 많이 몰려 있겠습니까?
그들이 자신의 밥그릇이 공공연히 사라질 판인데 무슨 소리도 하지 못하겠습니까?
비록 묻혀버린 글이지만 필자가 ‘문재인 후보의 강력한 리더십이 필요할 때’라는 글을 썼던 것도 이런 상황을 예상했기 때문입니다.
아름다움이란 그림에나 있는 것이지 현실 정치에는 교활할 정도의 이해타산과 추악한 계산만 난무합니다.
어떤 의미로 했던 간에, 그 발언에 전후 맥락이 빠졌다 하더라도, 양보에 양보해 기자의 함정에 빠져들었던 간에 문제의 발단이 된 백원우 의원과 민주통합당 관계자들 사이에서 흘러나온 ‘안철수 양보론’은 결단코 나와서는 안 되는 말이었지만, 동화가 아닌 냉엄한 현실 정치에서는 당연히 나올 수밖에 없는 말이었습니다.
결국 이번 사태는 자신의 밥그룻을 지키기 위해 문재인 후보의 발목을 잡고 늘어지며 사보타지를 하고 있는 민주통합당 내의 일부 회색분자들이 일으킨 의도된 정치적 술수라 할 수 있습니다.
그들의 심정까지 이해하지 못할 바는 아니지만, 나만 살면 된다는 현역 의원과 차기 주자들, 계파 이익의 대변자, 그들의 목덜미를 노리는 정치 지망생들의 과잉충성이나 판 흔들기 행태는 우려를 금할 수 없는 일입니다.
우리는 압니다, 고 노무현 대통령도 그런 회색분자들에게 발목이 잡혀 제대로 된 개혁도 과거청산도, 통치행위도 못했다는 것을.
길게 얘기할 것도 없을 것 같습니다.
지금은 문재인 후보가 직접 나서서 정치적 리더십의 단호함을 보여줄 때입니다.
문재인 후보도 인정해야 합니다.
스스로는 절대 개혁하지 못하는 민주통합당 내의 회색분자와 현재의 지도부를 2선으로 물러나게 하지 않는 한 대선 승리란 없다는 것을.
이광범 특검팀의 본질적인 한계도, MBC 노조가 김재철 사장 해임을 박근혜 후보를 통해 이루려했던 것도, 4·11 총선에서 있을 수 없는 참패를 한 것도 모두 다 민주통합당의 무능함에서 비롯된 것임을 인정해야 합니다.
친노란 가치의 지향일뿐 현실 정치에는 존재하지 않음을 분명히 보여줘야 합니다.
민주통합당을 개혁하지 못하고 회색분자들의 분탕질을 극복하지 못하면 문재인 후보가 야권의 최종 후보로 단일화 돼도 대한민국의 미래는 질곡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합니다.
문재인 후보가 나서야 할 때입니다.
지금은 착함과 통 큰 양보가 아니라 자신의 살과 뼈를 발라내는 정치적 결단을 보여줘야 할 때입니다.
이번 안철수 후보의 협상 중단 선언이 중대한 위기로 발전하지 않도록 문재인 후보는 정권 교체를 어렵게 할 뿐만 아니라 자신의 발목을 잡는 내부의 적들을 내처야 합니다.
개혁되지 않고 변화하지 않은 민주통합당의 집권을 바라는 국민은 극소수에 불과함을 안다면 문재인 후보의 정치적 리더십의 단호함과 냉철함이 절실하게 요구되는 오늘, 초겨울의 스산한 초입에서 정권 교체의 엄중함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 봅니다.
청와대를 넘지 못한 이광범 특검팀이 남긴 숙제는? http://blog.daum.net/do-justis/447